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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 사건' 중학교에서 한인 학생 폭행도 쉬쉬

한인 학생이 동급생의 폭행으로 앞니가 부러졌지만, 학교 측이 책임회피에 급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학교는 같은 시기 한인 학생 간 일명 ‘몸캠’ 사건이 벌어진 곳으로 학부모 불안도 커졌다.   익명을 원한 한인 학부모 A씨는 지난 5월 존 버로우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8학년)이 점심시간에 한인 동급생으로부터 일방 폭행을 당했지만, 학교 측은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6월 초 아이가 졸업을 앞두고 있었는데 5월 중순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면서 “학교 측은 아이가 친구와 싸워서 조금 다쳤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입과 코를 주먹으로 폭행당해 마치 권투선수처럼 얼굴에 멍이 들었다. 입에서 피가 계속 나 치과에 갔더니 앞니도 부러졌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놀란 A씨는 학교 측에 자초지종을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가해자 학생 보호를 이유로 A씨에게 관련 정보 제공을 꺼렸다고 한다.   A씨는 “가해 학생이 점심시간에 우리 아이의 눈코입을 일방적으로 계속 때렸다”면서 “학교 측에 가해 학생에 대한 신상정보와 향후 대응을 물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말해주지 않았고 가해 학생이 사과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A씨는 이어 “아이는 영구치가 부러져 나중에 임플란트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졸업을 앞두고 우리 아이를 가해 학생과 분리해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했지만, 학교 측은 안 된다고 했다. 6월 졸업 때까지 가해 학생을 상담사 옆에 있게 한 것이 전부”라고 전했다.   결국 A씨는 학교 경찰에 사건신고를 접수했지만, 학교 측은 이후 별다른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마음의 상처를 받은 우리 아이를 위해 가해 학생의 사과라도 받고 싶다고 학교에 이메일을 여러 번 보냈다”면서 “하지만 학교 측은 아이 치료비를 LA통합교육구(LAUSD)에 청구하라고 안내만 했다. 학교 측이 아이들이 졸업하기만을 기다리고 사건을 덮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 자녀는 존 버로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당시 병원 치료비 등은 LAUSD와 처리 중이라고 한다.   A씨는 “학교나 LAUSD가 학생 간 폭행사건 발생 때 제대로 된 교칙을 적용하면 좋겠다”면서 “특히 가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 현재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존 버로우 중학교 사건 담당자에게 전화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같은 시기 이 학교에서는 당시 8학년이던 한인 A학생(남)과 B학생(여)이 C학생(남)의 몸캠 사진을 친구들 소셜미디어에 유포하거나 직접 보여준 사실이 발각된 바 있다. 〈본지 9월 9일자 A-1면〉   한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 3~4월쯤 한인 A학생과B학생은 친구인 다른 한인 C학생을 노렸다고 한다. B학생은C학생에게 셀폰 문자 등으로 이야기를 걸며 신체촬영을 요구했고, C학생은 자기 몸 일부를 찍어 셀폰으로 B학생에게 전송했다고 한다. 관련기사 한인 중학생들 동급생 몸캠사진 유포…타운 인근 존 버로우 중학교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한인 중학교 한인 학생 한인 c학생 한인 a학생

2024-11-12

[삶의 뜨락에서] 늙었기에 다음은?

나는 많이 늙었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소학교 중학교 때는 친우들하고 헛되게 보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럽게 “아, 인생이란 현재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걸 깨달았다. 인생에는 항상 ‘내일’을 준비해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대학 때부터는 앞을 보고, 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길렀다. 한 달 후면 학기말 시험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서, 학기말 시험을 미리 준비해놓는다. 대학 졸업하면 군대에 가고, 군대에서 제대하면 미국에 가고…, 이처럼 미리 앞을 보면서, 앞일을 계획하면서, 앞일을 준비하면서 살아왔다.     젊었을 때, 서툰 영어 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다. 살아남았다. 언젠가는 나도 늙으리라는 것을 예견했다. 퇴직금을 저축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먹히면먹힐수록, 세월이 빨리 가는 것을 느꼈다. 나만은 안 늙어주기를 바랐는데, 바람은 소용없었다. 나는 늙고 말았다. 은퇴했다. 젊었을 때 준비해두었던 퇴직금이 있기에 밥걱정은 없다. 친우들을 만나 골프를 친다. 책을 읽으면서 태평하게 지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오늘 하루 살면, 내 생명이 하루 줄어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를 내가 ‘공것’으로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 ‘하루 사는 것’은, 실은 내 생명의 하루를 내가 갉아먹고 있다. 오늘 하루가 내 생명의 하루이니, 하루하루가 엄청 중요함을 알았다. 이 중요한 하루를 어떻게 해야 유용하게 보낼 수 있나? 하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한정 늙어지는 것은 아니다. 늙음이 끝나면? 다음은 죽음이다. 죽음도 무한정이지 않다.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있다. 낮이나 밤은 무한하지 않다. 어느 기간 동안 낮이었다가, 그리고 어느 기간 밤이었다가, 이처럼 낮과 밤은 윤회한다. 죽음도 어느 기간 동안 죽어 있다가 다시 태어난다. 삶도 어느 정도 살아 있다가 다시 죽는다. 삶과 죽음은 윤회하고 있다.     죽으면, 죽은 자들은 저승(하늘나라, 인간, 동물, 지옥)에서 태어난다. 우리가 만약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경우, 이 세상에 갓난아이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죽으면, 이 세상도 저승이다.     이 세상의 움직임은 연기(緣起)다. 이것이 있음으로써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어짐으로써 저것이 없어진다. 인연 따라 생기고 인연 따라 없어진다. 이게 인과응보이다. 선량한 행위는, 어느 땐가는, 좋은 과보를 받는다. 악한 행위는, 어느 땐가는, 나쁜 과보를 받는다.     늙었으면, 우리는 죽음을 채비한다. 이 귀중한 하루하루를, 헛되게 보내서는 안 된다. 저승에서 태어날 때, 좋은 복을 갖고 태어날 준비를 해놓은 게 좋겠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가족하고 오순도순 지낸다. 친우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살생, 도둑질, 거짓말 등 남을 해치는 이를 해서는 안 된다. 남을 해치는 일을 하면, 인과응보라, 그 과보를 현세에서 혹은 저승에서 받게 된다. 남을 해치는 나쁜 행위를 많이 저지르면, 저승에서, 좋은 복을 갖고 태어나기가 어렵다. 이미 못된 짓을 저질렀다면, 참회해야 한다. 가장 좋은 일은, 남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조성내 /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 조교수삶의 뜨락에서 기간 동안 소학교 중학교 살생 도둑질

2024-10-23

뉴욕시 중학교, 어디든 지원 가능

앞으로 뉴욕시 5학년 학생은 5개 보로 내에 있는 모든 중학교(6~8학년)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7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과 시 교육국(DOE)은 공립교 입학 정책 변경사항을 내놓고, 뉴욕시 중학교 지원시 학군 요건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거주 지역 밖 중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5학년 학생은 앞으로 뉴욕시 5개 보로 내 어느 학교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여전히 학군 내 거주자, 형제·자매가 이미 다니는 학교에 지원할 경우 우선권을 줄 계획이라고 시 교육국은 밝혔다.   또한 시 교육국은 고등학교 지원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전에는 8학년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12개로 한정됐다. 공립교 지원 및 등록 허브인 ‘마이스쿨’(MySchools) 포털에서는 고등학교 지원서를 작성하면 특정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을 가능성을 높음·보통·낮음 등 세 단계로 알려주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지원 횟수 제한을 아예 안 두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시 고등학교 지원은 10월 1일에 시작돼 12월 4일에 마감된다. 중학교 지원은 10월 9일에 시작, 12월 13일에 마감된다. 합격 발표는 2025년 4월 9일이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중학교 지원 고등학교 지원서 중학교 지원 뉴욕시 중학교

2024-09-30

남가주 학교 곳곳서 총격 암시 게시글 떠돌아 경찰 비상

남가주 지역 학교 여러 곳에 총격 등 공격을 암시한 경고 글이 인터넷에 떠돌아 수사당국과 학교, 학부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버사이드에서는 13세 여학생이 다른 학생들에 대한 위협 게시글을 올려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17일 ABC7 방송에 따르면 보니타통합교육구는 라번과 샌디마스 지역에 위치한 학교들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확인해 이를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이 관계자는 확인 결과 해당 게시글에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셰리프국과 경찰국들이 추가 인력을 해당 학교들에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스할리우드에 있는 월터 리드 중학교는 17일 잠시 폐쇄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시글을 확인해 학교가 안전한 것인지 상황을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타애나 지역의 학교에서도 위협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캠퍼스 전역을 확인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LA학교경찰국(LASPD)는 17일 성명을 발표, 미국 전역은 물론 역내 학교들에 대한 위협 게시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 수사당국과 확인한 결과 위협에 신빙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관련 게시글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7일 리버사이드에서는 체마와 중학교에 대한 위협 게시글을 소셜미디어에 두 차례 올린 13세 여학생이 체포됐다. 그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이름을 게시글에 적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집에 일찍 데려가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체포된 여학생이 어떤 형태의 위협 게시글을 올렸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학교 측으로부터 관련 신고를 받아 학생 집에 대한 수색 절차를 밟았고 이 학생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달 초 조지아주 와인더의 한 고등학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네 명이 숨진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위협 게시글 소동이 수십 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만 16일 14세 남학생 한 명, 11일 15세 학생이 소셜미디어 등에 위협 게시글을 올려 체포된 바 있다. LA타임스는 한 현지 방송을 인용, 북가주 및 새크라멘토 지역에서도 최소 8명이 비슷한 이유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학교 남가주 총기 사건 위협 중학교 고등학교

2024-09-18

[독자 마당] 남편의 일기장

우리 집 서재에 있는 책장 한쪽에는 남편이 1971년부터 쓴 일기장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그 일기장에는 소중한 우리 가족의 미국 생활 기록들이 담겨 있다.     얼마 전 그중 1979년에 남편이 쓴 일기장, 그러니까 45년 전의 일기장 내용 가운데 한 부분을 읽어 보게 되었다. 당시 아들은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Cy-Fair라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아들은 ‘아버지’란 주제로 에세이를 쓴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느 날 교장 선생님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를 승낙했고 ‘현대 미국 영어의 발달 과정’에 대한 특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대학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기에 강의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일기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특강 소식을 접한 이웃 중학교로부터도 동일한 주제의 특강을 요청받았다고 한다. 이번에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편은 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도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교사 대상 특강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관련 특강도 요청받았다는 것이다.   남편은 학생들에게 한글의 장점을  재미 있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리고 칠판에 ‘나비야’라는 동요의 노랫말을 적고 학생들과 함께 불렀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를 계기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임을 확신하게 됐고 가슴이 너무 뿌듯했다고 일기장에 썼다.   그리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의 일이다. 이제 어느덧 내 나이도 90줄에 들어섰지만, 요즘도 남편의 일기장을 자주 뒤적거린다. 남편의 일기장은 우리 가족의 삶의 기록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따금 잊힌 지난 일들을 찾아볼 수 있는 사전과 같은 역활도 한다.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일기장 남편 일기장 내용 특강 소식 중학교 교사들

2024-05-28

[문예 마당] 4·19혁명과 어머니

이 우울은 언제부터 스며들었을까. 바닷바람에 소리 없이 흘러가는 산안개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나와 함께 한 지 꽤 오래되었다. 산안개처럼 가기도 하고, 때로는 갔다가 다시 오기도 한다. 6·25 전쟁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4월을 돌고 돌아 우리 형제들을 치마폭에 안으셨던 어머니 생각에 우울한가 보다. 아니, 어쩌면 이십여 년 전, 오피스 근방 길거리에서 살다가 우리 집으로 입양되어 살았던 두 마리 고양이와 친구도, 배필도 없이 그리피스 공원에서 십여 년을 맴돌던 외톨이 산사자 P-22의 외롭고 아팠던 삶과 죽음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사람도 죽는데, 마음 쓰지 말거라’ 하실 것이다.     숱한 일을 겪으셨던 어머니는 4월이 되면 다시 이생을 방문하신다. 나는 학생들이 주동이 되었던 데모가 정권을 뒤엎을 수 있었던 ‘4·19 혁명’의 정치적 관념과 멀리 있었다. 그저 쫓기는 흑백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이들을 뒤쫓는 경찰들, 희뿌연 최루탄 연기가 기억 속에 멈추어 있을 뿐이다. 범벅의 카오스 가운데 엄마가 있고, 엄마는 엄마의 특수했던 그 날의 동선(動線)과 함께 되돌아온다.   엄마의 동선은 이랬다. ‘4·19 혁명’은 내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두어 달이 지났을 때 터졌다. 정치인들의 부패를 규탄하는 데모가 혁명 이전부터 거의 매일 광화문을 중심으로 있었는데, 밥상머리에서 주워듣던 신문보도에 의하면 데모는 나날이 격앙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꽤 많은 초, 중고교 캠퍼스가 사대문 안에, 주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 중에는 큰 조카와 내가 각각 다른 여자 중학교에, 작은 오빠는 근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산재한 학교들과 학생들에게 경계를 이루지 않는 매운 최루탄 연기는 아비규환의 전쟁 아닌 전쟁터를 넓히고 있었다. 계엄령 선포로 학생들은 즉시 퇴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날, 엄마는 나를 데리러 오지 않으시고 조카의 학교로 향하셨다고 한다. 6·25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조카는 자기 엄마와 분가해서 다른 곳에 살고 있었다. 그 애는 나보다 한 학년이 위였다. 나는 혼자 걸어서 집에 갔다.     그랬던 4월은 내 기억에 회색과 검은색으로 희미하게 채색되어 남아있다. TS 엘리엇(1888-1965)은 ‘황무지’라는 무려 434행으로 구성된 시에서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시작한다. 이 부분은 인기가 많다. 시 ‘황무지’는 나에게는 철학 논문 같기도 하다. 그의 개인적 삶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는 난해하고 지루한 글이다. 엘리엇도 4월에 전사한 친구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을 시로 쓴 것이었고, 죽음이라는 자연의 섭리가 끝이 아니라 부활의 시작이라는 희망을 준다. 어디 4월만 잔인하랴. 어디 죽음만 있으랴.   뮤지컬 ‘캣츠’로 많은 이에게 친근한 엘리엇은 미국 출생이었지만 영국에 귀화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도 재학한 적이 있었다. 그에게 영국은 편안한 곳이었나 보다. 시, 희곡, 소설 등 다작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였던 그는 평론가이며 출판가이기도 했다. 그의 시 ‘황무지’의 서두가, 월트 휘트먼과 제프리 차우서의 시와 많이 닮았다는 혹평도 있다. 그 외에도 기독교, 인도 철학, 로마나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내용으로 짜깁기도 많이 했다고 알려져 있다.     ‘4·19 학생운동’ 계엄령이 선포되고, 서울 안에 있는 모든 학교가 강제로 폐교되었을 때, 나를 뒷 전으로 하셨던 어머니, 쌔~애 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서둘러 조카를 찾아 그 애의 학교로 향하셨던 어머니가 카오스의 광화문 광장 중심에 있는 나를 염두에 두지 않으셨을 리는 없다. 그저 내가 우선순위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10년이 지났던 그때에도 조카의 아버지를 잃어서 생겼던, 아물기를 거절하고 있던 생채기가 세상을 향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어제는 칼라바사스에 있는 킹 질렛 커뮤니티 파크 센터에서 하는 소품 전시회에 들렸다. 소박하고 유명세에 관심이 없는 화가들의 작품은 평화로웠다. 전시 센터에서 P-22의 얼굴이 새겨진 9″x 12″x 0.5″ 크기의 우드버닝(pyrography) 작품을 발견했다. 녀석의 약간은 두려우면서도 강렬했던 눈빛이 좀 온순하게 표현되기는 했어도, 마음에 들었다. 녀석은 P-22라는 이름표를 달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도 죽는데, 마음 쓰지 말거라’ 하시던 어머니도 P-22를 아끼실 것 같다.   류 모니카 / 수필가문예 마당 어머니 혁명 어머니 생각 여자 중학교 혁명 이전

2024-04-25

[알파세대의 특징과 교수법] 21세기에 온전하게 시작된 첫 세대

베이비 부머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는 세대(generation)를 의미하는 단어가 이렇게 줄줄이 나올 줄은 몰랐던 것같다. 만약 미리 알았다면 좀 더 의미가 명확한 단어를 썼을 것같다. 요즘 청소년 층을 지칭하는 젠지(Generation Z)가 한참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알파세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세대는 젠지 청소년층 보다 더 어린 나이대다. 젠지와 무엇이 크게 다를까 싶은데 거기에는 팬데믹이라는 구분자가 이들을 나누고 있다. 현직 교사의 온라인 수기를 중심으로 알파세대에 대해서 알아본다.     중학교 교사인 제시카 키토는 동료 교사들과의 모임에서 게스트 스피커로 나온 앨리슨 러셀이라는 사람이 젊은 사람들의 감성 지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기의 딸이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알파세대에 속한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제시카도 이 용어를 처음 들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교사인 제시카는 물론, 그 세대를 자녀로 둔 밀레니얼 세대 학부모들도 알아야 하는 내용이 있다. 가장 젊은 세대의 특성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그들이 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교사 시점에서 제시카의 얘기를 들어보자.  알파세대로 나눈 이유가 설명된다.   “나는 읽기 쓰기 전문가 코칭 교사로 20년을 보내고 전문성 개발을 제공하면서 이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보았다. 교사들이 급변하는 커리큘럼 추세 및 평가 요구 사항에 대한 불만을 청취하고 읽기 교육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고 지난 몇 년 동안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하는 기간과 그 이후에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현재 나는 18곳의 K-12 학교에서 교사를 지도하고 있다.학업 지연 및 행동 문제를 포함하여 학교의 현재 문제에 대해 교사 및 지도자들과 대화할 때, 코로나19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나는 마음 속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 팬데믹을 넘어서는 것임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알파세대를 그토록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이 세대의 강점에 알기 위해 우리의 교수법을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알파세대 명칭의 유래와 이해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라는 명칭은 호주의 세대 연구자이자 기업 컨설턴트인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이  작명했다. 맥크린들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자녀들은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의 중요 앱인 인스타그램이 출시된 해인 2010년부터 태어났다. 그는 초창기부터 "그들은 스크리너(screener)였다"고 말했다.     맥크린들은 2015년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알파세대'라는 작명 이유를 묻는 질문에 "A세대로 돌아가는 건 말도 안 된다"며 21세기에 완전히 태어난 첫 번째 세대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는 과거로의 복귀가 아닌 새로운 것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맥크린들의 지적이 옳다. 이 세대 아이들은 이전의 모든 세대와 다르다. 그러나 알파세대의 아이들이 다른 세대보다 더 이른 나이에 더 많은 정보와 연결성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며 그들을 교육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     이 세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멈췄을 당시 모두 10세 이하였다. 그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포위된 세상을 경험했으며 이제 한 사람의 행동이 많은 사람의 안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이 아이들은 아마도 걸을 수 있기 전에 아이패드 같은 장치를 손에 쥐고 있던 첫 번째 세대일 것이다.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를 목격하거나 페이스타임을 통해 멀리 떨어진 가족과 소통하거나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SNS를 통해 친밀한 우정을 쌓는 등 세상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본질적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사실은 알파세대의 세계관이 형성되는 방식의 일부일 뿐이다.     이 세대의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들의 대부분은 현재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들은 청소년기를 거쳐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환하면서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중학교 교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학생들이 현재의 학교 교육 표준에 적응하는 데 얼마나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수많은 대화가 교육자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많은 교사와 행정가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손실, 행동 문제 및 발달 정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참여도가 낮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중학교에서 기대되는 학업적 또는 사회적 기술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 좌절감을 느끼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자주 공유한다.   어떤 논의든간에 학생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놓쳤던 시절과 이전 학습 경험의 상실로 인해 현재 학생들의 성공이 얼마나 어려운지로 결론이 난다.     알파세대에 대한 우려와 기대   중학교 교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제시카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학생의 수업 참여다. 알파세대의 독특한 강점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알파세대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많은 교육자들이 더 이상 학교 수업에 이들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근거다. 이들 세대 중 다수는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 발견할 수 없는 것 중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이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을 위한 수업을 위해서 기대할 것은 이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찾는 것이다. 교육자들이 그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나요?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중학교 교사의 한 가지 희망은 많은 학생이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자의 역할은 학습 경험을 만들면서 그러한 탐구 과정에서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성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려하면서 연결성, 호기심, 공감 능력 및 변화에 대한 열망을 포함하여 이 세대 학생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세대는 고립무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의외로 글로벌 연결에 대한 깊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첨단 기기를 사용하여 전 세계 사람들과 쉽게 소통한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청중과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의 목소리가 교실을 넘어 확장될 수 있어 참여도가 높아졌다.   호기심은 교육자들에게 권장하는 또 다른 알파세대의 특성이다.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아이들은 호기심을 갖게 됐으며 그들이 갖고 있는 큰 질문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학습에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면 학생들은 호기심을  적절하게 만족시켜 줄 수 있다.   사춘기의 불안 때문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중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이 공감 능력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말한다. 부분적으로는 성장 단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결성과도 관련이 있다. 디지털 세계를 통해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사람과 아이디어에 노출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사회 생활이 우리 사회 생활과 어떻게 다른지, 온라인에서 주의하는 방법과 훌륭한 디지털 시민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이 자신의 이웃과 지역 사회를 넘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많은 숫자가 환경 보호, 홈리스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열정을 갖고 있는 것도 풍부한 디지털 생활 덕분이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옳은 것을 위해 싸우고 승리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교육자나 학부모가 비록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다가올 일에 대해 그들을 완전히 준비시킬 수는 없지만 그들과 함께 삶의 경험, 지식 및 지혜를 그들과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길을 어떤 길로 가도록 강요하려는 충동을 극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따라갈 길은 윗세대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기 때문이다. 장병희 기자알파세대의 특징과 교수법 온전 시작 알파세대 명칭 현재 중학교 현직 교사

2024-03-10

[이 아침에]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육 학년 칠 반에 입학했다. 가슴에 손수건을 단 아이처럼 설레며 컴퓨터를 열었다. 이국땅에서 50여 년이 지나서야 단발머리 문학소녀의 꿈을 찾았다. 뒤늦게 시작한 탓에 은퇴 후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경희사이버대학 미디어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에 대한 초석을 닦았다. 문학사와 시, 수필, 아동문학, 소설, 희곡, 논술과 독서지도까지 섭렵하며 새벽잠을 깨웠다. 많은 책을 읽고 감상 리포트를 쓰며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쓴 시, 동화, 소설을 학과 게시판에 올리면 학우들이 읽고 자신의 소견이나 평을 써 올렸다. 그 후 실시간 줌으로 교수님과 함께 합평 시간을 가졌다. 합평을 들은 후 교정하고 퇴고한 글을 다시 제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지 않았을는지.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지식의 깊이를 더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묵은 뇌를 새롭게 하여(renew) 한결 젊어지는 것 같았다. 게다가 태평양을 건너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한국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장소와 시차를 극복하며 공부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졸업이란 학생이 학교 규정에 따른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친다는 의미다. 나 또한 졸업이라는 과정을 통과했다. 시골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서울 중학교로 진학한다는 기대로 부풀었다. 중학교 졸업식 날, 쏟아지는 함박눈이 내 앞길을 축복해주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식에선 대학의 좁은 문을 통과해 넓은 학문의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열망으로 차 있었다. 교육대학 문을 나설 땐 긴장했다. 교육 현장에 나가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으리라.     미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먼저 유아교육(Early Child Development) 과정을 공부하고 졸업장을 받았다. 커뮤니티 2세 교육의 뜻을 펼치고자 어린이학교를 설립해 30년간 운영했다. 해마다 졸업식을 성대하게 준비했다. 그들의 성장과 활동을 담은 앨범을 제작하고 트로피를 수여하며 마음껏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하객 없는 졸업식을 해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어 식장을 정성껏 마련했다. 졸업생 한 사람씩 순서를 진행하며 학교 문을 내보내야 했다. 마스크 속에서 안아줄 수도 없는 서운함을 남긴 채. 그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평생 해오던 일을 내려놓으며 은퇴했다.   내 나이 칠십이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점을 이수함으로 졸업이라는 문에 이르렀다. 돋보기 속 아픈 눈을 비비며 책장을 넘겼다. 새벽 3시에 열리는 실시간 합평 세미나를 위해 밤잠을 설치는 어려움을 겪었다. 형설의 공을 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겠지. ‘해냈구나! 잘했다!’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길 원했다. 졸업장에 금테를 두르는 걸로 대신할까? 우스갯소리를 던지며 나를 위한 졸업 축하 카드를 만들어 보았다.   졸업을 한 단계에서 할 몫을 다 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남기고 싶다. 남은 내 인생에 또 다른 출발로 다가온다. 이제 배운 이론과 실기를 좋은 글쓰기에 적용할 터.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오직 내가 그것을 잡으려고 쫓아가노라.’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졸업장 칠순 고등학교 졸업식 중학교 졸업식 서울 중학교로

2024-02-22

초 중학교 분할 반대 시위 속 논란 가중

캠퍼스에 정해진 숫자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등록하고 있다면 학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한인 학생도 100여명 재학 중인 포터랜치스쿨(Porter Ranch Community School)이 늘어나는 학생 숫자를 감당할 수 없어 7~8학년 중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 방안을 밝히자 학부모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29일 등교 시간에 맞춰 수업을 거부하고 반대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에는 현재 1400여 명이 재학 중인데 관내 학생들의 등록을 더이상 받지 않고 있다. 갈수록 숫자가 줄어 폐교하는 LA통합교육구 일부 학교의 현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재학생 중 아시안은 31%, 백인이 26%, 라틴계가 17%다. 학교는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KDLP)이 10년 넘게 운영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위 학부모들은 여러 자녀를 한 학교에 보내고 있어 중학생들을 채츠워스고교(4.5마일 거리)로 옮기면 불편이 가중되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캠퍼스에 보내는 것은 학부모 입장에서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학교 측은 29일 저녁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었지만 해결책이 제시되거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았다.     LA통합교육구 북부지역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바카 교육감은 “내년까지는 전학이 없다”고 못박고 “다만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현장 마련이라는 대원칙을 위해 다양한 선택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29일 전했다.     학교 주변에서는 인근에 학교 건물을 짓자거나 가건물이라도 동원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한편 캠퍼스 인근 신규 주택 공사가 마무리 되고 있어 내년에도 적지않은 학생들이 입학을 희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구와 학교측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중학교 반대 반대 시위 논란 가중 시위 학부모들

2024-01-30

[사설] 고 김영옥 대령 ‘한미동맹상’ 수상 의미

고 김영옥 대령이 ‘제11회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수상했다.  ‘한미동맹상’은 한국 국방부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상으로 한미 관계 발전에 공로가 큰 인물에게 주어진다. 국방부는 “고 김영옥 대령이 보여준 뛰어난 용맹과 애국심, 인간애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미동맹상’은 10년 전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첫 수상자인 6·25 전쟁 영웅 고 월튼 워커 예비역 대장을 비롯해 지난해 댄 설리번 연방상원의원까지 역대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권위가 있는 상이다.     고 김영옥 대령은 첫 한인 수상자라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번 수상은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LA에서 출생한 고 김영옥 대령은 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에 참전,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일본계로 구성된 부대의 지휘관을 맡아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6·25 발발 소식이 들리자 자진 재입대 참전했다. 이런 공로로 미국에서 수훈십자장,은성무공훈장 등을 한국에서는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미주 한인 사회의 영웅이기도 하다. 한인 사회의 명예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한미건강정보센터, 한미연합회 등 비영리 단체들을 설립해 한인 권익 향상에도 기여했다. 그의 이런 헌신은 한인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LA한인타운에 김영옥 중학교가 생기고, UC리버사이드에 김영옥 연구소가 설립된 것도 이런 그의 공로를 기억하고 차세대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지난 5월에는 미 육군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미 육군의 역사를 빛낸 위대한 군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현재 연방의회에는 그에게 연방의회 금메달을 수여하자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한인 연방 의원들이 중심이 돼 추진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사설 한미동맹상 김영옥 김영옥 대령 백선엽 한미동맹상 김영옥 중학교

2023-11-15

[삶의 향기] 고(苦)와 낙(樂)의 원인

인생은 고해(苦海)다. '고통'이라고 하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전쟁, 기아 같은 심각한 것들을 주로 떠 올리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 더 가깝다.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것은 세계평화나 남북통일 같은 거창한 것 보다는 동료와의 언쟁이나 말실수 같은 사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행복도 일확천금이나 대학 입학, 사업성공 보다는 '마음이 요란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가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에 가깝다.   종교 생활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고를 피하고 낙을 누리자는 것'이 아닐까. 어떤 분은 종교의 목적을 행복에 국한 시켜서는 안 된다고 하시며, 세계평화나 깨달음 같은 좀 더 '폼 나는 것'(?) 이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부처님께서 일생동안 하신 팔만사천법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고통, 다른 하나는 고통의 소멸. 필자가 출가한 이유도, 나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교무생활을 하는 것도 결국은 행복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행복 없이는 세계평화와 깨달음도 있을 수 없고, 참다운 행복은 세계평화와 깨달음까지를 포함한다.   육신의 병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해결법이 있듯이 마음의 병인 괴로움에도 원인이 있고 해결책이 존재할 것이다. 오늘은 낙을 버리고 고로 들어가는 원인 중 '고락의 근원을 알지 못함'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무식이 죄일까. 다소 불편할 수는 있겠으나, 굳이 죄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불가에서는 어떨까. 무식은 죄 맞다. 물론 '지식의 양이나 학력'을 의미하는 사회의 무식과 '분별주착에 의한 어리석음'을 뜻하는 불가의 무식은 차이가 있겠지만, 불가에서 무식(어리석음)은 죄가 맞다.   모르는 것이 왜 죄가 될까. 괴로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새로 사온 전자레인지안에, 뚜껑이 닫힌 박카스를 넣고 돌리는 바람에 병이 폭발하는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사용설명서를 숙지하지 않은 탓이다. 중학교 수학시험 시간에 공식이 기억 안 나서 3분이면 풀 문제를 모든 경우의 수를 일일이 대입해서 20분 만에 푼 적도 있다. 머리가 나쁘면(진리를 모르면) 육체적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인간사는 진리에 따라 움직인다. 진리를 모르고 인간의 시비이해를 판단하고 행동하면, 사용법을 모르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전자레인지는 깨지면 청소하고 다시 구입하면 그만이지만, 잘못된 판단과 행동은 영생을 그르칠 수 있다.   사회에서도 '몰랐다'는 것은 양형에 참고가 될 수는 있으나 불법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몰라서 했다 하더라도 과속으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고, 마약 유통으로 사회를 병들게 했다면 죄를 묻는 것이 상식이다.     부처님께서도 자연과 부모님, 이웃과 법률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 것이 큰 배은(背恩)이라고 하셨다. 모르는 것(어리석음)은 죄라는 말이다. 부지런히 공부하자. 진리공부, 마음공부 말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원인 진리공부 마음공부 중학교 수학시험 종교 생활

2023-10-09

라이즈고향 중학교 ‘교사 신축’ 난항

LA한인타운 내 유명 차터스쿨인 라이즈고향 중학교의 피코-유니언 지역 학교 신축 프로젝트가 일부 주민들의 반대와 교육구의 방관으로 난관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라이즈 고향 중학교에 따르면 당초 이달 중으로 예정돼 있었던 LA통합교육구(LAUSD)의 학교 신축 허가 투표가 주민들의 반발로 결국 미뤄졌다.   학교 관계자는 “이미 주 정부로부터 학교 신축 관련 기금 지원 승인도 다 받아놓은 상태인데 갑자기 제동이 걸려 난감하다”며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과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인데 진전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이즈고향 중학교 프로젝트는 연면적 6만9200스퀘어피트 규모 4층 건물에 450명(6~8학년)의 학생, 40명의 교사를 위한 21개 교실 마련이 핵심이다.   학교 측은 오는 2025년 건물을 완공하고 영구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가주역량강화주민연합(ACCE) LA지부 및 피코-유니언 지역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본지 5월 5일자 A-1면〉 반대 측은 해당 부지에 저소득층 거주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라이즈고향 초등학교가 있는 라파예트 파크 인근 건물로 임시 이전한 라이즈고향 중학교는 이날 지역사회와 네트워킹을 위해 조찬 행사를 열고 좋은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스 김 교장은 “‘고향’은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곳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고향처럼 여기고 편안함과 정겨운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며 “우리 학교는 매주 수요일 ‘문화의 날(Culture Wednesday)’ 행사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격려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LA한인회, 체인지이스트,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 HOLA(Heart of Los Angeles) 등이 참석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라이즈고향 프로젝트 반면 중학교 신축 프로젝트 학교 신축

2023-09-27

한인타운 '라이즈 고향' 중·고교 이전

LA한인타운에 위치한 라이즈 고향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최근 각각 이전했다.   윌셔 불러바드와 윌셔 플레이스에 있던 라이즈 고향 중학교는 현재 6가와 사우스 벤톤웨이(600 S. La Fayette Park Place, LA, 90057)로 옮긴 상태다.   이전한 자리는 라이즈 고향 초등학교가 있는 곳으로 중학교가 함께 같은 건물을 사용하게 됐다.   중학교가 이전해 오기 전에 초등학교와 함께 있었던 라이즈 고향 고등학교는 보드리 애비뉴와 템플 스트리트 선상(1081 W. Temple St.)으로 임시 이전했다. 고등학교는 이후 내년 1월에는 버몬트 애비뉴와 1가 인근(3500 W. 1st St.)으로 영구적으로 옮기게 된다.     학교 측에 따르면 중학교 건물은 재개발 계획으로 이전하게 됐으며 고등학교는 라이즈 고향 소유의 건물로 이전이 확정됐다.   학교 측은 이전 고등학교 건물은 체육관이 없어 공원에서 수업을 진행했지만, 내년 1월부터는 학교 내 체육관에서 더욱 안전하게 학생들이 체육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또 라이즈 고향 중학교도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LA통합교육구(LAUSD)로부터 그랜트를 받아 오는 2025년에 새 건물을 설립해 이전할 계획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라이즈 고향 중학교 루스 김 교장은 “라이즈 고향이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 제공을 위해 대이동을 하게 된다”며 “라이즈 고향 공립 차터 스쿨은 내일(10일)부터 가을학기를 시작해 최고의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학교는 학년별 상담교사가 있어 더욱 세심하고 깊은 상담이 가능하다. 일반 공립학교는 평균적으로 학생 570명당 상담교사가 1명이지만 라이즈 고향은 학생 100명당 상담교사 1명의 비율이다”며 “라이즈 고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중 하나가 교사와 학생 간의 유대 관계 형성이다.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해 높은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라이즈 고향 중학교는 매년 ‘인생체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 행사는 2박 3일 혹은 3박 4일간의 타주 여행을 통해 교우 및 교사와의 깊은 유대감 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매년 설날 및 추석에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즈 고향은 다민족이 거주하는 LA에서 민족 간의 형평성과 존중, 평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라이즈 고향 중학교는 지난 2012년에 가장 먼저 설립됐고 이후 고등학교가 2016년,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시작됐다.   ▶등록 문의:(323)954-9957 ext.1020(한국어), 1030(영어)       김예진 기자한인타운 라이즈 라이즈 고향 한인타운 라이즈 중학교 건물

2023-08-08

둘루스 스쿨존 과속 단속 강화

귀넷 카운티 공립학교가 2일부터 개학하는 가운데, 둘루스 경찰이 관할 구역 스쿨존에 카메라를 설치해 과속 단속을 강화한다.   둘루스 경찰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2일부터 해당 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과속하는 차량을 단속한다고 발표했다. 해당하는 학교는 채터후치 초등학교(2930 Albion Farm Rd), 메이슨 초등학교(3030 Bunten Rd), 둘루스 중학교(3200 Pleasant Hill Rd), 콜맨 중학교(3057 Main St)다.     단속 기간은 오전 등하교 한 시간, 오후 하교 한 시간 후로 차량 속도 제한이 시행되는 '스쿨존 시간'으로, 학교가 운영되지 않는 기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일반적으로 스쿨존이란 학교에서부터 1~2블록 거리를 말하며, 주변에 표지판과 깜빡이는 신호등이 보통 설치돼 있다.     둘루스 경찰에 따르면 위의 네 개 학교 스쿨존에서 표시된 제한 속도보다 빨리 운전하면(보통 제한 속도보다 15 mph 이상) 첫 위반에는 벌금 75달러, 이후에는 125달러가 부과된다. 그러나 시행 직후에 유예기간을 적용하여 티켓을 발급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웹사이트를 통해 "스쿨존에서의 과속은 전국적인 문제다. 둘루스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단속 강화 계기를 전했다.     이어서 "시의회는 둘루스 내 여러 스쿨존에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투표했다. 모든 위반 사항은 둘루스 경찰서로 전송돼 차량 정보, 속도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아 기자둘루스 스쿨존 둘루스 경찰서 둘루스 스쿨존 둘루스 중학교

2023-08-01

[신 영웅전] 존 스튜어트 밀

세계적 명저로 꼽히는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의 생애는 고독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3세 때부터 라틴어를 가르치고 그리스 고전을 읽도록 했다. 밀은 8세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을 논박하는 글을 썼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당대의 대학자들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았다.   밀은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릴 만큼 삶이 힘들었다. 그는 “나에게는 소년 시절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같은 또래들보다 25년 조숙한 사람이었다. 그의 『자서전』에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거의 없다. “엄마는 차가운 대리석 같았다”는 한 구절만 생각난다. 젊은 시절 한때 돈이 안 드는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는데, 하느님도 그런 선거에서는 낙선했을 것이다.   밀은 애 딸린 유부녀를 사랑했다. 해리엇 테일러라는 그 여인은 교양과 지성과 미모를 두루 갖췄다. 밀은 “내 생애에 여인을 사랑한 추억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독신으로 살았다. 그런데 남편이 죽자 45세에 테일러와 결혼했다.   테일러는 밀에게 친구이자 동료 학자이자 어머니였다. 부부는 남부 프랑스 명승지인 아비뇽을 여행하며 『자유론』 탈고를 준비하다가 1858년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자유론』의 서문은 ‘아내에게 바치는 글’이 됐다. 밀은 아내를 아비뇽에 묻고 그 무덤 옆에서 15년을 더 살다가 영면했다.   밀은 늘 아내의 무덤 주위를 산책했는데, 그럴 때면 한 청년이 무덤 곁에서 땅을 파며 무엇을 찾고 있었다. 아비뇽 중학교의 물리 담당 교사로 벌레를 공부한다고 했다. 형편이 넉넉한 것 같지 않았다. 밀은 그의 탐구심을 기특하게 여겨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그가 뒷날 저 유명한 『곤충기』를 남긴 앙리 파브르(1823~1915)였다. 천재는 그렇게 소설 같은 삶을 살다 갔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스튜어트 아비뇽 중학교 그리스 철학자 해리엇 테일러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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