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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가시나무새

박병기/Jesusinculture.com 운영자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은 편할 곳 없네…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가수 조성모 씨가 불러 공전에 빅히트를 쳤던 '가시나무'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이 노래는 원래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 씨가 작곡 작사해 불렀습니다. 가사가 너무나 깊고 그에 따른 멜로디가 서정적이라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드는 곡입니다.

가시나무는 가시돋힌 나무입니다. 실제 그런 나무가 있습니다. 이 가시나무를 찾는 새가 있는데 바로 가시나무 새입니다. 가시가 돋혀 있어도 찾아오는 가시나무새는 쉴 곳이 없습니다. 편하게 앉아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하덕규 씨는 가시나무를 인간의 마음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시나무새는 예수님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가시 면류관을 쓰신 예수님인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같았던 순전한 예수님은 인간의 가시로 가득한 마음에 찔려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이들에 의해 찔리고 있습니다. 찔려 날아간 그에게 더욱 날카로운 가시를 들이대며 '사기꾼' 취급을 합니다.

그런데 더욱 아픈 대목은 바로 가시가 다 제거된 줄 알았던 나무에 앉았을 때 예수님 모습입니다. 가시가 제거된 줄 알았던 나무에 다시 가시가 돋아날 때 그 나무로 날아든 새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나는 과연 어린 새가 쉴 수 있는 가시 없는 나무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가시를 빼어내려면 아픔을 견뎌내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그저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을 찌르고 나에게 다가오는 어린 새를 거부하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그런데 눈물이 나는 대목은 그런 가시나무에 반복적으로 날아오는 가시나무새가 있다는 것입니다. 새는 피를 흘리며 나에게 우리 이웃들에게 다가옵니다.

바람이 불면 가시는 서로 부댓깁니다. 그리고 더욱 날카로운 가시가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가시는 더욱 날카로워집니다.

그런 나에게 다가오는 가시나무새. 미안하면서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시나무새가 있어야 가시나무의 존재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파도 피흘려도 나무에게 달려듭니다. 아무리 사뿐히 앉아도 새는 가시에 찔리게 되어 있습니다.

삶 속에서 현장 속에서 우리 마음의 가시를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의 가시가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날카로운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있는 다른 가시가 나를 찌를 때 나는 내 가시로 그를 찌르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찌르고 있으신가요? 저도 오늘 찔렀습니다. 아내에게 마음의 가시로 다시 찔렀습니다. 아내의 마음에 난 상처를 보며 나를 향해 날아왔던 가시나무새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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