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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영어 줄임말

한국에서 영어 단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굳이 긴 영어 표현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알파벳 몇 자로 그 의미를 대체한 영어 줄임말을 쓴다면, 기억하기 쉽고 한국어에도 녹여 쓰기 좋은 장점이 있다.   문제는 영어 줄임말을 영어에 사용할 때 생긴다. 실제 영어에서는 한국어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약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 줄임말 중 상당수는 영어 원어민에게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어에서는 보통 기술적이거나 과학적인 용어를 나타낼 때 줄임말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SNS다. SN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ocial Network Service를 줄여 쓴 약어인데, 만약 해외에서 만난 친구에게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하면 그 친구에게 의문이 가득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 전문 용어인 SNS를 해외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하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특정 플랫폼 명을 언급한다.   한국에서 유행한 또 다른 약어들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영어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어인 ‘딩크(DINK)’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용어로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해외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통계학자나 경제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용어일 뿐, 이런 약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지 않는다. 외국인과 대화 시 이런 약어를 사용했는데 상대방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세한 추가 설명을 통해 상대를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축구 팬이라면 알 수 있는 단어인 ‘EPL’은 영국 잉글랜드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를 나타내는 ‘English Premier League’의 줄임말이다. 다른 국가의 축구 리그와는 달리, 국가명을 따로 붙이지 않기 때문에 정식 명칭은 ‘Premier League’다. 따라서 EPL은 영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해외에서 영국 프로축구를 얘기할 때는 EPL 대신 Premier League라고 해야 한다.   영어를 완전히 한글식으로 표현하여 영어 약어처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한국어 약어인데, 영어 work-life balance를 한국어 발음대로 쓴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앞글자만 딴 신조어다. 영어 표현에서 비롯되었지만 외국인에게 ‘워라밸’은 생소한 단어일 뿐이다. 비슷한 예로 ‘케바케’도 있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줄임말 영어 줄임말 콩글리시 영어 영어 약어

2024-03-03

[네이티브 잉글리시] ‘언택트’가 콩글리시?

콩글리시 단어들이 만들어진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파이팅(fighting)’과 같은 콩글리시 단어는 매우 모호해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단어를 보고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반면, 어떤 단어들은 종종 혼란스럽긴 하지만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 시간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해 보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의미를 파악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아이 쇼핑(eye shopping)’이 그런 경우다. 같은 의미를 가진 ‘윈도 쇼핑(window shopping)’만큼 쉽게 의미 추측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시대에 만들어져서 많이 사용됐던 비대면 서비스를 일컫는 ‘언택트(untact)’도 앞서 언급된 예시와 같이 단어만으로도 이해하기 쉬운 콩글리시다. 영어에서 접두사 un-을 붙이면 반대 또는 부정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영어를 쓰는 모든 사람에게 친숙하다. tact는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라는 영어 단어에서 왔는데, 팬데믹의 맥락에서 untact라는 단어는 접촉, 즉 contact가 없는 contactless를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의 맥락을 벗어나면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 어렵다. 이는 tact라는 단어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tact는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아는 감각을 말한다. 한마디로 ‘눈치’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코로나19 맥락이 아니라면 untact라는 단어는 un과 tact가 합쳐져 눈치가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스킨십(skinship)’은 콩글리시로 표현될 때 명백한 논리가 있는 것 같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 영어권 사람들은 이 단어가 skin이라는 단어와 relationship, friendship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ship 이라는 접미사의 조합인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조합된 단어는 피부와 관련 있는 어떤 관계를 나타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스킨십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출신에 따라 사람들이 단어를 받아들이는 개념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 친구나 가족의 피부를 맞닿는 접촉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유럽 문화에서는 인사의 의미로 친구나 가족을 껴안거나 성별에 상관없이 뺨에 입맞춤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는 단어 자체가 필요 없다. 스킨십은 말 그대로, ‘피부를 기반으로 한 어떠한 관계’라고 해석될 수 있는 혼란스러운 단어일 뿐이다. 짐 불리 / 한국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콩글리시 단어들 영어 단어 단어 자체

2023-04-09

[네이티브 잉글리시] 서비스·셀프·메뉴

해외에 있는 한국음식점에서 한국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반찬 등을 추가로 주문하면 매우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김치 등의 반찬은 무료가 아니며, 식후 문 밖으로 나가는 길에 커피나 매실 같은 후식 음료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은 비교적 매우 관대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든 가게에서 쇼핑을 하든 돈을 지불한 음식이나 물건 외 ‘서비스(service)’를 추가로 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사용하는 말 ‘서비스’는 콩글리시 표현이다.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는 영어 표현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온 더 하우스(on the house)’다. 여기서 the house는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당이나 술집을 의미한다. 따라서 on the house는 해당 식당이나 술집에서 해당 음식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의미다.   “Is this service?”보다 “Is this on the house?”라는 표현을 쓰면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인지 정확히 물어볼 수 있다. “Is this free?”는 일반 가게에서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소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이다. 따라서 식당에서는 on the house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서비스 외에도 한국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용하기 부적절한 콩글리시 표현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셀프(self)’가 있는데, 한국에 있는 많은 식당에서 고객이 스스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물, 음료, 반찬 등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이는 영어 단어 ‘self-service’의 단축형이다. 셀프라는 단어 자체로는 영어로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셀프서비스라는 표현은 셀프와 같은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놀랍게도 한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메뉴(menu)’도 콩글리시 표현이다. 영어에서 쓰이는 menu와 크진 않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영어로 menu는 개별 요리가 아니라 식당에서 제공하는 전체 요리 목록을 설명할 때 쓰인다.   한국어로는 친구에게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메뉴가 개별 요리가 아닌 전체 목록을 뜻하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대신, “메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their favorite thing on the menu is)” 혹은 menu item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메뉴 중 어떤 음식이 가장 먹고 싶은지(which menu item catches their eye)”를 물어볼 수 있다. 영어로 음식에 대한 일반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아닌 가장 좋아하는 음식(dish)에 대해 이야기해야 맞는 표현이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서비스 셀프 고객 서비스 영어 표현 콩글리시 표현들

2023-03-29

[네이티브 잉글리시] handle은 콩글리시일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에게 자동차에 ‘핸들(handle)’이 몇 개 있는지를 묻는다면 아마 4개 혹은 5개라고 대답할 것이다. 같은 질문을 한국인에게 하면 매우 다른 답변을 얻을 확률이 높다. 자동차 운전대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 steering wheel은 한국에서 handle이라는 말로 흔히 사용되는데 이는 영어에서 유래됐지만 한국어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조어다.   영어로 표현할 때, 자동차 핸들은 보통 차 문을 여닫는 문의 손잡이를 가리킨다. 몇몇 사람들은 오래된 차의 창문을 여는 데 사용되는 손잡이를 핸들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며, 트렁크를 여는 물리적인 손잡이가 있다면 그것도 핸들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대는 보편적으로 wheel이라고 불린다.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자동차 마니아가 만났을 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단어는 핸들 외에도 여러 가지 단어들이 있다. 사이드 브레이크, 백 미러, 타이어 펑크는 모두 영어 단어처럼 들리지만 한국어로 말했을 때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한국어로 사이드 브레이크(side brake)는 일반적으로 핸드 브레이크(hand brake)로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대신 주차 브레이크(parking brake)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 미러(back mirror)는 영어 단어로 백 미러를 뜻하는 rear-view mirror를 단순화한 것이다. 타이어 펑크는 타이어에 구멍이 난 것을 의미한 tire puncture의 줄임말인 것 같다. 그런데 영어로 ‘펑크(punk)’는 음악의 한 장르인 펑크록을 뜻한다.   이러한 단어들은 콩글리시의 가장 흔한 형태다. 이런 현상은 모든 언어에서 일어나며, 특히 영어에서 다양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카페(Cafe) 라는 단어는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프랑스어로 커피를 의미한다. 솜브레로(Sombrero)는 스페인어로 모자를 뜻하지만 영어로는 챙이 넓고 크라운이 높게 솟은 특정 멕시코 모자만을 뜻하며, 바게트(Baguette)는 빵 한 덩어리가 아닌 지팡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사실 외래어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loanword 자체도 독일어 Lehnwort에서 온 외래어다. 즉,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자동차 운전대에 대해 논의할 게 아니라면, 운전대를 steering wheel이 아닌 handle로 부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콩글리시는 올바른 영어구사법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handle 영어 단어 자동차 운전대 자동차 핸들

2023-03-10

"외국어 줄인다는 한국… '위스 코로나' 콩글리시 아이러니"

영국 유력 일간지가 한국의 언어문화 실태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위드 코로나' 등을 콕 집어 '콩글리시'의 예로 들었다.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베스트프렌드)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글날이던 지난 9일 김부겸 총리가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줄이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정부가 많이 쓰는 '위드 코로나' '언택트' 등도 콩글리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위드 코로나'는 한국정부가 내달부터 시행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표현한 말인데, 사실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기(living with coronavirus)로 표현되는 어구를 한국식 발음 '위드 코로나'로, 접촉없는 결제(contactless payments)를 '언택트'로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문은 개그맨·오바이트·아이쇼핑·베프·인싸 등의 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하며 한국인이 영어 단어를 축약하고 합쳐서 만든 조어뿐 아니라, 영어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한국식 발음도 콩글리시의 일종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포크'(Fork)나 '주스'(Juice)도 영국 입장에선 콩글리시다.   하지만 신문은 많은 언어학자들이 '콩글리시'를 언어의 성장과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음식과 영화·K팝,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PC bang'(PC방), 'oppa'(오빠), 'mukbang'(먹방) 등 26개의 단어를 새로 등록했다며,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간 사례를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콩글리시 외국어 코로나 콩글리시 위드 코로나 한국식 발음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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