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변화 위해 한인 학생들 나섰다
남가주에서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 목소리를 내는 한인 학생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기성 세대가 나서지 않는 사회적 문제를 앞장서 규탄하며,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비영리재단 이경원 리더십센터 산하 ‘한인 청소년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KAYLT)’ 소속 학생들은 특히 최근 경찰에 의해 피살된 양용씨와 관련, 당국을 규탄하는 집회를 자발적으로 주도했다. 2024 KAYLT 수퍼바이저를 맡은 매티 김(22)씨는 “학생들과 1차 집회에 참석했는데 사건 규모에 비해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것 같아 더 큰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며 “본격적으로 전단지를 만들고 SNS를 통해 알리며 2차, 3차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1차 집회 때는 LA총영사관을 비롯한 LA한인회, 한미연합회 등 주요 한인 단체나 한인 정치인들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KAYLT 소속 청소년과 대학생 10여 명이었다. 그들은 직접 집회를 조직하고, 소셜 미디어 캠페인 등을 통해 경찰의 잔혹함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 대응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김 수퍼바이저는 “불의를 보면 목소리를 내고, 긍정적 시각과 희망을 갖는 것이 젊은이들의 힘”이라며 “특히 LA한인타운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은 커뮤니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양용 사건을 통해 경찰에 대한 분노도 느꼈지만, 커뮤니티의 또 다른 구성원들도 양씨처럼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변화를 위한 움직임의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KAYLT 소속 에스더 장(18) 학생은 3차 집회 당시 “힘들고 위험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LA와 LA한인타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KAYLT는 4·29 폭동을 계기로 지난 2003년에 설립됐다. 한인 청소년 지도자 육성을 목표로 매년 여름마다 운영되고 있다. 올해 KAYLT 참가 학생들은 양용 사건 규탄 집회뿐만 아니라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에 맞서 인식 개선을 위한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예술 교육의 사회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고자 나선 한인 학생도 있다. 오렌지카운티(OC) 지역 ‘파인드 유얼 라이트(Find Your Light OC·이하 FYL)’ 설립자 라나 이(16)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이양은 지난 2022년 FYL을 설립한 뒤 3년간 여름마다 샌타애나 지역 저소득층과 홈리스 가정 아동들을 위한 뮤지컬 캠프를 직접 주최해오고 있다. 일반 학생들이 참가하는 뮤지컬 캠프에는 보통 400~500달러(일주일 기준)의 비용이 든다. OC 예술학교(OCSA)에 재학 중인 이양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예술 교육을 통해 소외된 지역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단체를 설립했다. 이양의 어머니 샤나 이씨는 “키즈웍스, 샌타애나 공공도서관, OC레스큐 미션, 보이즈앤걸스 클럽 등 비영리 단체들과 협력해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에게 뮤지컬 캠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제껏 지역 사회 내 빈부 격차로 인해 이러한 예술 교육 격차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왔지만, 시정을 위해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양은 “소외된 지역 사회의 아이들도 동등한 기회를 얻고, 그들이 자신의 빛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지역 사회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한국의 거제도 지역 학교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곳 아이들에게 미국 학생들이 누리는 동일한 기회와 접근성을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목소리 코멘트 한인 학생들 한인 청소년 la 한인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