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사회와 함께하는 글로벌 경영자 모임
이달 4일 이른 아침, 조금은 쌀쌀한 날씨지만 플러싱 유니온스트리트 ‘산수갑산1’ 식당 앞 거리는 활기찬 분위기였다. 이날은 매달 첫째 월요일마다 ‘한국외대 G-CEO 뉴욕총원우회’가 지역주민들에게 베이글과 커피를 제공하는 아침 무료급식 행사의 11번째 날이었다. 이현탁 회장과 박주열 수석부회장 등 집행부는 익숙하게 베이글과 커피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한인들은 물론 타인종 주민들도 얼굴이 익숙한 듯 반가운 인사를 한다. 김선희 부회장은 “보통 아침 7시부터 준비하는데, 시작 전부터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회를 거듭할 수록 기다리는 사람도 늘고 무슨 단체냐, 왜 이런 행사를 하냐는 질문도 참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타민족 주민들이 ‘당신들은 천사’라면서 고마워할 때면 겨울철 새벽 추위에 얼었던 손과 발이 다 녹는 것 같은 잔잔한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매달 이날은 인근 109경찰서를 방문해 베이글과 커피를 전달하면서 경찰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것도 정해진 순서가 됐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한국외대 G-CEO 뉴욕총원우회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현탁 회장과 집행부가 이런 행사를 이끌어 냈다. ◆16년간 486명의 수료생 배출한 경영자 프로그램 2007년 7월 한국외대 경영대학원과 대뉴욕지구한인상공회의소가 협약을 체결하고 프로그램 1기 모집을 한 게 현재 13기까지 수료생을 배출한 한국외대 G-CEO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이 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인 비즈니스 경영자와 전문분야 종사자를 위해 경영일반·회계·마케팅·경영관리 등 경영대학원 교육 과정을 1개월로 압축해 교육해 왔다. 한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취지로 출발해 6기까지는 ‘한국외대 E-MBA’로, 2012년 7기부터는 ‘한국외대 경영대학원 글로벌 CEO(G-CEO)’로 개편돼 지금에 이른다. 수료생 규모는 1기부터 13기까지 총 486명으로 이들은 한국외대 G-CEO 뉴욕총원우회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친목과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욕총원우회는 동문회를 넘어서 그 이상의 비즈니스 경영인 모임, 비영리 봉사단체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들중 80% 이상이 CEO로 지역적으로도 뉴욕·뉴저지·커네티컷·필라델피아를 넘어 보스턴·알라배마까지 거주한다. 구성하는 인물의 면면 또한 눈에 띄는데, 비즈니스·전문직·시민단체·문화계·체육계·종교계 등 한인사회 대표인물을 총망라한다. 전·현직 뉴욕한인회장과 지역 한인회 회장, 민주평통뉴욕협의회 회장단, 한인 기업인 등 한인사회 주요 인사 대다수가 이 과정을 수료했다. 변종덕 21희망재단 이사장, 김용선 뉴욕대한체육회 이사장, 남안식 전 뉴욕한인네일협회장, 곽우천 뉴욕대한체육회 회장, 크리스 변 뉴욕족구협회장 등이 총원우회장 역임 후 고문으로 지원하고 있다. ◆팬데믹에 출범한 6기 원우회, 활동 확대에 나서다 지난해 시작한 6기 총원우회는 팬데믹 가운데 예정보다 한참 늦은 2021년 4월에야 회장 취임식을 열고 활동에 나섰다. 지난 2017년 G-CEO 12기를 수료한 이현탁 회장은 “사실 프로그램 등록 전에는 원우회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회장을 맡으면서 생각을 바꿨다는 이 회장은 “뛰어난 인적 자원을 보유한 조직임에도 어찌보면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경영자 양성 과정을 넘어서 한인사회와 지역에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작은 일이라도 해보자고 나섰다”면서 당시를 기억했다. 이와 함께 “적어도 원우회 일원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혜택받은 사람들이다. 누리는 혜택의 다만 얼마만이라도 한인사회와 지역사회에 돌려주자는 생각이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임원진 구성을 위해 한명 한명 전화로, 또는 사업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집행부를 구성했다. 이현탁(12기) 총원우회장 이하 김영윤(8기)·김영환(9기) 감사, 박주열(9기)·이상호(8기) 대내·외수석부회장, 김기용(6기) 운영위원장·홍보부회장, 비비안 리(12기) 기획부회장, 양승진(2기)·박신자(7기) 대내부회장, 디나 김(4기)·션 김(13기) 대외부회장, 백기주(8기)·빌리 오(9기) 생활체육부회장, 윤정욱(10기)·김선희(13기) 행사부회장, 최현경(12기) 재무, 백흥식(13기) 총무 등이 주축이다. 불과 1년이 경과했지만 팬데믹 가운데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는 것이 이들에 대한 한인사회의 평가다. 여기에는 이현탁 회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바탕이 됐다. 박주열 수석부회장은 “임원 구성 뿐만 아니라 솔선수범하고 열린 사고로 원우회를 이끌어온 회장님의 영향이 크다. 전 총원우회장 한 분이 이 회장에 대해서 조직의 귀재라고 말했을 정도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모습에 배울 게 많다.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 한국외대 G-CEO 프로그램 14기 신입생 모집 조직의 시스템화, 자립 기반 마련과 회계 투명성에 주안점 오는 7월 11일부터 4주간 과정의 14기 G-CEO 신입생 모집 ◆나누고 베풀수록 우리가 성장한다 함께 나누는 행사의 시작은 2021년 5월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행사’였다. 서툰 손길로 카네이션을 만드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해피꽃집을 경영하는 7기 고명희 원우의 도움과 진두지휘하에 하루종일 손가락이 마비될 지경으로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누가 팬데믹 거리두기 상황에 카네이션을 달려고 올까 하면서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어르신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자식들도 안달아주는 카네이션을 달아주냐면서 감격해하는 어르신들이 많았고, 고마움과 감사의 말은 물론 음료수와 커피, 먹거리까지 사다주는 등 격려가 이어졌다. 아예 올해 행사에 꽃과 부자재, 행사비용 전부를 후원하겠다고 약속한 독지가도 나왔다. 비관적인 전망과 반대에도 토론하면서 하나씩 행사의 틀을 잡아나간 것이 지난 일년에만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무료 아침나눔, 의류나눔 등으로 이어졌다. 행사가 거듭될수록 성취감과 자부심, 그리고 내적 역량이 성장했다. 이어서 원우들의 호응과 한인사회의 격려도 더해졌다. 지난 10월에는 겨울철 의류나눔 행사도 단 3시간만에 준비한 700여벌의 옷이 동이났을 정도였다. 비 예보에 가슴을 졸였지만 올듯말듯하던 비는 행사를 돕는 것처럼 내리지 않았고 철수할 때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션 김 부회장은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곳에 작은 힘이나마 되고자 노력하겠다. 거창한 목표나 정치적인 담론보다는 현실적인 사회 참여를 지속하겠다”고 활동 방향을 밝혔다. 작년 6월 30일 100% 사전등록을 완료한 가운데 총 152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룬 골프대회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9월 7일 PGA·LPGA 선수 상품과 함께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7월 조준서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장 특강을 원우들을 대상으로 개최했고, 올 1월에는 한국외대 경영대학원과 교육과정 및 장학금 기부 협약식을 열어 상호관계를 더 돈독히 했다. VIP테이블과 코사지 없는 행사로 작년 12월 2일 개최한 총원우의 밤에서는 서류미비자,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 과제는 14기 성공적인 모집과 조직 시스템화 이 회장은 “우선 14기의 성공적 모집과 출범이 가장 중요한다. 주관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첫해인 만큼 과정을 업그레이드하고 젊은 세대를 충원하는 등 성공적인 운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직으로서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자립역량을 키워야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소신이다. “집행부가 바뀌어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연속성 확보가 최우선이다”면서 단체와 조직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직의 자립을 위해서 자체 수익사업을 시도하고 장기적으로 비영리단체가 갈 수 있을 길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소신도 밝혔다. 올해는 작년 시행 사업은 모두 이어가돼 장학생 금액과 대상을 확대하고 양로원 방문과 전시회 개최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 또한 이 회장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 김영윤 감사는 “어떤 조직이건 회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또 김영환 고문은 “비영리단체 등록도 완료해 후원에 대한 세제혜택 장치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외대 동문회와의 공동사업도 활성화된 전망이다. 루크 정 뉴욕지역 외대동문 대표는 “외대 동문회와 G-CEO 뉴욕원우회간의 인적 교류를 확대해 공동 행사를 주최할 계획을 마련중”이라면서 “골프대회나 연말행사, 공동 장학사업 등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상호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외대동문회 김종호 회장이 G-CEO 6기를 수료했고, 두 조직의 교집합이 적지 않다.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14기 신입생 모집 오는 7월 11일 개강하는 한국외대 G-CEO 프로그램이 14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현탁 회장은 “지난 2018년 8월 13기 수료식 이후 3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도 있었고, 총원우회의 양적·질적인 성장을 더불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우선 첫 번째는 프로그램 질적인 업그레이드다. 김기용 운영위원장은 “이번 14기는 시대 변화에 맞춰 인공지능과 4차혁명·빅데이터·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글로벌 시대 경영전략 등의 콘텐트를 한국외대 경영대학원 교수들이 뉴욕 현지에서 직접 강의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외대 경영대학원 조준서 대학원장, 양재완 교수, 김용재 교수, 김광호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빅데이터와 고객관계 관리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기반 인적자원 전략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즈 ▶글로벌 시대의 전략 경영과 리더십 등을 가르친다. 매주 금요일에는 변종덕 21희망재단 이사장, 이덕선 한국외대 미주총동문회 이사장,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김기철 전 한인회장·미주평통 수석부회장 등 한인사회 주요인사들이 특강에 나선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전 넥센프로야구단 구단주), 린다 이 뉴욕시의원 등의 특강도 조율 중이다. 수업 환경도 개선됐다. 강의를 위해 접근성과 주차편의 등을 고려해 플러싱에 별도의 장소(46-20 파슨스불러바드)가 마련됐다. 운영 주체는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으로 동일하지만, 프로그램 주관이 기존 상공회의소에서 뉴욕총원우회로 이관된 것도 큰 변화다. 수료 후에는 한국외대 동문 활동에 참여해 외대 홈커밍데이 초청 방문, LA·샌프란시스코·텍사스·조지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주요도시 한국외대 G-CEO 동문과의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다. 수업은 오는 7월 11일부터 4주 동안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며 수업 전 6시에 저녁식사가 제공된다. 수료식은 한국외대 박정운 총장이 참석해 8월 5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eradailyny.com한국외대G-CEO 한국외대G-CEO뉴욕총원우회 글로벌경영자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