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억새꽃
강언덕
같이 가자 못 간다
밤 새워 파도와 싸우다가
긴 손가락 아름다운 손 하나
남기고 떠났더니
그간 갯바람 산등성 넘어
임 찾아 헤매다가
수 없이 새끼만 늘어
온 산 뒤덮은 해녀의 넋들
오랜만에 찾은 나에게
반갑다 흔들어대는 손 손
간밤엔 달이 밝아
뜬눈으로 노래만 부르더니
오늘은 이별이 아쉬워
흐느끼는 하얀 손들의 무리
다시 올 기약 한라산에 묻어두고
그리운 이름 하나
간직하고 떠나는 객(客)
제주 성산포 갈대꽃들이여!
<약력>
▷‘한국시’ 신인상 등단
▷재미 시인협회 회원
▷시집 ‘낮에도 뵈는 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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