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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굿 하트(The Good Heart)] 너무 다른 그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퉁명스럽지만 정 많고 맘 약한 자크
특유의 따뜻함을 전파시키는 루카스

뉴욕 한 병원의 응급실에 두 남자가 실려온다.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사는데다 불면증에 고약한 성격까지 지닌 자크(브라이언 콕스)는 걸핏하면 심장발작을 일으켜 병원 신세를 지는 게 일상이다.

감독: 다구르 카리
출연: 브라이언 콕스, 폴 다노
장르: 드라마
등급: 없음


반면 루카스(폴 다노)는 노숙자 신세로 배를 곯아도 길 잃은 새끼 고양이에게만큼은 생선 통조림을 사다 먹일 만큼 여리디 여린 착한 마음의 소유자로 문득 삶에 지쳐 손목을 긋고 자살을 시도하다 병원에 실려 온 케이스다.

단골손님만 받는 오래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자크는 입원실에서 만난 루카스를 거둬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기로 결심 그를 집에 들인다. 루카스 역시 자크를 따라 술집을 운영하는 법을 배우며 하루하루를 산다. 어차피 혈혈단신인 두 사람은 극도로 다른 성격과 생활습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 앞에 집도 절도 없는 비밀스런 여인 에이프릴이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어그러진다. 에이프릴을 돕고 싶어하는 루카스와 예정에 없던 제 3자가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자크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것. 게다가 자크의 심장병은 더 악화되기만 해 얼른 심장 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제목인 '굿 하트'(The Good Heart)는 영화를 관통하는 소재인 '착한 마음'이란 뜻과 자크가 간절히 원하는 '건강한 심장'의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굿 하트'는 덴마크 아이슬랜드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의 합작 영화다. 두 주인공의 잘 빚어진 캐릭터를 유쾌하게 대치시키는 방법이나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그리는 극적 솜씨는 지극히 미국적이다. 뉴욕이란 도시의 잿빛 차가움을 그려내는 영상미나 느릿하면서도 사색의 여유를 남겨주는 영화적 리듬 그리고 조금은 모호한 제3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방식은 유럽적인 느낌도 강하다.

비극과 희극 시트콤적 요소와 서사적 드라마의 요소들이 잘 조합돼 편안하면서도 진지하게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떠나 '굿 하트'는 참 따뜻하고 뭉클하다. 자신이 외로운지도 모르고 살아오다 서로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해 가는 자크와 루카스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 한구석 쓸쓸함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징그럽도록 퉁명스럽지만 알고 보면 맘 약하고 정 많은 자크 한없이 유약하고 멍청할 만큼 세상을 모르지만 특유의 따뜻함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루카스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된다.

음악도 좋다. 아스라히 울리는 피아노 선율 위에 얹어진 바이올린과 첼로의 처량한 울음은 가슴 찡한 영화의 분위기와 퍽 잘 어울린다.

이경민 기자 rachel@kro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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