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도 시간문제"…한인 희비 교차
원·달러 환율이 22일 장중 1340원을 돌파하고 1400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2일 종가는 세계 금융위기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업종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작은 중소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남도 미주사무소 최광우 소장은 “한국 중소업체들은 당초 연간 예산을 원화로 잡지만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강달러로 실질적인 예산이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공행진 중인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해진 한인들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미 고물가인 식품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는 유학생들은 울상이다. 반면, 한국에서 소비재를 수입하는 미주 법인 기업체 경우 달러 강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옥타 LA 김창주 수석 부이사장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한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미주 법인 기업체는 연간 원가를 고정해서 환율 변동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환율 상승으로 미국 내 비즈니스에 악영향은 없다”고 분석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물류대란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주문한 물량이 한꺼번에 풀렸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소비가 위축되어 재고가 쌓여 있는 상황이다. 시온마켓 구매 담당 송재학 부장은 “9, 10월 늦게는 추수감사절까지 재고가 해소되지 않아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식품 물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일부 한국 식품업체가 달러로 결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여행업계는 호재를 부르고 있다. 항공료 가격 인하로 모국 방문 예약률이 기록적으로 높은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한인 여행객들의 여행 경비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다. 푸른 투어 이문식 이사는 “이번 가을 모국 방문 예약이 이미 완료됐다”며 “여행객들이 달러 강세로 여행 경비가 늘어 즐거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주식을 사거나 하락하는 부동산을 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세주 케이던스 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주식이든 한국 주식이든 하락세가 다 반영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타이밍을 잘 보면 환율 차이로 인해 주식투자에서 나쁘지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액 실적 부진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유럽이 가격이 치솟는 에너지와 사투를 벌이며 유로화 역시 약세를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해 1400원까지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은영 기자환율기사용 신한은행 올림픽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