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잘가, 자카란다
안선혜
그 시간들이여
보라 빛 꽃송이
고목에 걸어 놓고 마음 흔들었지
오뉴월
은하계 잔 별들이 소풍 나와
외로움 사달라며 손에 쥐어준 별
날벼락 맞은 듯
송이송이 팝콘처럼 터지던 자카란다
꽃이 지네 지고 있네
낙엽처럼 울던 꽃 무덤
흔적 없이 데리고 간 바람 바람
서러운 이브 가슴 눈물 말리던
별하나
이제 꽃 지고 별도지네
잘 가라 꽃잎
철새처럼 날아가라
사무쳤던 그 이름 희미해지고
휘었던 허리 추스르는 고목
구멍 난 자리
혹여 한숨 샐까
푸른 잎으로 무장하고 있네
<약력>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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