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아직 바닥 아니다"…하락장 지속 전망
증시가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아직도 저점을 지나지 않아서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적으로 비추어볼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하기 전까지 주가 하락세는 계속 이어졌다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예정된 만큼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반대로 보면, 연준이 물가를 안정시키고 다시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하면 증시가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다는 말이다. 다우존스 30산업 평균지수는 지난주 4.8% 하락해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만선을 밑돌았으며 최근 12주 중 11번째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이미 약세장에 진입한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고점 대비 33% 이상 내려앉으며 더 깊은 약세장으로 빠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지난주 1월 고점 대비 24%가량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들어가는 등 지난주 뉴욕 증시는 2년여 만에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주가가 이미 상당 수준 조정을 받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CIBC 프리이빗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U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가 하락세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현재 바닥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경기 침체가 아닌데도 6개월째 하락세 지속 ▶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 ▶경기 침체 우려 확대 ▶소매판매 감소 ▶소비 심리 위축 ▶주택 시장 둔화 ▶제조 활동 축소 등으로 올여름에도 약세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연준은 지난 15일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 후 7월에도 0.75%포인트 금리 상향을 언급한 바 있다. 또 지난 주에 나온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3% 줄었고, 주택착공 실적은 14% 감소하는 등 경제 둔화 지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연준의 경제 연착륙 전략이 실패할 것이라는 공포를 낳았다. 여기에다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주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연준이 8%를 웃도는 고물가를 잡기엔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 강세를 보이는 기업 수익도 하반기에는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 축소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주가 하락 전망에 일조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총 417개의 S&P 500개 회사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집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번 주에는 기존주택 판매 건수, 소비 심리 지수와 주택 신축 건수 등 국내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 지표마저 약세가 뚜렷하다면, 훨씬 긴 하락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앞선 언급한 것처럼 시장 전략가, 기업 경영진, 애널리스트 등 금융 시장 관계자들은 모두 비슷한 어조로 인플레이션 안정화 정책에서 뒷북치는 연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94년 이후 가장 큰 폭인 0.75%포인트로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이나 기업 경영진은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채권 시장은 이미 1.0%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2년물 금리는 2.4%포인트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게 방증이다. 그러나 연준 기준금리는 아직 1.5~1.75% 범위에 불과하다. 진성철 기자하락장 증시 주가 하락세 6개월째 하락세 주택착공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