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총구멍에 슬픔을 기고한다
창에 눈물 같은 빗물이 돌아오지 못할 길로 흐르고 수정체에 튀는 핏자국의 아우성은 땀내 품은 목덜미만 울고 있다 어린이의 손등에 긁힌 자국만 보아도 어미의 손발을 묶어가는 여기가 어린이 보호 천국이라는데 숨통을 끊는 총구멍엔 어찌 그리 관대함이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다 모순이 들어앉은 땅인가 평화가 파인 자리에 치닫는 상처투성이의 길들 부메랑이 되어 날아들까 말 막힌 통로에 불안의 그림자만 커간다 왜 죄 없는 아이들의 피 소식에 치를 떨며 핏물 같은 눈물을 쏟아야 하는가 행복의 정원에 방아쇠가 춤을 추는 여기 구멍의 나라 아이들의 미래를 관통하는 총구멍에 다음은 당신의 눈알을 빼주어야 할 차례가 닥칠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이 죽었다 많이 언제 또 그럴 것이다 부모 손에서 잘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다 빼앗아 보호소로 보내어 생이별을 시키는 그것이 과잉이 아니라는 그럴만한 법을 만지는 자들이여 어찌 총구멍은 그대로 두고 법만 만들어 파는가 그대들의 화구에 어린이의 미래가 죽는다 규제 못 하는 총구멍에 당신의 아이가 무릎을 꿇는다 무서운 곳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어린이의 오늘이 세상을 우그러트리는 당신의 총구멍에 슬픔을 기고한다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총구멍 어린이 보호 여기 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