피셔 '셀틱스 낚다' 역전 위기 4쿼터에만 13점 '맹폭'
케이커스 91-84…시리즈 2승1패
2004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기적의 0.4초 슛. 또 지난해 NBA 파이널에서 올랜도 매직을 침몰시키는 데 결정타를 날리는 등 '클러치슛의 대가'로 인정받는 데릭 피셔. 35세 노장이지만 큰 경기서 빛을 발하는 그의 능력은 여전했다. 피셔가 8일 TD 가든에서 벌어진 보스턴 셀틱스와의 NBA 파이널(7전4선승제) 3차전에서 16점 가운데 4쿼터에만 7개 슛 중 5개를 명중시키며 13점을 쓸어담아 LA 레이커스의 91-84 신승을 이끌었다.
승리 직후 다소 눈시울을 붉힌 피셔는 "내 자신을 믿었다. 귀중한 승리를 팀에 안겨줘 약간 감동한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 4차전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점 차 리드까지 잡았던 레이커스는 3쿼터에 15점에 그쳐 4쿼터 들어 역전 위기를 맞았다. 코비의 슛이 번번히 빗나간 반면 보스턴은 케빈 가넷 글렌 데이비스가 매섭게 골밑을 침투했다.
위기일발의 순간에 피셔의 손끝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왼손잡이인 그는 보스턴이 점수를 좁힐 때마다 코트 좌측을 파고들며 고난이도 레이업과 점프슛을 잇달아 작렬시켰고 종료 48초 전에는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켜 87-80으로 보스턴에 넉다운 펀치를 날렸다. 코비의 슛이 잇따라 실패할 때마다 피셔의 슛이 펑펑 터져 더욱 인상적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29점 7리바운드 3블락 2스틸)는 후반 들어 첫 파울을 기록할 정도로 파울 트러블은 없었으나 3점슛 7개 중 6개가 불발된 것을 포함 29개 슛 중 10개만 림을 통과하는 슛난조에 허덕였다. 파우 가솔은 13점 10리바운드 앤드루 바이넘은 9점 10리바운드로 제몫을 했고 라마 오덤이 12점 5리바운드로 부진에서 탈출했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레이커스가 눈부신 디펜스를 선보였다는 것. 쿼터당 23점 이상을 내주지 않으며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레이커스는 시리즈 2승1패로 우위를 점해 우승에 2승 앞으로 다가섰다. NBA 파이널이 2-3-2포맷으로 바뀐 이후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할 확률이 85%에 이른다.
보스턴은 레이 앨런의 3점슛이 '양날의 칼'로 돌아왔다. 2차전에선 파이널 사상 최다인 8개를 명중시키며 일등공신이 됐으나 3차전에선 8개 3점포가 모두 불발된 것을 포함 13개 슛이 다 실패 야투 성공률 0%의 망신을 당했다. 이날 자유투 2개로 2점을 기록했다. 라잔 론도는 촘촘한 디펜스에 막혀 11점 8어시스트에 머물렀다. 케빈 가넷이 드디어 잠에서 깨며 25점으로 모처럼 맹활약을 펼쳤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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