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어바인의 그늘' 마리화나-2] '우리애는 그럴리 없다' 믿다가 날벼락
부모가 알아야 예방…옷·손끝의 냄새 확인
일단 젊은 시절 마리화나를 피워 본 경험이 많은 타인종 학부모에 비해 마리화나를 접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녀의 흡입 여부를 알아 낼 정보가 부족하다.
마리화나 중독에서 벗어난 조슈아 김(가명.20세)씨는 "마리화나를 피운 직후엔 눈을 잘 뜨지 못한다. 중독이 되면 눈이 붉게 충혈돼 있고 기억력이 심하게 손상받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간혹 피우는 애들은 마리화나로 인한 증상이 없어질 때 까지 3시간 정도 기다렸다 집에 가기 때문에 부모가 알기 힘들다"며 "옷이나 손끝에 마리화나 특유의 냄새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녀의 방에서 녹색 또는 갈색의 이끼를 닮은 풀덩어리를 발견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자녀가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을 알고 난 뒤의 대응은 무척 중요하다. 강압적이거나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자녀가 더 탈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드럭방지 프로그램(DARE)' 자문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일도태권도장 강창진 관장에 따르면 자녀의 마리화나 흡입을 알게 된 한인 부모들은 대개 큰 충격을 받는다고 전했다. "평소 '우리 애는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믿어 온 이들일 수록 하늘이 무너진 듯 충격을 받습니다. 특히 아버지들은 엄청 화를 내지요. 무턱대고 화를 내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강 관장은 "마리화나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시각 차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리화나에 대해 개방적인 가주의 분위기는 자녀 부모 사이에 큰 인식의 괴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중독에 따른 심신의 피폐 더 강한 마약에의 유혹 등의 해악에도 불구 고교 12학년의 절반에 육박하는 인원이 한 번쯤은 접해 볼 정도로 마리화나 흡입은 만연돼 있다.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네덜란드의 사례 지난 5일 아놀드 슈와제네거 주지사의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는 발언 등은 학부모들보다 학생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강 관장은 "마리화나에 대해 잘 모르는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는 문제를 악화시키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자녀와 대화하는 법
자녀의 마약 문제를 걱정하는 어바인 부모들의 온라인 모임 '패런트 팀 오브 어바인'(PARENT TEAM OF IRVINE)은 자녀의 마리화나 흡입 사실을 알게 될 경우 부모로서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강의하려 들지 마라. 시간을 두고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먼저 귀를 기울이고 나중에 말하라. "마리화나 때문에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아니?" "그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니?"란 식의 질문을 던져라.
▷정보를 수집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라. 뇌가 발달하는 과정인 10대엔 마리화나가 특히 좋지 않다고 조언하면 자녀들이 귀담아 들을 가능성이 높다.
▷강압적인 태도를 피하고 마리화나의 해악을 과장하지 말라. 부모에 대한 자녀의 신뢰감을 없애기 때문이다. 부모가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녀들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자녀의 경험 시기를 늦추는 시도를 해라. "네가 운전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미뤄 보면 어떨까"와 같은 제의가 좋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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