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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2주년 맞은 버지니아텍 '슬픔 극복하고 이제 미래로'

학생·유가족등 1만여명 곳곳서 추모식
희생자 명단 낭송되자 흐느껴 울기도

악몽과도 같은 조승희 총격 참사 2주년을 맞은 16일 버지니아텍(VT) 캠퍼스.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 캠퍼스 곳곳엔 “Hokies United (하나된 호키들)”라는 문구가 새겨진 진홍색 셔츠를 입은 학생과 관계자들로 붐볐다.

이날 학교당국의 결정으로 수업은 없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캠퍼스에 모였다. 2년 전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학생과 교수 32명을 추도하는 일련의 행사에 참가기 위해서였다.

오전에는 32명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3.2마일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모두 37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달리기가 끝난 뒤 달릴 때 입었던 복장 그대로 학교 중심부에 자리잡은 드릴 필드에 모였다.

달리기 참가자 이외에도 학우와 동료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재학생, 교수진은 모두 1만여명에 달했다. 드릴 필드는 VT 상징색인 진홍색으로 물들였다.

정오가 되자 학교 밴드인 윈드 앙상블의 장중한 추도곡으로 추모식이 시작됐다. 찰스 스테거 버지니아텍 총장은 추도사에서 “오늘은 버지니아텍 가족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추모식을 통해 과거의 슬픔을 이겨내고 내일을 향해 나가자는 미래 지향적 연설을 했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한 학생들의 용기, 도전을 잊어선 안되며 희생당한 모든 젊은이들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스테거 총장은 이어 “우리 마음 속과 세계의 평화를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자”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스테거 총장의 추도사가 끝나자 32명 희생자들의 이름과 약력이 낭독됐다. 일부 학생들은 친구의 이름이 불리자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며 흐느껴 울었다.

추도식에 참석한 조셉 (19·1학년) 군은 “총격 참사 당시 숨진 메리 리드와 같은 고등학교 (애난데일 고교)를 나왔다”며 “고등학교 시절 잘 알진 못했지만 자주 봤던 그를 추모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버지니아텍에 입학했기 때문에 참사 당시엔 학교에 없었지만 오히려 참사때문에 버지니아텍에 지원하려는 의지가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총격참사를 통해 버지니아텍 구성원들이 더 단결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희생당한 동료 교수 (조셀린 노왁)를 추모하기 위해 왔다”는 천샤왕 연구교수는 “언제나 희생자 유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들이 어서 비극의 악몽을 지우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에도 이날 오후 내내 버지니아텍 곳곳에선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행사들이 개별적으로 열려 학생과 유가족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특히 15일 자정 드릴필드에서 불을 밝힌 추모의 촛불은 종일 타오르다가 16일 오후 8시 일몰과 함께 시작된 촛불추모행사가 끝나면서 꺼졌다.

범인 조승희 등 30명이 사망했던 노리스 홀은 사건 발생 2주년을 앞두고 지난주 다시 개관했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장소라는 편견이 사라질 만큼 깔끔하게 리모델링 됐다. 노리스 홀 3층에는 과거의 비극을 회상하는 대신 밝은 미래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현대적 컨셉을 도입했다. 콘크리트 벽은 유리벽으로 바뀌었고 타일 대신 나무가 바닥에 깔렸다.

3층에는 평화·폭력예방연구센터 (Center for Peace Studies and Violence Prevention)가 들어섰다. 대학 측은 “총격참사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와 반폭력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스버그=박진걸 기자·박성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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