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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 하나님 외에 '나'를 섬기지 마라

#풍경1 : 사람들은 말하죠. "한국의 개신교는 너무 배타적이야. 독선적이야." "다른 종교와 소통하려 하질 않잖아." 뿐만 아닙니다. "기독교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일 수밖에 없는 종교"라고 스스로 고백하고 선언하는 크리스천 종교학자도 있습니다. 이유는 성경에 기록돼 있답니다.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구약성경 출애굽기 20장 3절)는 구절 때문입니다.

숱한 기독교인이 이 구절을 가슴에 새기죠. 그건 모세가 하늘로부터 받은 십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이니까요. 사람들은 말하죠.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그건 하나님(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거다." 그래서 이 구절은 만사를 제쳐놓고 따라야할 '깃발'이 됩니다.

사람들은 '바리케이트'를 치죠. 행여 다른 종교가 내 땅을 밟을까봐 행여 내가 다른 신에게 눈길이라도 줄까봐 말이죠. 타종교를 향한 더 높고 더 두터운 벽. 그걸 세울수록 '나의 신앙'은 안전지대가 된다고 믿으면서 말이죠.

#풍경2 : 이 계명을 역사종교학자들은 어떻게 설명할까요? "모세 당시에는 여러 민족이 태양신 등 여러 신을 믿었다. 일종의 다신교 사회였다. 그래서 유대인은 이민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의 신앙과 정체성을 지켜야했다.



그걸 위해 '유일신'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역사적인 해석이죠. 그런데 그뿐일까요? 다른 이유는 없을까요? 모세 당시에는 '십계명'이 단순한 율법이 아니었죠. 그건 신을 향해 다가가는 구체적인 '징검다리'였습니다.

그래서 '현문우답'은 이 구절을 안고 묵상합니다.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선 안 된다." 다시 말해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여기에 담긴 '울림'을 향해 눈을 감습니다. 왜냐고요? 거기에는 '지금도 살아서 꿈틀대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종종 묻습니다. "하나님(하느님)이 어디 계세요?" 그럼 목사님도 신부님도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니 계신 곳 없이 계십니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이 우주에 아니 계신 곳 없이 계시죠. 어디에나 계십니다.

그래서 유일신이죠. 오직 하나의 신밖에 없으니까요. 그 외에 그밖에 달리 어떠한 신도 없는 거죠. 이 무한대 우주를 다 채우고 있는 오직 하나의 신 하나님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의문이 생깁니다. 하나님은 왜 그렇게 강조하셨을까.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를 십계명 중 첫 계명으로 꼽으며 그토록 신신당부했을까. 이유가 있습니다. 온 우주를 다 채우며 흐르는 하나님도 내 안에는 흐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냐고요? 내 안에 이미 섬기는 신이 있기 때문이죠. 그게 과연 뭘까요?

사람들은 '나'를 믿고 '나'를 섬기죠. 눈물을 흘릴 때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를 섬기죠. "하나님!"이란 외침으로 시작해 "부디~해 주세요. 아멘!"으로 끝나는 기도의 상당수도 따져 보면 '나의 성공 나의 잘남'을 위한 거죠. 결국 내가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위해 사는 모양새죠.

그럼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을 가리는 존재는 뭘까요? 내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막고 숨결을 막고 뜻을 막는 존재는 뭘까요? 그렇습니다. 내 안에 있는 다른 신 그게 바로 '나'죠. 그래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겁니다.

그 십자가 위에 '나'가 못 박힐 때 비로소 하나님이 사시는 겁니다. 그 순간에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죠.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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