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로 떠나는 비밀의 문, 발트 3국
1939년, 히틀러는 스탈린과 독소불가침조약을 맺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지칭하는 발트 3국을 강제 점령했다. 반세기가 지나 발트 3국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리가, 빌뉴스까지 420마일 인간 사슬을 만들어 세상을 흔들어 깨웠다. 그로부터 2년 후 발트 3국은 독립을 쟁취했고 발트의 길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이자 비폭력 저항의 상징이 됐다. 어딘가 모르게 낯선 기분과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발트 3국은 여행 고수들이 각별히 애정하는 숨은 보석과도 같은 여행지다. 특히 에스토니아의 8월 평균 기온은 섭씨 10~20도로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어 때묻지 않은 청정자연의 품에서 힐링을 즐기고 시간이 멈춘 듯한 중세 시대를 거닐기에도 그만이다. 발트 3국은 국경 개념이 없이 한 나라처럼 이어져 있다. 여행의 관문이 되는 탈린의 구시가지는 유럽 전역에서 14세기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도시로 평가받는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구시가지가 시작되는 비루 게이트는 중세 여행을 여는 비밀의 문이라 할 수 있다. 붉은 고깔 모양 지붕을 얹은 쌍둥이 탑을 지나기 무섭게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건축물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구시가지는 크게 상인과 일반인이 거주하는 저지대와 영주 및 귀족들이 머물던 고지대로 나뉜다. 랜드마크로는 동글동글한 양파 모양 첨탑이 시선을 잡아끄는 러시아 정교 알렉산드로 네프스키 성당, 석회암 절벽 위에 세워진 둠페아 성과 성벽, 카타니나 수도원, 고딕 양식의 올레비스테 교회 등이 있다. 라트비아의 리가 또한 구시가지 전역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3세기 이후 한자동맹을 주도한 맹주답게 중세 건축물들이 훌륭하게 보존돼 있다. 표드르 대제 동상 자리에 설치한 자유의 여신상, 스웨덴 군인들이 화약 저장 목적으로 쌓은 화약탑, 고딕.더치 매너리즘.바로크 양식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15~17세기에 걸쳐 지어진 삼형제 건물, 중세 시대 길드가 쓰던 검은 머리 전당 등이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는 나폴레옹이 “손바닥에 얹어 파리로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성 안나 성당이 유명하다. 또한 구시가지 입구에 있는 새벽의 문으로 들어가면 ‘블랙 마돈나’라고 불리는 성모마리아 상이 있는데 기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갈베 호수 한가운데 떠있는 트라카이 성은 리투아니아가 자신들의 나라를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내세우는 풍경이자, 여행자라면 반드시 다녀가는 명소이다. 14세기에 건설된 이 성은 수 세기에 걸친 전쟁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955년 지금의 기품 있는 모습으로 복원됐다. 중세를 배경으로 풀어낸 여러 영화의 촬영 장소로 자주 등장했으며, 실제로도 호수를 타고 성 주변을 누비다 보면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 아주 관광 문의 전화 213.388.4000 웹사이트 usajutour.com중세로 비밀 발트 3국 구시가지 전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