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스토리] 경제위기 원인
류기열/카운슬락 파트너스 파트너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은 노후의 은퇴생활을 풍족하게 만들어 줄 연금이었고 서류만 내면 척척나오는 에퀴티 론 이나 라인 오브 크레딧은 내 품안의 지갑같아서 언제든지 필요한 돈을 꺼내어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름도 생소한 서브프라임 어쩌구하는 사건이 일어나더니 내놓기가 무섭게 팔리던 집들이 더 이상 팔리지 않는 심상치않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래량은 갑자기 떨어졌고 내놓는 집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결국 어떤 동네는 값이 떨어진다는 불길한 소식이 들려오고야 말았다.
이때만 해도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으니까 진정을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얼마 안 있으면 또 올라가겠지라는 기대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일이 언제 뜻대로 되던가.
여기저기서 모기지가 연체되는 집들이 늘어난다 차압이 늘어난다 하는 불길한 소식이 들려오더니 집값이 떨어진다는 뉴스가 거의 매달 신문 방송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이게 심각한 사건이구나' 하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번져가게 되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모기지 상한선을 늘린다 차압 대상자 구제책이 나온다 등의 대책이 나와서 이제는 진정이 되겠지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엉뚱하게 월스트리트에서 한 투자은행이 망했다는 소식이 전국을 강타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돈을 쓰라고 열심히 권하던 은행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문을 닫아 걸었고 그러지 않아도 까다로와진 대출조건으로 인해서 집 사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 집을 사는 대출만 안해주는게 아니라 당장 사업을 꾸려나가야 하는데 필요한 돈도 대출을 안해주고 있던 라인 오브 크레딧도 걷어들인다고 하고 돈이 안 도니 장사도 안되고 '어어…' 하는 사이에 이 사태가 내 일상 안으로 들어와 버린것이다.
게다가 안전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던 은행들이 파산을 한다 그러고 꽤 유명한 투자은행들이 며칠 상관으로 부도가 나거나 다른 은행에 팔려 버리고 세계 제일 규모의 보험회사가 파산 직전에 정부 구제 금융으로 살아나고 정말 아침에 신문보기가 겁나는 날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은퇴할 때를 대비해서 넣어놓은 주식관련 상품들은 숨가쁘게 추락하는 주가에 따라 액수가 줄어들고 은퇴용으로 생각했던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언론에서는 1929년 대공황 이후로 가장 최악의 경제 위기라고 매일 써대고 '이제 미국이 망하나보다' 하는 생각에 까지 미치게 되니 어안이 벙벙하고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게 됐다.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전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던 윌스트리트가 저렇게 힘한번 못써보고 주저앉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에 계속 올라갈거라던 집값이 지난 2년 사이에 20~30%씩 떨어지다니 무슨 일일까?
돈이 넘쳐나서 모두 부자가 될 것 같았는데 이제는 새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난을 타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하면서 그것도 길고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을 하니 왜 이런일이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에 벌어진 것일까?
모두들 말을 한다. 시작은 주택시장에서 였다고. 그래서 한번 되짚어 보기로 하자. 왜 이런일이 일어났고 여기서 우리가 배울것이 있는지 있다면 무언지. 그리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 한번 추측을 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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