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스티브 배넌, '의회 폭동 사태' 증언 거부로 기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의 증언 요구를 거부해 기소됐다. 12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의회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무시하고 관련 서류를 제공하지 않는 등 2건의 모욕 혐의로 배넌을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하원 특위는 지난 9월 23일 배넌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4명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극우 인사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고문을 지냈다. 특위는 그가 의회에 난입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백악관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위는 의회 폭동이 벌어지기 전날 의회의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모인 모임에 참석했고, 당시 그가 "내일은 모든 지옥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특위의 조사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 특권을 주장하며 참모들의 증언과 의회의 문서 접근을 막기 위해 소송 등을 하고 있고, 배넌 이를 앞세워 행정 특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의회에서 출석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에 하원은 이 문제를 법무부에 넘겼다. 다만 그동안 사안이 가진 복잡한 정치적 배경을 고려하면 법무부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법무부는 이날 '법치주의'를 앞세워 배넌의 기소 사실을 밝혔다. 혐의가 확정될 경우 각각 1개월∼1년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나는 취임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법무부가 법치주의를 준수하고 사실과 법을 따르며 법에 따른 공정한 정의를 추구한다는 말과 행동으로 미국인들에게 함께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의 기소는 이런 원칙에 대한 법무부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책사 의회 증언 의회 폭동 트럼프 행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