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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민의 교육 칼럼]뒤집기 한 판

입시명문 테스트브레인 학원 / 유학원 원장

필자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이제 막 출범한 프로야구로 전국은 떠들썩했다. 각 프로야구팀의 어린이 회원 (요즘으로 치면 팬클럽)에 가입한 친구들은 MBC 청룡, 롯데 자이언츠, OB 베어즈 점퍼를 매일같이 입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계절을 타긴 했지만 실업과 프로의 중간쯤 되는 농구대잔치 등도 슛도사 이충희, 전자슈터 김현준, 허재를 비롯한 중앙대 팀으로 무척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온 국민을 TV 앞에 불러 모아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스포츠는 대통령보다 유명했던 이만기 장사가 이끄는 민속씨름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거인 같은 거구의 장사들이 이만기 장사를 들배지기로 공중에 훌쩍 들어 올릴 땐 탄식이 절로 나왔고, 이만기 선수가 쪽기술로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버틸 땐 온 국민의 침이 꼴딱 넘어가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숨죽이며 손에 땀을 쥐었다.



상대방 선수가 결국 내려놓을 때는 안도의 탄성이 새어 나왔고 상대방의 머리 밑으로 전광석화와 같이 머리를 들이밀며, 뒤집기로 상황을 종료할 땐 그야말로 환호의 비명으로 지붕이 날아갈 듯 했다.

체격적인 열세를 놀라운 기술과 정신력으로 뒤집어버린 후 감격의 눈물을 떨구는 미남 장사의 모습은 유난히 약자를 동정하고 Underdog 팀(객관적 전력이 뒤지는 팀) 편들기를 즐겨하는 우리정서에 너무나 잘 맞는 한국형 영웅의 모습이었다.

며칠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전 노무현 대통령 역시 역전의 명수였다. 모 아니면 도식의 다소 극단적인 전략을 구사하긴 했지만 이를 통해 비주류의 한계를 고비마다 극복해 온 그는 보기 드문 승부사였다.

이번 주와 다음 주면 학생들의 기말고사가 끝이 날 것이다. 최선을 다하든 말든 결국 같은 일을 치루어야 한다면 내 안에 남아있는 지력과 체력을 다 짜내어 한 번쯤 뒤집기를 시도해 보아야 하지 않겠나 싶다.

교육상담 (469-44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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