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커뮤니티서 배운다 -3] 필리피노 타운
주류사회 진출 아시아계중 '최고'
전문직 많아 독립상권은 작은 편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을 가보니=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 내 번화한 길을 꼽으라면 동서를 잇는 베벌리 불러바드 템플 스트리트 그리고 남북을 가로지르는 알바라도길이다. 하지만 이들 번화한 길에서 필리핀 커뮤니티의 색채를 느낄만한 업소나 상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
심지어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 구역내 베벌리 불러바드 선상에는 한인 자동차 업소 한인교회 병원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을 정도다.
이 타운에는 필리핀 상권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수많은 업소들 중 바하이쿠보 내나이 글로리아 등이 대표적인 필리핀 식당일 정도다. 또한 필리핀 이민자가 소유한 상가는 템플길 선상의 루존플라와 라모스 빌리지스 정도다.
필리피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상징물도 유니온과 템플 인근 벽화와 교회 레이크 스트리트 선상의 레이크 스트리트 파크내 필리피노 참전용사를 기리는 석판 등이 고작이다.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 주민의회(HFNC)의 세실리아 라모스 회장은 "필리핀 커뮤니티지만 필리핀 문화 또는 상권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것은 다른 커뮤니티와는 달리 이민자 대부분이 간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도 주요 이유"라며 "결국 자영업자들이 드물기 때문에 한인타운처럼 상권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정부가 승인한 필리피노 타운=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이 LA시로부터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은 것이 2002년 8월 2일이다.
로컬화가 상당히 진행된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이 시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문화 구역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그 역사적인 의미와 함께 필리피노 이민자 인구 밀집도가 가장 큰 요인이다. 필리핀 이민사가 시작된 것이 1900년대 초. 미국에 이민을 온 필리피노 이민자들이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이 바로 LA다운타운이었다. 당시만해도 인종차별이 심해 동양인 이민자들에게 거주지를 렌트해주는 지역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리핀 이민자들에게도 LA다운타운은 '이민의 첫 출발지'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현재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는 남가주에서 필리핀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 전체 거주인구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35% 정도. 라모스 회장은 "이 지역의 라티노 인구 비율이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라티노 인구 비중도 높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과 멕시코의 경우 스페인의 식민통치를 받았다는 공통점 때문에 문화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아 잘 어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부터 시작=필리피노 커뮤니티의 외형적인 성장은 이들의 이민 역사에 비해 상당히 늦게 시작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2002년 LA시정부의 승인을 받은 후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 주민의회가 중심이 돼 필리피노 커뮤니티의 경제 문화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에는 로타리클럽 필리피노 노동자 센터(PWC) 등 20여개의 단체들이 HFNC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커뮤니티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매년 10월이면 필리피노 이민자 역사를 기리는 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에릭 가세티 LA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정치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현재 필리피노 커뮤니티는 필리핀 노동업계 지도자 필립 베라 크루즈의 이름을 딴 공원 국민영웅 호세 리잘의 동상 건립 등 다양한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매스터 플랜이다.
서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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