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우리말 바루기]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

화장실에서 쓰는 화장지, 즉 둘둘 말아놓은 화장지를 뭐라 불러야 할까? ‘두루마리 화장지’ ‘두루마리 휴지’ 등과 같이 대부분 바로 대답한다. 맞는 이름이다. 그렇다면 화장대나 거실 등에 놓여 있는, 네모난 작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화장지는 뭐라 불러야 할까? 아마도 대답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잠시 고민을 한 후 ‘곽 티슈’나 ‘각 티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곽 티슈’나 ‘각 티슈’라는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정확한 이름은 ‘갑 티슈’ 또는 ‘갑 화장지’다.   ‘곽 티슈’라고 하는 것은 ‘갑’을 ‘곽’이라고 부르는 데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곽’은 ‘갑’을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나와 있다. 즉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는 ‘곽’이 아니라 ‘갑’이 바른말이다. 그러므로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각’은 사전을 찾아보면 상자와 관련한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곽’을 ‘각’으로 발음하다 보니 ‘각 티슈’라는 말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각 티슈’ 역시 바른말이 아니다. ‘곽 티슈’나 ‘각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국립국어원은 ‘티슈’가 외래어여서 ‘화장지’로 바꿔 부를 것을 권하고 있으므로 ‘갑 화장지’라 부르면 더욱 좋다.   우유를 담는 종이 용기를 가리킬 때도 이와 비슷하게 ‘우유곽’ ‘우유각’이라고 쓰기 십상이다.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므로 ‘우유갑’이라 해야 한다. ‘우유갑’은 한 단어로 굳어졌다는 판단 아래 사전에 하나의 표제어로 올려 놓았다. ‘우유 갑’처럼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써야 한다.   그렇다면 ‘성냥곽’ ‘분곽’은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성냥을 넣어 두는 작은 종이 상자는 ‘성냥갑’, 얼굴빛을 곱게 하기 위해 얼굴에 바르는 분을 담는 조그만 용기는 ‘분갑’이라고 하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티슈 두루마리 화장지 종이 상자 두루마리 휴지

2025-02-09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티슈인맥

‘티슈인맥’이란 얇은 화장지 티슈(tissue)와 인맥이 조합된 합성어로 한 번 쓰고 버리는 티슈처럼 내가 필요할 때만 관계를 맺고 필요 없으면 미련 없이 버리는 일회성 관계를 뜻하는 신조어다.   요즘 디지털 세상에서 이런 티슈인맥은 흔하다. 얼굴은 적당한 프사(프로필 사진)로 대체하고, 이름은 닉네임(별명)으로 소개하며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맺는 게 디지털 세상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상대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하다가 맘에 안 들면 언제든 차단해버리면 끝인 게 요즘 젊은이들의 흔한 일상이다.   관포지교(管鮑之交)·죽마고우(竹馬故友)·막역지우(莫逆之友)·금석지교(金石之交)·지란지교(芝蘭之交) 같은 사자성어처럼 오랜 시간 허물없이, 쇠와 돌처럼, 영지버섯과 난초의 향기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우정을 쌓는 게 진정한 ‘벗’의 세계라고 알고 있는 어른들 눈에 티슈인맥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티슈인맥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아픔은 있다. 모든 것이 불안정한 그들에게는 자신이 챙겨야 할 인맥과 매너 자체가 버거운 짐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밥을 먹고(혼밥), 혼자 쇼핑을 하고(혼쇼핑), 혼자 술을 마신다(혼술).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공지만 보고 정해진 장소에서 잠시 모여 함께 달리고 뒤풀이도 없이 헤어지는 러닝모임처럼 같은 취미를 매개로 하는 일회성 모임이 많아진 것도 관계의 피로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젊은이들의 진심이다.     세상을 아예 등지고 있는 것보다는 혼자서라도 세상을 버텨보겠다는 이들을 조용히 바라볼밖에 방법이 없다. 티슈도 쌓이다 보면 무게를 갖는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티슈인맥 일회성 관계 화장지 티슈 일회성 모임

2022-07-2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