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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인문학상-시 부문 가작] 손에게

문창국

우선 시와 시조 부문 당선작으로 시작 단편 소설 당선작 '남편의 가방'(우수정)을 27일자 웰빙 섹션에 가작 '귀향의 조건'(백해철)을 5월4일자 웰빙섹션에 가작 '작은 거인과 사이다'(이상희)를 5월 11일자 웰빙 섹션에 게재합니다. 또한 논픽션 당선작 '미켈란젤로의 꿈'(박혜자)은 5월18일자 웰빙섹션에 실을 계획입니다. 논픽션 가작과 평론 가작 수상작은 지면 관계상 신문에 게재하지 못하게 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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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이 전시대 위에 서 있다

크고 거친 손은 끝을 살짝 구부려



작은 손을 내려다 보고 있고

약간의 간격을 두고

큰 손을 올려다 보는 작은 손

성전이라고 이름 붙여진 로뎅의 조각품

심장도 머리도 아닌 손이 성전이다



손이 하는 일을 생각 해본다

먹이고 옷 입히고 등을 토닥여 위로하고

마주쳐 기뻐하고 기도 드리기 위하여

정성스럽게 모았던 손

배고픈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소녀가장의 눈물을 닦아 주던



성전 안에 무엇이 있는가

경전도 부처도 아닌 나약한 육신

한번도 더럽혀진 적 없는 순결한 영혼

하찮아서 존재감 없던 손이

보석같이 빛나기 시작 한다



올려다 보고 있는 작은 손은

거칠고 투박한 큰 손에게서

무엇을 닮고 싶은 것일까

조명 속에서 숨죽이고 있는 손이

어디서 본듯한 손이다



내 손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수상 소감…시란 무엇인가 많은 생각
원고를 보낸 후 수상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시란 무엇이며 나는 어떤 시를 쓰고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치열하게 시를 쓰고 또 자아를 성찰하며 시를 다듬었는지 뒤돌아 보았다. 이민의 삶을 사는 힘겨운 시간 속에서도 끝까지 시를 붙들고 있는 나 자유로운 사고의 시 정신과 순수한 문학인의 사명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바라기는 사상과 종교인종을 뛰어넘어 인류평화의 시를 한국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정과 한을 담아 노래하고 싶다. 이민사에 가장 혹독한 불경기로 힘겨워하는 사랑하는 동포들에게 호랑이라는 시로 힘을 보태고 싶다.
가작의 영예를 주신 심사위원님 중앙일보사 그리고 담당하신 선생님께 감사의 예를 올립니다.
호 랑 이
호랑이는
무섭지 않다
그러나
배고픈 호랑이는
무섭다
배부른 호랑이는
달리지 않는다
오직
배고픈 호랑이만
사력으로 달린다
나는 배가 고픈가
죽기로 달릴 만큼
굶주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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