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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논란 '박수근·이중섭 작품' 진품 확인됐다

지난 25일부터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전시 중인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작품 일부가 위작이라는 의견이 한국에서 나온 가운데〈본지 2월 29일자 A-2면〉, LACMA가 지난 4일 회원 및 비회원들을 초대해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를 설명하는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본지는 이날 강연자로 나온 스티븐 리틀 아시아 미술관장을 만나 한국의 위작 논란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작 논란을 들은 심정은.     “놀랍지 않다.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르기 때문에 이해한다. 아쉬운 건 위작을 거론한 사람들이 그림을 직접 보지 않았고 또 작품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장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박수근, 이중섭의 그림이 LACMA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LACMA는 작품을 기증받을 때 검증하나.   “모든 기증 작품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논란이 이는 작품일 경우 당연히 검증 작업을 거친다. 박수근과 이중섭 작품은 작년 말에 모두 검증 절차를 끝냈다.”   -어떤 검증 작업을 거쳤나.   “과학적인 방법도 사용하지만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찾고 비교하는 연구도 중요하다. 이중섭 작품의 경우 한지에서만 그림을 그렸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3년간 한국을 방문해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이중섭은 한지뿐만 아니라 나무, 캔버스, 판지에도 그림을 그렸음을 확인했다. 또 소 위에 어린이가 앉아 있는 작품이 없다는 말도 있는데 기린, 말, 사슴, 용 위에 사람이 타고 있는 그림이 많다. 인터넷으로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박수근 작품의 경우 아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그림 재질과 그림 기법, 색 등을 세밀하게 조사한 결과 (기증받은) 박수근의 작품이 모두 1963년 이전 것임을 확인했다. 한 예로 그가 쓴 종이는 뉴욕에 있는 종이 공장에서 1963년 이전에 생산된 것이다. 작품 뒷면에 찍힌 집코드(NY, 12, NY)와 종이 생산공장 이름 등이 이를 증명한다. 1963년 이전까지 미국은 2자릿수의 집코드를 사용했는데 당시 종이공장이 있던 뉴욕의 경우 12였다. 또 박수근은 자신의 후원자였던 마거릿 밀러에게 어떤 색을 작품에 썼는지 편지로 남겼다. 그 편지에서 그는 주로 어두운 색을 사용했지만,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드물게 분홍과 파란색을 썼다고 설명했다. 직접 작품을 보면 그가 말한 색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 화가 작품들에 대한 평도 있다.   “마침 어제 (3일) 중국의 관광문화청 관계자와 만났는데 북한 화가들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북한 화가들의 작품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많은 중국인이 작품을 사려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북한 화가 작품을 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 낯설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뛰어난 북한 출신 화가들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한인 커뮤니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작품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전시는 한국의 뛰어난 화가들,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니 꼭 방문해서 작품들을 관람하고 평가하기 바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박수근이중섭 과학기법 박수근 작품 화가 작품들 이중섭 작품 LACMA 위작 논란 스티븐 리틀 큐레이터

2024-03-05

배우 대니 매스터슨, 강간 2건 관련 최고 종신형 선고 받아

    한국에서도 방영된 인기 시트콤 '댓 세븐티스 쇼(That '70s Show, 한국내 제목 '요절복통 70년대 쇼')'에 출연했던 배우 대니 매스터슨(47)이 20년 전 2명의 여성을 강간한 것과 관련해 7일 최소 30년에서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LA 수피리어 법원의 샬레인 오멜도 판사는 이날 피해 여성들이 사건 이후 지금까지 끔찍한 기억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통과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를 담은 증언을 들은 뒤 매스터슨에게 이 같은 선고를 내렸다. 이 형이 확정되면 매스터슨은 최소 25년 6개월을 복역해야 가석방 자격이 주어진다.    매스터슨은 지난 5월부터 수감된 상태였으며 이날 법정에는 양복을 입고 나와 피해자들의 진술을 별다른 반응 없이 지켜봤다.    2003년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한 여성은 이날 법정에서 "당신이 나를 강간할 때 당신은 나를 훔친 것이다. 영혼을 도적질한 것, 그것이 강간이다"고 말했다.      매스터슨은 3건의 강간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12월 배심원단이 평결에 합의하지 못하고 미결정 심리 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검찰 측에서 올해 초 다시 3건 모두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고 이날 3건 중 1건은 배심원단이 합의를 보지 못했고 나머지 2건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다.    매스터슨은 '댓 세븐티스 쇼'에 출연해 스티븐 하이드 역으로 열연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한국에서는 이 드라마가 '요절복통 70년대 쇼'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매스터슨의 아내는 배우 비주 필립스로 이날 법정에 나와 방청석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김병일 기자매스터 종신형 강간 혐의 인기 시트콤 스티븐 하이드

2023-09-07

납치된 13세 소녀 '헬프미' 쪽지로 구사일생

    텍사스에서 총기를 든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 당하면서 롱비치로 끌려온 13세 소녀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도와주세요(Help Me!)'라는 쪽지를 보이고 이를 본 행인이 911에 신고하면서 극적으로 구출되는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피해 소녀는 7월 6일 텍사스 샌안토니오 지역에서 길을 걷고 있던 중 회색 닛산 센트라를 운전하고 있던 납치범 스티븐 로버트 새블란(61)을 만났다.   새블란은 피해 소녀를 따라가다 어느 시점에서 총을 보이며 차에 타라고 명령한 뒤 사건 현장을 떠났다.   이후 새블란은 소녀에게 몇 살이냐고 묻고 소녀는 13세라고 답했다. 소녀는 차에서 호주에 친구가 있다고 이야기했고 새블란은 크루즈 선을 타고 친구를 방문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블란은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녀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새블란은 소녀를 반복해 성폭행하고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도 최소 2번 이상의 성폭행이 저질러졌다.   사흘 뒤인 9일 오전 새블란은 롱비치에 차를 주차하고 세탁을 위해 10가에 있는 이지 워시 런드로매트(빨래방)에 들렀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근처에 식당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이때 그 종업원은 새블란의 눈빛과 행동에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잠시 뒤 새블란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이 차에 남아 있던 피해 소녀는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를 내보였고 이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행인 중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피해 소녀는 경찰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잠시 뒤 경찰은 새블란을 발견한 뒤 체포했다.   피해 소녀는 샌안토니오에서 가출 신고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납치 용의자 새블란이 혐의와 관련해 정식 기소되면 연방 교도소에서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구사일생 헬프미 소녀 헬프미 피해 소녀 납치범 스티븐

2023-07-21

C Land 부동산, 조지아주로 꿈을 펼친다

뉴욕·뉴저지 대표적인 한인 부동산회사인 C Land 부동산(대표 이현직·미국이름 스티븐 리)이 남부 조지아주에 지점을 개설하며 빠르게 사업 무대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C Land 부동산은 지난 2011년 5월에 뉴저지주 리지필드에서 3명의 에이전트로 시작한 한인 부동산회사다.     당시는 미국 전역을 강타했던 '금융위기(Financial Crisis)'가 지속되던 때였다. 여기에 이 대표는 가족 중에 암에 걸린 환자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부동산 매매 중개업을 기업화하는 꿈으로 새로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갔다.   그 즈음에 미국부동산협회(NAR: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는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조사 보고서의 결론은 미국의 부동산 중개업이 오랜 세월 동안에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유지할 수 있었던 연유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에이전트(중개인)들의 서비스였지만, 업계의 현주소는 그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져간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수수료의 수준을 계속 유지하려면, 부동산 회사들이 대표 브로커(Broker)를 중심으로 전문 지식과 윤리성에 대한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를 시작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이 본래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업계 내에서 약해진 기본 서비스 정신을 회복시키려는 의지를 펼쳐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회사 이름인 C Land 부동산도 이 대표가 지향하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고객들이 종종 'C Land' 이름의 뜻을 물어오는데 이에 대해 이 대표는 “'C' 자가 포함하는 의미는 상당히 포괄적"이라고 대답한다.     'Clean Land'라는 의미로 '깨끗한 땅과 지구 환경을 함께 이루어가자'는 뜻도 있고, 혹은 기독교인들에게는 'Christian Land'라는 의미에서 '고객을 섬기는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C Land'는 지도자의 조건으로 추구하는 'Character(성품)', 'Competence(능력)', 'Commitment(헌신)' 등 3가지 덕목이 모두 'C' 자로 시작되기에 '지역 사회의 진정한 지도자를 키워내는 땅'이라고도 할 수 있다.     C Land 부동산이 추구하는 신뢰성은 한국의 전통과도 연결된다. C Land 부동산은 "부동산업을 서양에서는 'Real Estate Agency'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복덕방(福德房)'이라고 지칭해 왔다"며 "그 이름은 하늘에서 내리는 복을 주위 사람들에게 덕으로 나누어 주는 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당히 철학적이면서 우리 민족의 서비스 정신, 남을 섬기는 정신을 잘 드러내며 홍익인간의 뜻도 담은 이름이라,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불리는 직업을 가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C Land 부동산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급성장한 배경에는 철저한 사내 교육이 있다.     처음 라이선스를 발급받은 중개인이나, 다른 회사에서 영입된 중개인에게 24시간(12주)의 CBT(C Land Basic Training) 과정이 주어지는데, 매일의 업무에 필수적인 24가지의 실제적인 주제들, 각종 서류와 온라인 도구 등이 교육에 포함된다. 교육 후에는 실제 실무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서 첫 거래의 경우, 멘토와 같이 진행해 실제 업무를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또 매주 수요일마다 줌(Zoom)을 통해 주간 회의를 하며, 처음 30분은 미니 세미나로 여러 관련된 업무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지식과 간접 경험을 넓히는 시간을 갖는다. 또 다음 30분은 뉴스 브리프 시간으로 최근 일주간의 각종 부동산과 경제 뉴스를 집약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사내 교육 전통을 바탕으로 처음에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C Land 부동산은 현재 120여 명의 중개인들이 뉴저지주 포트리와 팰리세이즈파크, 뉴욕주는 뉴욕시 맨해튼, 조지아주는 둘루스 남부 지사로까지 확장됐다. 이중 포트리 사무실은 본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팰리세이즈파크 사무실은 한인 타운 지역의 리스팅 서비스에 주력하고, 맨해튼 사무실은 한 달에 한 번 회의 후에 직접 콘도 투어를 다니고 있다. 특히 둘루스 사무실은 곧 새로 구입한 사옥으로 입주할 예정으로 지역 중개사 모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C Land 부동산은 "이들 각 지점들은 서로 균형을 이루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장점은 서로 타 지역의 고객들을 한 회사 안에서 함께 연결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별히 C Land 부동산은 현재 조지아주 둘루스 지점의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약 15년 전에 조지아주로 이전하는 물결이 있었다. 최근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굴지의 회사들, 관련된 기술회사들, 먹이 사슬로 연결된 중소기업들이 대거 남부에 자리를 잡으면서 한인들의 대이동이 다시 한번 이뤄지고 있다.   C Land 부동산은 여기에 맞춰 이전하는 회사들의 상업용 공간, 직원들의 주택, 그들의 생활을 돕기 위한 각종 업체들의 사업용 공간 마련을 돕기 위해, 애틀랜타 북부 한인 밀집지역에 사옥을 구입해 곧 입주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 사옥은 앞으로 플로리다주, 앨라배마주, 테네시주, 캐롤라이나주, 더 멀리는 텍사스주를  연결하는 리저널(Regional) 사무실의 역할을 담당하며 C Land 부동산의 꿈을 나누는 곳이 될 것"이라는 큰 계획을 밝혔다.   한편 C Land 부동산의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의 또 하나의 특징은 'C Land 재단(C Land Foundation)'을 설립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속 중개인들은 서비스 수수료를 가져갈 때 1%씩을 재단에 기부해, 그 자금으로 장학사업과 불우이웃돕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재단은 젊은 지도자 양성을 돕는 범죄방지 사법연단(USLEC) 등에 지속적인 장학사업을 해왔으며, 작년에는 처음으로 사내 중개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지구환경보호' 주제로 에세이 선발 장학사업도 시작했다.       또 재단은 올해 지역사회 참여의 일환으로서 제22회 뉴욕 미주체전에 출전하는 뉴저지축구협회 대표팀에 유니폼을 지원했고, 이외에도 주위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불우이웃을 돕는 등 지역사회와의 공동 번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C Land 부동산 이현직 대표 스티븐 리 대표 C Land 부동산 사내 교육 C Land 부동산 조지아주 사옥 C Land 부동산 둘루스 지점 뉴욕뉴저지 C Land 부동산

2023-07-07

[수필]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영화인  ‘더 파벨만스(The Fabelmans)’을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영화계에 첫 직장을 얻기까지의 내용인데 어머니의 불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우리 부부는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숨기고 싶은 아픈 가족사를 온 세상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스필버그 감독이 16살 때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최신 영화 필름 편집기를 사와 아들에게 부탁한다.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어머니가 슬픔에 잠겨있으니 새 편집기로 캠핑 녹화의  편집을 빨리 끝내라는 것이었다. 가족 캠핑 영상이 어머니를 위로하고 슬픔을 잊게 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촬영 스케줄을 미루고 가족 캠핑 필름을 편집하다가 그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배경 중에 먼발치서 어머니가 아버지의 친구인 베니와 밀회를 즐기는 장면이 나온 것이다. 다른 필름도 모두 살펴보니 밀회의 장면들이 더  나왔다. 어머니는 아이들 베이비시터가 필요하다면서 아버지에게 베니를 부하직원으로 채용해 애리조나로 함께 이사까지 했다. 오랜 세월 삼촌이라고 부르던 사람이 어머니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실을 안 사춘기 소년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엄청난 일이기에 밀회 장면은 모두 빼고 편집을 했고 온 가족은 영상을 보며 기뻐한다.     다음 해인 1963년 스필버그는 제작비  500달러(현재 화폐 가치로는 약 5000달러 상당)를 투자해  직접 각본까지 써서 불꽃(Firelight)이라는 영화를 만든다. 동네 영화관에서 입장료 1달러를 받고 직접 영사기를 돌리며 501달러의 수입을 얻는다.     모두 그의 재능을 칭찬했다. 어머니가 그를 자랑스러워하며 포옹을 하려 하자 이를 피한다. 뭔가 이상한 것을 감지한 어머니가 그 이유를 따진다. 아들은 말없이 두 사람의 불륜의 장면만 모아 놓았던 비공개 필름을 어머니 혼자서 보게 한다. 영상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어머니는  일어서지도 못한 채 대성통곡을 한다. 어머니는 오래된 은밀한 비밀이 들통났을 때의 당혹감과 수치심, 아들과 남편에게 죄스런 마음에 이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울음을 터트렸을 것이다.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아들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거듭 말한다. 말은 없었지만 아버지가 알기 전에 베니와의 관계를 끊으라는 암시였을 것이다.   스필버그는 비극의 불씨를 촬영하게 된  자신을 자책하고 더는 영화촬영에 대한 꿈을 접으며 아끼는 촬영기까지 판다.  여기서 그가 영화인의 꿈을 영영 포기했다면 우리는 ‘조스’, ‘E.T’,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인디애나 존스’, ‘주라기 공원’등을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어머니가 아들이 자기 때문에  촬영기를 판 것을 알고 더 좋은 촬영기를 구입해 베니를 통해 억지로 안기며 영화 촬영을 계속하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아버지도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었는지 새 직장을 구해 애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하게 된 것을 알린다. 새 직장인  IBM에서 베니가 할 일은 없어 함께 이사를 못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은 아버지와는 반대로 어머니는 불만스런 표정을 보인다.  큰 집으로 이사하니 딸들은 자기방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마음이 허탈하다면서 애완견 원숭이를 사 왔다. 그리고는 이름이 베니라고 소개를 한다. 모두들 원숭이와 베니라는 이름에 반대하니 원숭이를 구입한 곳으로 돌려보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남편이 친절하고 스마트하고 인내심도 많고 자기를 사랑하지만 자기에게는 베니가 필요하다면서 이혼을 요구한다. 세 딸은 어머니에게 화를 내며 따지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버지는 결혼해서 20년을 살았지만 아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고 탄식을 한다.     이혼한 아버지는 큰 집을 팔고 스필버그와 함께 작은 아파트로 이사한다. 영화와 관련된 직장을 2년 만에 찾는다. 첫 직장에서 존 포드라는 감독을 만나 일생 남을 조언을 듣게 된다. 포그 감독은 영화 촬영을 예술적으로 하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지평선을 위와 아래에 오도록 하며 그 중간에 얘깃거리를 넣으라고 조언을 한다.     스필버그 감독은 작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공개하며 이 영화에는 본인의 75년 삶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 레아는 자기가 돌풍을 따라가도록 수없이 허락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인내심과 친절함을 갖춘 컴퓨터 디자인의 천재였다”고 부모님들에 대해 회상했다.     이 영화를 2004년부터 준비해 왔으나 부모님들이 모욕감을 느낄까 우려해 두 분 모두 숨진 2020년 이후 비로소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로  자신 속에 있던 아픔이 치유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60년 된 어머니의 불륜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가슴에만 쌓아두었다가 털어내니 치유가 된 모양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친구이자 부하 직원에게 아내와 가족의 행복을  빼앗긴 그의 아버지가 불쌍했고 아버지의 인내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어머니의 파렴치한 행동에 분개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머니였고 자기를 후원해준 고마운 분이었다. 그는 이 영화를 계기로 여동생 애니, 수지. 낸시도 자기에게 더 가깝게 다가왔다고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고 때로는 탈선까지 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그들이 이 영화를 통해 본인에게만 가족의 아픈 상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의 치유를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했으면 좋겠다.     최고의 남편임에도 사랑을 찾아 떠나간 여자와 반대로, 나와 40여년을 함께 사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 영화다.   윤덕환 / 수필가수필 스필버그 감독 스필버그 감독 영화 촬영 스티븐 스필버그

2023-04-27

라이브러리컴퍼니 공동제작 美 브로드웨이 뮤지컬 ‘앤줄리엣’ 티켓판매율 1위 달성

글로벌 라이브 콘텐츠 기업 라이브러리컴퍼니가 투자 및 공동제작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앤줄리엣〉이 티켓 판매 랭킹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앤줄리엣〉은 미국 브로드웨이 스티븐 손드하임 극장(Stephen Sondheim Theatre)에서 2022년 10월 28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11월 17일 정식 공연을 개막했으며, 개막 이후 연일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역대 동 극장 주간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뮤지컬 〈앤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스핀오프 스토리로 ‘만약 줄리엣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하에 펼쳐진다. 이 작품은 빌보드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음악 프로듀서인 맥스 마틴(Max Martin)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ops!... I Did It Again’, 아리아나 그란데의 ‘Problem’, 본조비의 ‘It’s My Life’,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I Want It That Way’ 등 30여 곡의 노래가 편곡되어 원곡과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재치 넘치는 연출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라이브러리컴퍼니는 2022/23시즌 뉴욕 브로드웨이 다수의 작품들에 공동 프로듀서로서 참여를 협의 중에 있으며, 양질의 작품이 있다면 브로드웨이 및 웨스트엔드 등 현지에 직접 제작 및 투자를 통해 글로벌 라이브 콘텐츠 기업의 입지를 넓히고 국내 공연 시장에서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에는 창작 뮤지컬 〈빠리빵집〉, 〈엔딩노트〉,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작은 아씨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영상 콘텐츠 전문 제작사 영화사필름몬스터를 인수하여 라이브 콘텐츠 산업을 넘어서 영상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하며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업계 최초로 클래식 영화음악 콘서트를 기획하였으며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음악’을 ‘클래식’ 장르에 녹여내어 국내 공연 시장에 새 지평을 열었다. 영화음악의 거장 시리즈 히사이시 조,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엔니오 모리꼬네 영화음악 콘서트를 기획하여 인터파크 클래식/오페라 부문 2021년, 2022년 상반기 판매 점유율 1위, 국내 클래식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며 데이터 기반의 제작&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라이브러리컴퍼니는 라이브 콘텐츠 레이블인 위클래식과 영화사필름몬스터 영상 콘텐츠 레이블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라이브러리컴퍼니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브로드웨이 스티븐 라이브 콘텐츠

2023-02-02

[그 영화 이 장면] 이니셰린의 밴시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여러 영화가 트로피를 나누어 가진 자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파벨먼스’, 지난해 최고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리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와 ‘엘비스’까지 여러 작품이 호명되었다. 여기 낯선 영화가 한 편 있다. ‘이니셰린의 밴시’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그리고 각본상을 받은 이 작품은 ‘쓰리 빌보드’(2017)의 마틴 맥도나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아일랜드의 작은 섬마을 이니셰린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다. 한적하고 조용하게 시작한 영화는 발화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타오른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감정은 고독이다. 매일 바에서 맥주를 나누었던 파드릭(콜린 파렐)과 콜름(브렌든 글리슨). 어느 날 콜름은 갑자기 절교를 선언한다. 남은 생을 예술에 쏟겠다는 콜름과 절친의 냉대가 섭섭하기만 한 파드릭. 고립된 섬 속에서 사는 그들은 내면마저 서로를 고립시키며, 이윽고 증오와 반목의 시간이 다가온다. 그 관계를 가장 잘 모여주는 건 집안의 콜름을 창밖의 파드릭이 바라보는 장면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영화를 통해 그 맥락을 알게 되면 잊을 수 없을 이 장면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복잡한 감정을 하나의 풍경으로 요약하듯 보여준다.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 ‘이니셰린의 밴시’. 개봉을 열망한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이니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뮤지컬 코미디 스티븐 스필버그

2023-01-13

‘헤어질 결심’ 비영어 작품상 불발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더 페이블맨스’가 10일 미국 양대 영화상인 제80회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극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아바타:물의 길’, ‘탑건:매버릭’, ‘엘비스’, ‘타르’ 등 쟁쟁한 후보작을 물리치고 작품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영화 부문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떼어내 최고 작품을 가리는 골든글로브는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에도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여했다.   이와 함께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은 극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고,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을 담은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열연을 펼친 량쯔충(양자경)은 코미디·뮤지컬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어 극영화 남우주연상은 ‘엘비스’의 오스틴 버틀러, 코미디·뮤지컬 영화 남우주연상은 ‘이니셰린의밴시’에 출연한 콜린 패럴에게 돌아갔다.   38년 전 ‘인디아나 존스’ 2편(1985)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해 전 세계 영화 팬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콴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여우조연상 수상자로는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흑인 배우 앤절라바셋이 호명됐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비영어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이 불발됐다. 과거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에 맞섰던 변호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아르헨티나, 1985’가 이 상을 받았다.   한편 백인독점으로 존망 위기에 몰렸던 골든글로브는 이번에는 아시아·라틴·흑인 등에 대거 상을 몰아주며 대중의 시선을 다시 사로잡았다.     실제 최근 2년간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이콧 대상이었다. 주최 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 흑인 회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 치명타였다.   작년에는 주관 방송사 NBC가 중계방송을 중단했고, 스타들도 대거 불참을 선언해 사실상 시상식으로서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HFPA는 그동안 절치부심하기라도 한 듯, 실제로 회원 96명 가운데 흑인 회원 6명을 최근 추가 영입했다. 이들은 다른 비회원 투표권자 103명과 함께 골든글로브 수상작을 골랐고 그 결과, 아시아권, 흑인, 라틴계 스타들이 이날 대거 중앙무대를 차지했다고 스페인 EFE통신은 전했다. 김상진 기자사설 스필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스필버그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2023-01-11

[수필] ‘더 파벨맨(The Fabelmans)’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찾았을 때 보고 싶었던 영화는 상영하지 않았다. 어떤 영화를 볼까 망설이다 직원에게 좋은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더 파벨맨(The Fabelmans)’를 추천해 주었다.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차츰 전개되는 내용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릴 때 겪었던 일화들로 엮어져 그의 반 자전적인 영화 스토리란 걸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알고 있던 스필버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태인 후손 가운데 이름을 떨친 사람들이 많다. 아인슈타인 박사, 헨리 키신저 박사,  엘렌 그린스펀, 할리우드 영화계를 주름잡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많은 유태인 디아스포라의 후손들이 미국의 경제계, 언론계, 방송계를 주름잡고 있다. 그 유명한 후손들 가운데 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스필버그의 어머니 리아 아들러(Leah Adler)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하는 식당에 기자가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그녀의 아들 스필버그는 어릴 때 매우 소심했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도 잘 안 가고 집구석에 처박혀 그림이나 그리고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이나 찍고 놀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에 가면 급우들이 항상 “더러운 유태인” 이라고 놀려 대고 왕따를 당해 말할 수 없는 모욕감과 수치심으로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야단치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격려해 주고 장려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할머니는 “너는 둘도 없는 위대한 사람이 될 거야” 하며 그의 잠재 능력을 바라보고 앞으로 대성할 것을 기대하면서 그를 위로했다고 한다. 스필버그 부모의 교육관이 보통의 부모들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한인을 포함해 보통의 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에 무단으로 결석하면 호통을 치고 큰일이 난 것처럼 자녀에게 등교를 강요하지만 스필버그의 어머니는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발시켜 나가도록 뒷받침해 준 것이다. 그리하여 스필버그는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계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가 있었다.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받게 된다.  그는 인디아나 존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많은 영화 수작을 만들었지만, 쉰들러 리스트는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태인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으로 자기가 어릴 때 격은 아픔을 쉰들러 리스트에 반영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새미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감독 존 포트를 소개받아 만나게 된다. 이 유명한 감독은 영화 제작이 얼마나 험난한 줄 아느냐며 자기 벽에 걸어 둔 그림들을 가르킨다. 그림 하나하나 무엇을 말하는지 말하라고 하자 새미는 장황하게 설명한다. 감독 존 포드가 수평선이 어디 있느냐며 묻자 새미는 밑에 있다고 대답한다.     또 다른 그림을 가리키며 수평선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새미는 밑(bottom)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기상천외의 대답을 한다. “수평선이 밑에 있으면 흥미로운 일이고, 수평선이 위에 있으면 이 역시 흥미로운 일이고, 수평선이 중앙에 있으면 싫증 나는 일이다(When the horizon is on the bottom. It's interesting. When the horizon is on top, it’s interesting. When the horizon is in the middle, it's boring.)”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빨리 꺼지라고 소리친다.     새미는 무슨 뜻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그의 사무실에서 나오면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다 얼굴이 밝아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이 장면은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계에 뛰어들기 전 처음 만난 유명한 감독에게 발탁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불우한 가정을 묘사한다. 새미는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차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친다. 어머니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가족을 부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새미는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영화계에 뛰어들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려운 모든 환경을 극복하고 영화계에 투신하여 전무후무한 명감독으로 영화계에 우뚝 선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수영 / 수필가수필 파벨맨 영화 영화감독 스티븐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스토리

2022-12-29

[그 영화 이 장면] 블레이드 러너

1980년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SF인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가 최근 4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개봉 당시 배급사의 무자비한 편집으로 엉망이 되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E.T.’(1982)에 밀려 고전했던 이 영화는 10년 후인 1992년이 돼서야 디렉터스 컷으로 비로소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2007년에 파이널 컷이 나왔으니, 영화가 선보인 지 사반세기가 지나서야 비로소 완성된 셈이다.   배경은 2019년 로스앤젤리스.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리플리컨트(복제인간)를 잡으러 다니는 ‘블레이드 러너’다. 로이 배티(룻거 하우어)는 행성을 탈출해 지구에 침투한 리플리컨트의 리더이며, 데커드의 표적이다. 배티의 목적은 생명을 연장하는 것. 자신을 만든 타이렐(조 터켈)을 만나지만, 배티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영화엔 수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데커드와 배티가 맞닥트리는 후반부는 영원히 회자할 것이다. 이른바 ‘빗속의 눈물’로 불리는 이 장면에서, 수명을 다한 리플리컨트 배티는 죽음을 맞이하며 독백한다. 영화사상 가장 감동적인 죽음이라 불러도 될 광경 속에서 배티는 말한다. “난 네가 상상하지 못할 것을 봤어. (중략) 그 기억이 모두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이제 죽을 시간이야.” 배티는 고개를 숙이고, 이때 비둘기가 날아간다. 마치 그의 영혼처럼.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블레이드 러너 블레이드 러너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

2022-10-21

10대 떼강도에 아시안 업주 또 사망

10대들의 떼강도 행각으로 비즈니스 업주가 사망하는 참극이 또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7시쯤 하일랜드 파크의 한 리커스토어에서 10대 4명이 들이닥쳐 강도 행각을 벌이고 업주를 살해한 뒤 도망쳤다.   LAPD에 따르면 하일랜드 파크 피게로아 스트리트와 이스트 애비뉴 40번지 인근 토니스 마켓(Tony's Market)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 쓰러져 있는 업주 스티븐 레예스(68)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레예스는 병원에서 숨졌다.     필리핀 이민자인 레예스는 10대 4명이 물건을 훔치는 것을 막으려다 참변을 당했다. 10대 강도단은 15~18세 남성 2명과 여성 2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마켓에 난입해 맥주 한 상자를 훔치려고 했다. 이들은 레예스가 이를 저지하자 전동스쿠터로 공격을 가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건 직후 용의자들은 전동스쿠터를 버린 뒤, 맥주 한 상자를 챙겨 피게로아 스트리트 동쪽 방면으로 도주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10대 용의자들의 신원 확보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레예스 사건은 지난 1일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일어난 이두영씨 피살 사건과 유사하다. 최근 10대들의 무참한 강도 행각이 늘자 주민들은 공권력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예진 기자스티븐 레예스 강도 행각 사건직후 용의자들

2022-10-09

[중앙 칼럼] 체스터 장·스티븐 리틀 박사의 대화

“화가들은 자신들이 그린 작품에 고유의 도장이나 이름을 새깁니다. 날인 스타일에 따라 작품의 진품 여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세월에 따라 도장이 바뀌는 화가도 있습니다. 바로 북한 화가로 유명한 김관호씨죠. 그의 작품을 분석하면 시대에 따라 날인 스타일이 다릅니다.”   LA카운티미술관(LACMA) 아시아관 디렉터이자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 박사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한국 미술의 역사를 줄줄 꿰뚫었다.     리틀 박사가 최근 들어 공부하고 있는 이중섭 화가 이름도 나왔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분석하니 재미있는 게 발견됐습니다. 그가 쓴 검은색 물감이 진짜 검정 물감이 아니라는 거죠. 성분 분석 보고서를 보면 검은색은 동물 뼈를 태운 것입니다. 물감을 살 돈도 없을 만큼 가난해 검은 숯으로 변한 동물 뼈를 사용해야 했던 당시 예술가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틀 박사가 설명한 작품 감정 보고서는 체스터 장 박사가 보여주는 다른 박스 안에 담긴 종이 뭉텅이에 있었다. 이 박스엔 장 박사가 소장한 미술품을 분석한 보고서들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는 도자기나 그림의 색상과 재질, 재료까지 자세히 분석했다.     LACMA에 자신이 소장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을 기증하기로 한 장 박사는 그 기록들도 모두 미술관에 보낸다. LACMA가 앞으로 기증받은 한국 미술품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초 자료이기 때문이다.     장 박사가 자신의 미술품을 감정하기 시작한 때는 1960년부터였다고 했다. 지금도 미술 감정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에까지 작품을 들고 가서 감정을 받았다고 했다.     감정하는데에도 거액의 돈을 들였다는 장 박사는 “지금 생각해도 가장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감정하겠다고 결심하기 쉽지 않아요. 진품으로 확인돼도 잠을 못 자고 가짜로 판정받아도 잠을 못 이루기 때문입니다. 홍콩의 부호는 감정을 받으러 왔다가 그냥 포기하고 돌아갔어요. 하지만 난 두려움을 깨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리틀 박사의 이야기를 듣던 체스터 장 박사가 의자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작은 항아리 하나를 꺼내며 한 말이다.     청록색 바탕에 새가 그려진 작은 항아리는 마침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그가 가져온 이 작은 항아리는 이중섭 화가가 당시 남긴 도자기라고 했다. 항아리 바닥에는 이중섭의 이름을 알려주는 날인이 선명했다.     “한국전쟁 시절 부산에 그릇을 만들던 가마가 딱 1곳 있었죠. 그곳은 배고프던 예술가들이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접시, 항아리 등 도자기 그릇에 그림을 그려서 팔면 돈이 됐거든요. 이중섭도 그렇게 자신의 재능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접시를 모두 깨뜨렸다고 합니다. 예술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죠.”   이날 물감의 성능으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화가의 작품 분석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의 출발점까지 뻗어갔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마치 대학 강의 같다. 한국 미술사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싶으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한국 미술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찼다.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한 한국의 미술품을 LACMA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장 박사의 결정이 새삼 존경스럽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작품들을 남가주 한인사회가 접하고 나눌 기회가 생겼다는 게 감사하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중앙 칼럼 체스터 스티븐 한국 미술사 한국 미술품 리틀 박사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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