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 호조, 미국 증시 일어서나? '낙관은 금물···애플·포드 주목해 볼 만'
PC시장 기지개 켜면 애플 최대 수혜 전망 '4분기 11% 매출 증대'
포드, 시장 1위 강점…GM보다 유리한 고지, 유럽선 5개월째 상승
배론스에서는 경기회복은 여전히 안심하기 이르며 애플과 포드의 실적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임스 폴슨 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7월 둘째 주 미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되자 "지금은 불신의 시대"라고 말했다.
"마치 1982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때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이 닥쳤다. 온 나라가 빚더미에 올랐고 국제유가나 실업률도 치솟았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시는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절망감이 있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증시가 약 45일간 반등을 지속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뒤 수 개월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금도 그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 폴슨은 "우리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월 둘째 주 다우존스 지수는 134포인트 1.7% 하락해 8147로 마감했다. 4주 연속 떨어졌다. S&P500 지수도 심리적 지지선인 880선을 뚫고 17포인트 1.8% 떨어져 879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41포인트 내린 1756을 기록했다.
그러더니 지난 23일 다우 지수는 9000선을 돌파하며 올해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에는 9154.46을 나타내며 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500 지수는 986.74를 나스닥 지수는 1984.30에 마감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재에 힘입어 상승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문제는 경제가 아직도 금융위기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는 높지 않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S&P 500 기업이 평균 34%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을 것으로 점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내놓는 3분기 실적 전망이다. 곧 구글 백스터 인터내셔널 시티그룹 외 주요 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모든 건 실적에 달려있다"고 리처드 시첼 필라델피아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말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나쁘지 않다'보다 '좋다'는 소리가 나오길 원한다."
지난해 9월 모건 스탠리의 캐트린 허버티가 애플 주의 약세를 예견했을 때 그녀의 보고서는 거의 유례없는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만큼 반향이 컸다. 애플의 시장가치가 단 60분 만에 180억달러나 깎였다.
다행인지 많은 투자자가 그녀의 경고에 귀 기울였고 180달러를 호가하던 애플 주식이 지난 겨울 80달러까지 떨어지는 '재앙'을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허버티는 다시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그녀는 애플 주가가 지금의 138달러에서 2개월 안에 최소 180달러로 오를 것이며 270달러까지 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허버티는 다른 애널리스트들처럼 아이폰의 전망을 밝게 본다. 하지만 그녀가 아이폰보다 주목하는 것은 애플의 본업인 PC사업이다. 허버티는 PC시장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애플이 최대의 수혜자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윈도 PC의 매출은 3분기에 11% 감소하고 4분기에는 현상 유지할 것이라고 허버티는 말했다. 출시가 예정된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7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 후에는 대기업 고객들이 OS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일반적인 PC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은 미국 고등학교 대학 등을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꾸준히 공급률을 늘리고 있다.
"맥 상품 출하량은 지난 5월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시장 성장률은 단 1%였다"고 허버티는 말했다. 그녀는 맥 매출액이 1.2분기에는 하락했지만 3분기에 6% 4분기에 11% 2010년에는 14%씩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소비자 지출이 계속 위축된다면 맥의 전망은 어두워진다. 또 스티브 잡스 CEO의 건강이 악화된다면 금방 주가가 출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두 변수를 제외하면 애플은 향후 몇 달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아이폰이 계속 인기를 끌고 맥이 회복세를 이어가면 애플 주가는 225~27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허버티는 말했다. "애플은 이제 전방위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편 파산보호 상태였던 제너럴 모터스(GM)가 40일 만에 '뉴 GM'으로 공식 출범했다. 물론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주식을 사려면 아직도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때도 차라리 포드 주식을 사는 게 현명할지 모른다. 새로운 GM의 실질적 주인인 미국 정부와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내년 초 GM의 증시 상장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린 매우 드물게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GM의 프리츠 핸더슨 CEO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GM이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지원했고 앞으로 추가 지원할 총 500억 달러를 되갚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재 자동차 주를 염두에 둔 미국의 투자자라면 포드를 눈여겨봐야 한다.
물론 포드가 파산보호 절차를 밟지 않아 GM처럼 정부를 등에 업고 부채를 청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다시 호전되면 가장 먼저 탄력을 받는 것은 포드다.
"뉴 GM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심각한 회의감을 갖고 있다"고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북미 자동차 연구를 총괄하는 조지 마글리아노가 말했다. 그는 올 6월 포드의 북부 자동차와 경트럭 시장 점유율이 17.2%였다는 점을 지적했다(매각 중인 볼보를 제외한 수치다). 반면 뉴 GM에서 살아남은 시보레 캐딜락 뷰익과 GMC 브랜드는 다 합쳐 16.5%를 기록했다.
6월 전체 시장 판매량은 27.7% 줄어든 데 반해 북미 포드의 판매량은 11.2% 감소에 그쳤다. '올드' GM의 판매량은 33% 급감했고 크라이슬러는 무려 42%나 줄었다.
"포드는 GM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마글리아노가 말했다. "시장 1위 자리를 이용해 GM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다. 또 포드의 글로벌 자동차 전략이 드디어 먹히기 시작한 듯하다."
한때 시들시들하던 포드 유럽은 5개월 연속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포드의 새로운 소형차 피에스타는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더욱이 포드의 앨런 머랠리 CEO가 처져 있는 기업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벌이는 적극적인 시도들이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내는 듯하다.
주가도 낙관적이다. 2월 이래 포드 주가는 1.58달러에서 5.58달러로 꾸준히 상승했다. 물론 2004년 기록한 16달러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자동차 판매가 아직 부진에 허덕이는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모험심만 있다면 바로 운전대를 잡아도 좋을 듯하다.
류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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