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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여행사에 "티켓 7대3 비율로 판매" 요구···대한항공, 이메일 보냈다

본지 자료 입수…목표액도 제시

대한항공의 불공정 영업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강제할당 판매지침'은 없다"는 공식 입장과는 달리 대한항공측은 직접 한인 여행사에 '7대3' 지침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미주본부 이종은 본부장은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본부 차원에서 (할당제 판매와 관련해) 공식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세일즈 직원들이 실적을 내기 위해 그런 표현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실무자를 통해 진상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여행사들에게 '8대2' 판매지침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본지 10월2일자 A-1면>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담당 강기택 차장은 지난 1일 "7대 3이든 8대 2든 이런 지침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리점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이메일 문건에 따르면 대한항공측은 실제로 7대 3 영업지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입수한 이메일(사진)은 대한항공측이 지난 2월 한 여행사로 보낸 것으로 이 이메일은 '지점장님께서 지시하신 내용입니다'로 서두를 시작하고 있으며 ▶목표 수정 불가하다 ▶2009년 연간목표: 800만달러 ▶마켓 셰어 70%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켓 셰어가 70%라는 말은 대한항공 티켓을 70%를 팔고 30%는 타항공사 티켓을 팔라는 것이다.

이 이메일을 받은 A여행사는 경기가 어려우니 목표실적을 낮춰달라고 요청했으나 ‘목표 수정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으며 대한항공에서 직접 정한 판매 목표액을 제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메일은 ‘지점장 지시’라고 명시돼 있어 단순한 권고나 가이드라인으로는 보기가 어렵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월 ‘7대3으로 팔아라’는 본보 보도가 나간 뒤부터는 판매 지침을 구두로 내려 왔으며, 최근에는 그 비율을 ‘8대2’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한항공은 리베이트를 이용한 줄세우기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메일에 나타난 여행사는 대한항공 판매비율이 낮아 인센티브가 2%에 불과했으나, 대한항공 티켓을 비율대로 판매하는 여행사에게는 4~5%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인센티브 차별은 항공권 판매 상거래 질서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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