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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비방투서' 추방하자

윌리엄 최·라크레센터

차기 평통 회장 인선을 앞두고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는 보도를 중앙일보를 통해서 읽게 되었다. 정말 한심해서 말이 안나올 정도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까지도 투서 행위를 하면서 특정인물에 대한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투서 내용이란 것은 특정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이 없는 지극히 사적인 얘기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개인의 가족사는 물론 소문에 흘러다니는 이야기까지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망라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투서를 받은 한국의 관계자들조차 "LA 한인사회의 수준이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면서 혀를 차고 있다는 내용을 읽으니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평통 위원 또는 회장 선출을 앞두고서는 이전에도 이런 투서 행위가 간간이 있어온 것은 사실이다. 또 총영사에 대한 불만이 있을 때는 총영사에 대한 투서도 한국 정부에 곧잘 보내지곤 했다.

이런 투서를 통해서 상대방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어느 정도 달성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 얼굴에 침뱉기 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투서가 난무하는 풍토는 정정당당하게 상대방과 경쟁하고 승패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탓도 큰 것 같다.

상대방이 잘 하면 배가 아프고 어떻게 해서든지 뒷다리를 잡고자 하는 심리는 열등감에 찬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다.

선거에 있어서도 상대방을 비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런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면 그 당사자가 추해지는 것은 물론 현명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승자는 자신을 잘 알려서 이기는 것이지 남을 비방하고 남을 추락시켜서 반사적으로 이기는 것은 참된 승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왜 이런 투서 풍토가 아직도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남이 잘 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이상한 열등심리가 그 바탕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평통 회장의 자질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자질 검증은 어디까지나 정해진 룰에 따라서 검증 기준을 거치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떳떳하지 않은 투서로 한인사회의 얼굴에 먹칠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일은 평통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발생한 일이지만 우리 주변을 보면 이와 유사한 치사한 일들이 참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적 수준이 뒤떨어질수록 소위 '더티한' 일들이 많은 법이다. 우리 한인사회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이제는 성숙한 의식과 행동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윌리엄 최.라크레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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