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브랜드 이야기]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으려면?

동물의 세계에서 서로 협조하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현상을 ‘심바이오시스(symbiosis)’라고 한다. 물떼새들과 악어의 공생관계는 잘 알려진 예다. 악어새로도 불리는 물떼새는 악어의 입속에 남아있는 고기 찌꺼기를 처리한다. 이를 통해 물떼새는 먹이를 얻고, 악어는 입 안 청결의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얼룩말과 타조의 공생관계는 더 놀랄만하다. 얼룩말은 시력은 상당히 발달한 데 비해 후각은 그렇지 못하다. 반면 타조는 후각은 상당히 발달했지만 시력은 약하다.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얼룩말의 시력과 타조의 후각이 공조하는 형태의 공생관계는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는 공생 관계를 각각의 개체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공생 관계에서 나오는 효율성은 분업형태에서도 같다. 그러나 필자는 또 다른 형태의 효율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친근한 상승효과 (synergy)다.     상승효과는 ‘돌멩이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는다’는 말로 쉽게 설명이 된다. 돌멩이 하나로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새 두 마리를 동시에 잡는다는 것은 높은 효율성의 좋은 예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 전략에 상승효과의 효율성을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새를 잡으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구조건 (수단)들을 확인해야 한다. 돌멩이도 있어야 하고 숨어서 돌을 던질 수 있는 장소도 필요하며, 새도 여러 마리가 모여있는 장소여야 한다. 또 새들이 도망가지 않도록 주위 환경도 조용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요구 조건들이 서로 보완적인 기능을 갖춰 도와준다면 목적은 더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상승효과다.     즉, 상승효과를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요구된다. 첫째,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요구조건들 각각이 목적과 직접 연결되는 일관성의 원칙이다. 두 번째는 그 조건들이 상호 도움을 주는 보완성의 원칙이다. 이 두 가지 원칙이 만족되면  우리는 브랜드 전략에서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돌멩이가 몸을 숨기고 던져 새를 잡는데  알맞는 크기고, 숨을만한 장소도 새들과 가까이 있으며, 새가 3~4마리가 아니라 떼로 모여 있는 장소이고, 주위 환경이 언제나 조용한 장소면 이 요구 조건들은 분명히 서로 보완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한인들도 잘 알고 있는 한국의 브랜드들을 통해 상승효과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960년대 이후 한국인의 입맛은 오랫동안 조미료 ‘미원’이 지배하고 있었다. 제일제당은 1968년 ‘미풍’이라는 조미료 회사를 인수해 이 막강한 브랜드에 도전했지만 한마디로 참패를 맛봤다. 제일제당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고, 절치부심하며 8년이 흘렀다. 제일제당은 1975년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이 ‘다시다’ 역사의 시작이었다.     제일제당은 미원이 주도하고 있었던 조미료 시장을 ‘화학조미료’ 시장으로 규정하고, 소비자의 인식을 ‘화학조미료 vs 천연 조미료’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그 유명한 ‘고향의 맛… 다시다’였고 드라마 ‘전원일기’로 유명했던 김혜자씨를 모델로 내세웠다.     또한 천연 조미료 개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고향의 맛을 찾아서’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그래, 이 맛이야~”라는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향의 저녁노을과 밥 짓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장치를 통해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천연 조미료의 개념에 ‘고향의 맛’ 이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광고 모델, ‘고향의 맛을 찾아서’라는 캠페인 모두 일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 요소들은 서로 도움이 되는 높은 수준의 보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다’의 역사가 48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의 뇌리에는 ‘고향의 맛’ ‘그래 이 맛이야’라는 핵심 메시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다시다는 미원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발효 조미료 시장을 복합 조미료 시장으로 전환했고, 이 시장에서 70% 수준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한가지 예는 식품업체 풀무원이다. 한국에서 유기농 먹거리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 중반부터다. 그 당시 유기농 식품 개념은 미국에서도 생소한 것이었다. 풀무원의 기업 이념은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바른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풀무원이 택한 일련의 전략은 풀무원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음식과 자연식품의 대표 기업으로 인식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첫째, 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인공 조미료와 색소, 그리고 부패 방지용 화학 성분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둘째, 소비자에게 모든 제품을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냉장 유통체계를 구축했다. 셋째, 모든 제품에 GMO(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이외에 여러 가지 혁신적인 정책과 전략들이 만들어지고 시행됐다.     상기한 세 가지 전략은 바른 먹거리 원칙과 일관적으로 관련이 있다. 게다가 각각 상호 효과를 높여주는 보완성을 보여준다.  특히 첫째와 둘째 정책의 보완성은 특기할 만하다. 아무리 방부제와 인공색소 등이 함유되지 않은 바른 먹거리를 생산한다고 해도 신선도가 유지될 수 없는 비냉장 유통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였다면 그것은 비보완성의 극명한 예가 됐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풀무원은 상당한 비용과 위험부담에도 불구 냉장유통을 고집해 보완성의 극대화가 가능했다. 바로 이런 상승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은 풀무원 브랜드를 바른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표로 인식하고 있다. 1980년 중반, 유기농 개념이 전무하던 시절 중소기업이었던 풀무원이 시행한 전략들은 엄청난 효율성으로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은 것과 다름없었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돌멩이 상승효과 조미료 시장 조미료 개념 돌멩이 하나

2023-07-04

[독자 마당] 조미료 만능시대

 하는 일 없어도 배가 고프다. 하루가 먹는 일로 바쁘기만 하다.     멸치 국물에 호박과 감자까지 들어갈 건 다 들어간 된장찌개가 도무지 감칠맛이 없다. 어제 먹은 새우젓 찌개도 그랬다. 뒷맛이 소금 맛으로 찝찔하니 정이 가지 않았다.   요리에 들어가는 고추, 마늘, 파, 후추, 생강에 들기름까지 갖은 양념이 늘 우리 입에 익숙한 맛을 내주고 있다. 고추장에 깻잎이나 계피 또는 겨자가 쓰이기도 한다.     물론 소금이 모든 요리 맛의 기본 조미료임은 말할 필요가 없을 터다. 간장은 소금을 진화시킨 예술품이다.     마당에 허브로 불리는 라벤더, 로스메리, 민트 등 몇 그루의 화분이 자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음식의 재료와 입맛에 익숙지 않아 약으로도 향료로도 구실을 못하고 있다. 궁합이 맞지 않는다. 한참을 연구해야 할 조미료들이다.   맛엔 요리사의 손끝과 조미료가 크게 이바지한다.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다음 나중에 넣는 조미료가 있다. 식당의 유명 요리사들이 거의 다 쓰고 있다. 이른바 MSG로 불리는 조미료가 감칠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글루타민산나트륨은 인체 모유 100ml에 20mg이 함유되고 있기도 한 천연 단백질로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연구가 오래 전에 나와 있다.     많이 먹는다고 부작용이 나지는 않으나 다만 비슷한 맛에 미각 중독으로 질리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는 있다.     보약도 지나치면 해로울 수 있으니 말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넘쳐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겠다.     이전에 아지노모도를 뱀가루라고 수군거리기도 했으나 미원, 미풍, 다시다 등의 MSG는 조미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요즘의 수많은 조미료는 눈이 부실 정도다. 어디서도 그 옛날의 구수한 된장찌개 맛은 없다.     지상문 / 파코이마

2021-10-15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