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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여자들이 돌아온다

“여자들이 돌아온다. 멀리 영원으로부터” 돌아온 여자들이 외친다. “때 이른 여자들인 우리, 문화에 억압된 자들인 우리, 입마개로 차단된 아름다운 입들, 꽃가루, 숨결, 미궁, 사다리, 짓밟힌 공간인 우리, 도둑맞은 여자들인 우리- 프랑스 페미니즘 대표 사상가, 작가, 교수인 엘렌 식수(Helen Cixous, 1937~)는 산파인 어머니를 따라 출산하는 여성을 보는 일이 즐거웠다고 고백한다. 그녀 자신이 임신해 출산한 경험은 ‘글쓰기’라는 생산 행위와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성적 글쓰기’의 바탕에 아이를 품어 낳는 경험이 녹아난 것이다.     그녀는 1969년에 유럽 대학에서 최초로 ‘여성학’을 개설했다. 그녀는 여성의 창조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문학과 예술작품의 창작을 촉진하였고 여성의 주체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학문적이고 문학적인 논의를 끌어냈다. 많은 여성 정치인, 여성 경영인들이 있지만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여성 해방운동을 주도한 페미니스트다.     나도 태어나 보니 여자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 선택하고 그 선택은 사람을 만든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성별을 선택할 수도 없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남성우월주의가 만연할 때여서 한 가정에서 아들은 특별 대우를 받고 자랐다. 음식이 귀하던 시절, 아버지나 아들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어머니는 밥을 미리 퍼서 따뜻한 아랫목에 묻어두었던 추억을 누구나 갖고 있다. 어머니와 딸들은 아들의 성공을 위해 희생과 협력으로 사회의 기성 질서를 지키는 수호신이 된다. 그들은 당신의 여성성을 주장할 엄두도 못 내고 가부장적 사회 질서에 감염되어 그 기성 질서에 순응하도록 길들여졌다.     이런 부당한 성차별은 나의 대학 시절 때 최고조에 달했다. 그 당시만 해도 여자가 대학에 가서 커리어우먼이 되기보다는 격에 맞는 남자를 만나기 위한 경우가 더 많았다. 당연히 여자들은 화장하고 옷을 잘 차려입고 다양한 머리 모양으로 한껏 멋을 내기 바빴다. 난 그런 상황이 너무 싫었다. 인간의 뇌세포가 가장 활발한 20대 초반에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에도 모자라는 시간에 어떻게 시간 낭비, 돈 낭비, 에너지 낭비를 한단 말인가. 자신을 잘 보이게 치장해서 쇼윈도에 진열해 놓고 주인을 기다리는 애완견 같았다.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는 나의 시그니쳐였다. 그리고 남몰래 미국에 와서 성전환 수술을 해야겠다고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대학을 마치고 바로 미국에 왔다. 그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진화되었다. 여자는 집에서 해왔던 육아와 가사 일에서 많이 해방되었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생활은 편리하고 간편해졌다. 일찍 깨우친 여성 운동가들이 나왔고 남녀평등을 주장함으로써 여성 참정권도 얻었다. 이제는 자유경쟁 시대다. 이제는 성차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시대다.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에도 여성의 지위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우선 여성 대통령, 총리, 정치가, 대기업 총수 그리고 의사, 변호사는 과반수가 여성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아선호 사상은 고대부터 존재해 왔다. 수렵과 농업 시대에서는 신체적으로 강한 남성이 여성위에 군림해 왔다. 점차 문명이 발달하면서 종족 번식과 가계의 대를 잇는다는 이유로 남아선호사상은 늘 우세했다. 다행히 지금은 남녀평등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기회는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졌다. 1970년대에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암묵적인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다. 그동안 나는 여자로 태어나 많은 불이익을 당해왔다고 믿었었다. 이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여자이기에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고맙게 생각한다. 이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여성들이여 힘내라. 유리천장을 깨고 훨훨 날아라”라고 외치고 싶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여자 여성 해방운동 여성적 글쓰기 여성 참정권

2025-01-27

[건강 칼럼] 경구피임약, 여성 해방운동의 촉진

경구피임약 개발이 여성해방운동의 촉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경구피임약으로 인해서 ‘여성은 스스로 자기 육체의 완전한 주인이 되어야 하고 원하는 아이는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라는 말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말은 최초의 피임 도구를 만든 미국의 간호사이자 여성운동가인 마거릿 생거 여사의 말이다.   결혼을 앞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인 나모씨는 피임약에 대해서 상의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왔다. 나씨는 자신의 월경 주기가 결혼 날짜와 겹치기 때문에 그 불편함을 줄이고, 또 결혼 후 1년 동안은 아이를 갖지 않고 신혼을 즐기고 싶어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피임약을 먹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살도 찐다고 해서 망설이다가 의사를 찾아왔다.   현재 가장 성공률이 높은 피임방법은 경구피임약으로 제대로 복용할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피임률을 보인다. 다시 말하면 이 방법은 원하는 아이를 원하는 시간에 가지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장 흔히 복용하는 경구피임약은 복합제제 경구피임약인데 두 가지 호르몬(황체 호르몬과 난포 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3주 동안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해야 한다.   그다음 7일간은 복용을 중지하는데 이 기간에 월경 비슷한 출혈이 약간 있기도 하다. 3주 동안 약을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면 약을 먹지 않은 일주일 동안은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에 약을 하루라도 빠뜨리게 되면 호르몬 분비로 배란이 되어 임신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를 걸렀을 때는 12시간 이내에 2알을 먹으면 황체 호르몬 분비를 막아서 피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12시간이 지났으면 7일 동안 혹은 나머지 정제를 모두 복용할 때까지 성관계 시 콘돔 등을 사용해야 한다.   경구피임제의 부작용은 오심, 구토, 유방통, 체중 증가, 소화 장애 등이 많은데 이는 피임약 복용 시 체내 대사, 심혈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용되는 경구피임제의 경우 난포 호르몬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유방암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도 경구피임제의 영향보다는 유방암 조기 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암을 조기 발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일리가 있다.     오히려 경구피임제는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빈도를 더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월경통을 줄여주고 월경으로 인한 빈혈을 예방하며 골반 내 염증 질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다음 사항을 주의하자.   35세 이상의 흡연자는 심혈관 질환, 특히 하지 혈전을 증가시키므로 경구피임약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임신 계획이거나, 중풍을 앓았거나, 급성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혈중 중성지방이 아주 높은 경우, 과거에 유방암이나 자궁암을 앓은 경우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월경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도 다른 이상이 있는지 검사한 후에 피임약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     ▶문의:(213)383-9388 이영직 / 이영직 내과 원장건강 칼럼 경구피임약 해방운동 경구피임약 여성 경구피임약 개발 피임약 복용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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