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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핫 플레이스 턴테이블(3)

턴테이블 LP바 & 가라오케 32스트리트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런치 타임과 저녁 시간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 점심 때는 조용한 클래식 위주로 음악을 틀어준다. 간단한 요기나 커피를 즐기기에 좋은 분위기다. 탄노이 등 명품 오디오의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게 장점. 관심 있는 뮤지션이나 노래가 있다면 이기영 사장을 찾아서 틀어 달라고 부탁을 해 보자. 특히 낮 시간은 노래방 룸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앤디 워홀이 디자인한 앨범 재킷으로 방을 꾸몄는데 비틀스, 지미 헨드릭스 등 스타 뮤지션들을 주제로 한 룸마다 강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업소 분위기가 두 번 변신한다. 초저녁 때는 홀과 바에서 한국식 치킨과 술을 마시는 손님들로 들썩거린다. 음악은 경쾌한 1980년대 팝이나 K팝 위주. 노래방의 열기도 이때 최고조에 달한다. 밤 11시를 넘긴 심야에는 음악이 클럽 사운드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술과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손님들이 턴테이블의 느낌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시간이다. 턴테이블 치킨 재즈 33스트리트에 있는 재즈 전문 바. 34스트리트에 우뚝 솟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마주보고 있다. 이곳을 모르는 뉴요커도 길거리를 지나가다 통 유리창으로 실내를 쳐다보곤 곧장 들어선다는 인테리어가 자랑. 높은 천장 끝까지 쌓아올린 각종 오디오 기기와 LP 음반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화장실 안까지 실내 곳곳에 붙어 있는 마릴린 몬로 포스터도 인상적. 이곳 인기 메뉴 역시 한국식 치킨과 함께하는 치맥. 입구 쪽 바와 홀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여럿이 모여 회식을 하기 좋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턴테이블 치킨 록 5애비뉴 선상에 내년 봄 새로 문을 열게 될 록 전문 바. 치킨 재즈처럼 높은 천장 끝까지 오디오 기기와 LP판을 쌓아올리는 구조로 꾸며지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앰프가 실내 한켠에 모셔져 있고 록의 전성시대를 보여줄 업소용 입간판과 각종 소품들도 준비돼 있다. 록 음악을 듣기 좋은 스피커를 만든 오디오 전문기업 JBL의 창업자 제임스 B랜싱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어 명실상부한 ‘록의 전당’이 될 듯. 김일곤 기자

2017-12-20

뉴요커의 핫 플레이스 턴테이블(2)

이기영 사장의 정체성은 음악과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건설업을 하는 집안 2녀1남의 막내. 고등학생 때부터 LP 음반을 구하기 위해 미8군 부대가 있는 평택과 의정부, 동두천 등지를 돌아다니며 수집했고 청계천 세운상가도 단골로 들락거렸다. 처음에는 ‘빽판’(불법 복제판)을 사 모으다가 오리지널의 매력에 빠져 원판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그가 질 좋은 오리지널 판을 많이 갖고 있다는 걸 아는 세운상가 상인들이 그에게서 원판을 빌려 백판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20대 초반이던 1974년 직접 음악카페 운영에 뛰어들었다. 사업 자금은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인정한 부친이 지원했다. “명동 유네스코 회관 근처에서 록을 운영할 때는 하드록을 주로 틀었는데 인기 최고였죠. 미국인들도 많이 드나들었고. 하루 매상 결산할 때 보면 300~400달러씩 있었을 정도니까. 그러다가 동업하던 형이 다른 사업한다고 해서 독립하게 됐죠. 가스등은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캐치프레이즈가 ‘명동을 벗어나자’였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명동을 떠난 적이 없었거든(웃음). 웨스트사이드는 성냥곽을 열면 ‘스토리를 찾으세요’란 문구를 넣어 재밌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처럼 음악카페를 ‘정말 좋아서’ 운영하던 사람이라서일까. 그가 뉴욕에서 큰 성공을 거둔 턴테이블도 단순히 음식만 파는 업소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거는 듯한 느낌이랄까, 실내 인테리어 구석구석에 그가 전하고 싶은 문화 코드가 숨어 있기 때문. 그동안 수집한 12만 점이 넘는 콜렉션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소품들이 주는 매력이다. “턴테이블 치킨 재즈에는 재즈와 관련된 소품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요. 희귀본도 있고 명반도 있고. 오디오 기기들도 재즈 음악에 적합한 것들로 채웠어요. 바로 코앞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는데, 저게 지어진 게 1931년이거든요. 그래서 라디오라든가 스피커 같은 것들도 20년대, 30년대 것들로 배치했죠. 마주보고 있는 턴테이블 치킨 재즈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서로 호응하는 거죠. 또 턴테이블 LP바에는 탄노이 오디오를 비롯해서 클래식에 최적화된 기기들과 음반들이 준비돼 있어요. 또 노래방 룸마다 비틀스나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스타들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앤디 워홀이 작업한 앨범 재킷으로 실내를 장식했죠. 공사 중인 5애비뉴 가게는 근처에 오디오 기기로 유명한 JBL이 있는 곳이라 그 회사 창업자인 제임스 B 랜싱에게 헌정하는 공간으로 생각하며 꾸미고 있고. 이렇게 주변 역사와 환경을 고려해서 업소 인테리어의 콘셉트를 정하죠. 손님들이 이런 소소한 부분들을 읽어낼 수 있다면 단순히 음식 먹고 술을 즐기기 위해 찾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울 겁니다.” 한인타운에서 운영되고 있는 턴테이블 내부 구조를 보면 공통적으로 홀과 바를 갖추고 있다. 음악을 틀어주는 DJ실도 빠지지 않는다. 음악 마니아인 그의 개성이 드러나는 공간 배치인 셈. 음악과 외식업을 결합한 그의 비즈니스 모델은 꼭 한인타운이 아니어도 미국 어디서나 통할 것 같다. 김일곤 기자

2017-12-20

뉴요커의 핫 플레이스 턴테이블(1)

#1. 음악에 빠진 청년 이기영 미국으로 오다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 한 일이 에릭 버든의 사인 받은 겁니다. 비틀스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애니멀스의 리드보컬 에릭 버든요. 세상에, 정말 날아가는 것 같았죠. 같이 갔던 큰누님도 무척 기뻐했고요.” 1983년 LA에서 열린 애니멀스 콘서트 공연장. 1965년 발매된 앨범 ‘The Animals on Tour’(MGM)를 든 한국 청년이 에릭 버든에게 다가가 직접 보여주고 사인을 받았다. 이 순간 더 이상의 것은 없었다. #2. NBC 방송 한인타운 핫플레이스 탐방 2012년 여름 NBC 방송은 맨해튼 한인타운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인 턴테이블 LP바 & 가라오케를 방문, 여성 리포터가 직접 체험하며 K푸드를 소개했다. 주방장이 맥주와 함께 먹는 KFC(코리안 프라이드 치킨)로 치맥을 소개하고 리포터가 직접 치킨 튀기기에 도전하는 장면이 계속된다. 치맥 후에는 가라오케에서 멋들어진 열창. 그런데 프로그램 방영 도중 DJ실에서 턴테이블 위에 LP 음반을 올려놓고 음악을 틀어주는 이가 살짝 비쳐진다. 바로 턴테이블 이기영 사장이다. 지금 맨해튼 한인타운에서 뉴요커들에게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꼽히는 턴테이블. LP 음반과 오디오 기기로 꽉 채운 실내 인테리어도 개성적이지만 저녁이면 실내를 가득 메우는 손님 대부분은 미국인이다. 반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삭바삭한 한국식 치킨, 술은 소주와 맥주다. 32스트리트 턴테이블 LP바 & 가라오케, 33스트리트의 턴테이블 치킨 재즈, 둘 다 이 사장이 직영하는 곳으로 미국인 손님들로 연일 만원사례. 현재 공사 중인 5애비뉴의 턴테이블 치킨 록(Rock)이 내년 봄에 가세한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음악에만 빠져 살아온 한국 청년이 어떻게 세계의 중심 맨해튼 한복판에서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걸까. 32스트리트 한인타운 한복판에 있는 턴테이블 LP바 & 가라오케에서 이 사장을 만났다. 기타의 신이라 불리는 신중현이 가장 아꼈다는 사이키델릭 록의 여왕 김정미의 ‘햇님’이 은은히 흐르는 가운데 이 사장의 성공 스토리가 이어졌다.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겁니다. 제가 열심히 수집한 LP 음반을 혼자서만 듣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듣고 싶어서 20대 초반 한국 명동에서 음악다방을 운영했어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음악도 틀어주고 하는 오픈 바 형식으로 가게 실내를 직접 꾸미다 보니까 인테리어를 업으로 하게 됐고요.” -처음 미국 올 때 큰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붙어 보겠다, 이런 결심이었나. “미국 건너올 때 그동안 모았던 LP판 3000여 장도 가지고 올 정도로 처음에는 먹고 사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막 도착해서 주변의 모든 게 신기할 때 애니멀스가 공연한다는 광고를 신문에서 보고 누님을 졸라 콘서트 구경을 갈 정도로 태평이었으니까. 그후로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일도 배우고 LP판도 수집하고 여러 도시 생활도 체험하고 했죠.” -큰 고생 없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 건가. “아니죠. 이민자라면 누구나 겪는 초창기 설움과 고생은 저도 많이 겪었어요. 다만 그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구태여 말하지 않을 뿐이지. 미국 생활이란 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니까. 저도 건축 현장 바닥 일부터 다시 배웠다고 하면 쉽게 이해하시겠죠.” -한국하고 사정이 많이 달랐나. “건축 일을 해 봤느냐고 묻기에 ‘해 봤다’고 했더니 판목 하나를 주면서 캐비넷을 하나 짜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제가 설계하고 디자인을 해서 목수에게 주고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됐는데, 직접 짜라고 하니 제대로 만들 수가 없었죠. 현장 일을 직접 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국을 배우던 그는 10여 년만에 뉴욕으로 이주, 인테리어 업체 R디자인(초창기 이름은 디콘)을 설립하고 맨해튼 한인타운 업소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기 시작했다. 그의 인테리어 실력이 업주들의 주목을 받게 된 첫 출발은 ‘코러스 노래방’이었다. -코러스 노래방은 지금도 성업 중인데 당시 인테리어 그대로라고 들었다. “2005년에 문을 열었으니까 벌써 12년이 됐죠. 알루미늄을 소재로 해서 전체를 실버 톤으로 모던하게 꾸몄어요. 업주가 운영을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도 장사가 잘 되겠지만 그때 당시 디자인 감각이 아직까지 통한다는 게 나 스스로도 대견하네요.” -그동안 인테리어를 해준 한인타운의 주요 업소들을 꼽는다면. “코러스 노래방을 시작으로 라디오스타, 와우노래방, 뮤직스토리 같은 노래방들,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빠리빠르동 등이 기억나네요. 그리고 제가 운영하고 있는 턴테이블이요.” -턴테이블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원래 R디자인 사무실이 5애비뉴 쪽 건물 2층에 있었는데 그곳에 제가 소장하고 있던 LP판들을 많이 보관하고 있었거든요. 한동안 LP 마니아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운영하곤 했는데 혼자서 음악을 즐기는 것보다 다 함께 즐기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무실 자리를 R바(턴테이블)로 바꾸고 사무실은 3층으로 옮겼어요. 다행히 랜드로드가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지.” -그 R바가 턴테이블의 오리지널 모델인 셈인데. “한국식 치킨과 맥주 등을 간단하게 즐기는 음악 감상실처럼 운영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인기를 끌었죠. 저녁 때가 되면 입장하려고 기다리는 손님들이 5애비뉴 쪽으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곤 했어요. 한인타운이라는 상징성에 치맥이라는 한식 메뉴, 거기에 DJ가 직접 LP판을 틀어주는 곳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독특한 매력으로 소문이 났던 거죠.” -턴테이블을 여러 곳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하나. “32스트리트 턴테이블 LP바 & 가라오케는 낮에는 커피 타임을 운영하면서 클래식을 주로 틀어요. 그래서 일명 턴테이블 클래식. 오디오는 탄노이가 있는데 원음을 살리는 맛이 일품이죠. 그곳은 VIP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해요. 33스트리트에 문을 연 턴테이블 치킨 재즈는 재즈와 관련된 LP판과 릴 테이프 등으로 꾸며져 있고 재즈 음악을 틀죠. 지금 공사 중인 5애비뉴 쪽 턴테이블 치킨 록은 록 음악을 틀 계획이고요. 거긴 오디오 기기도 알텍, JBL 파라곤 같은 록 음악 틀기 좋은 걸로 준비해 놨습니다.” -각각 특징을 살려서 인테리어를 꾸민다는 건가. “사실은 이것들을 한 빌딩 안에 수직으로 배치하는 게 제 꿈이거든요. 음악과 음식과 역사가 있는 박물관 같은 개념으로. 그런데 지금은 당장 한 곳에 넣을 수가 없으니까 각각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이죠.” -한인들이 많이 찾는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한인 손님들은 5% 정도인 것 같아요. 대부분 미국인들이고요. 뉴요커들은 정말 한국식 치킨 좋아해요. 한인타운 치킨집들이 다 인기인 걸 봐도 그렇죠. 우리 집에서도 바삭하게 튀긴 한국식 치킨이 제일 인기 메뉴고. 소주랑 맥주가 많이 나가는데, 언젠가 뉴요커들에게 ‘폭탄주’를 알려야겠다는 계획도 있어요.” -앞으로 턴테이블을 다른 도시, 예컨대 LA나 시카고 같은 곳에서도 열 계획이 있나. “제가 직영하는 업소를 더 늘린다든지, 턴테이블처럼 자신의 업소를 꾸미고 싶어 하는 분이 있다면 도와준다든지, 또는 프랜차이즈를 한다든지 여러 가지로 연구 중이에요. 앞으로 음악과 문화 그리고 외식업을 결합한 새로운 분야를 계속 확대해 나갈 생각이거든요. 지금도 콜렉션을 계속하고 또 진공 포장을 연구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진공 포장은 왜? “한국은 진공 포장 기술이 무척 발달해 있더라고요. 그걸 활용하면 식재료 준비하는데 시간이 단축되거든요. 그러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되고. 내년부터 뉴욕주 최저임금이 오르는데 업주들에게는 이게 큰 부담이 되거든. 그리고 매뉴얼화 된 식재료를 진공 포장 상태로 갖고 있으면 요식업에 정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창업하기가 수월하지 않겠나, 이런 생각에서 연구하고 있는 거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배웠다고 했는데. “제가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다른 도시로 출장을 가더라도 꼭 음식을 먹어보고 유명한 바 같은 업소들을 찾아가요. 제가 재즈를 워낙 좋아하니까 뉴올리언즈는 네 번쯤 다녀왔는데, 따지고 보면 제가 갖고 있는 음악이라는 문화 코드를 팔기 위해 새로운 문화를 습득하는 비즈니스 출장인 셈이죠.” -어느 도시가 제일 살기 좋았나. 맘에 드는 도시는. “내가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버는 곳. 남의 기준으로 평가할 게 아니더라고요. 예전에 아스토리아 살 때 퀸즈보로브리지를 건너는데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전혀 아름답지가 않더라고. 내가 먹고 살기 편해야 세상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턴테이블 같은 콘셉트라면 꼭 한인타운이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미국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미국에 관한 중요한 것들이 없어져 가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는 이게 옛날 미국의 힘이었다,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하면 그게 얼마나 대단했나요. 저는 그 힘이 1960년대, 70년대 미국 음악의 전성기에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국력이 커져야 문화가 융성하는 것이니까. 세계를 쥐락펴락하던 미국의 힘은 바로 문화의 힘이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이죠. 그걸 한인들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했지만 미국인들은 미국이 위대했던 시절을 모르고 있다? “한국인인 제가 이런 일을 꿈꾸는 게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맨해튼에 음악 빌딩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1만 스퀘어피트 정도 되는 5층 규모 건물에 음악과 관련된 것으로 가득 채우는 거죠. 중고 오디오나 LP 음반을 사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나 음식도 즐기고. 음식과 음악이라는 문화적인 요소를 결합하면 둘 다 살아나는 거죠. 맨해튼에는 매년 관광객이 6000만 명 이상 오잖아요. 그런 빌딩이 있다면 음악 좋아하는 사람은 한번 찾아올 거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 건지 상상해 보세요.” -앤디 워홀 작품으로 꾸민 노래방 룸을 돌아보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한인 동포들에게도 ‘우리 식당 문화가 이정도 수준입니다’ 하고 보여주고 싶다. “제가 처음에는 록에 빠져서 LP 판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재즈로 방향을 틀었다가 결국에는 클래식까지 이어지더라고요. 우리 한인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아주 많은데 제 클래식 콜렉션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대가의 연주를 원판으로 틀어줄 수 있는 정도예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와서 음악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그런 문화의 장으로 활용하셔도 좋지 않을까요.” 김일곤 기자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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