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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가을의 사람

윤병석

눈길을

한번 마주치기만 하여도

묶여있는 삶이 놓여나게 된다는

개심사





그날

절 따라 가는 길

일주문을 올라갔다가

혼자서 숲속을 헤매다 돌아왔다



이튿날

그 절을 잘 안다는 사람 따라갔는데

목탁소리 들여오는 곳을 향해

줄 곧 나아갔지만

그리운 이는 발견하지 못하고

날 저물어 돌아왔다



그 다음날

상왕산 너머

개심사로 이어지는 애기 단풍 산책로를 가다가

푸른 이끼 낀 절간의 기와지붕을 바라보며

맞은편에서 기다리던 그를 찾았다

보고 싶었던 들꽃 한 포기

그것에 눈길을 주던 그에게

입맞추고 돌아왔다

<약력>
▷‘문화21’ 시·숲리 등단
▷용장 수상집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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