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젠더리빌 파티가 불러온 참사… 실종된 소방관 4년 만에 발견

2020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엘도라도 산불 당시 실종된 미국 산림청 소속 소방관 카를로스 발타자르의 유해가 확인됐다고 당국이 12일 발표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안관-검시국에 따르면, 2024년 10월 26일 한 사냥꾼이 스마트 랜치 로드 지역에서 사람의 두개골을 발견하며 사건이 시작됐다. 이후 DNA 감식을 거쳐 지난 2월, 해당 유해가 발타자르의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발타자르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엘도라도 산불 진압 중 사망한 팀장의 장례식을 준비하러 숙소로 향한 후 실종되었다. 이후 그의 차량은 고속도로 18번 도로에서 충돌한 채 발견되었지만, 본인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그의 가족은 추모 모금 페이지를 통해 "그는 산불진압대원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목숨을 걸고 일했다. 항상 긍정적이었으며, 가족과 신앙을 최우선으로 여겼다"며 애도했다.   엘도라도 산불은 2020년 9월 5일, 한 부부가 주최한 젠더 리빌 파티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작됐다. 해당 불길은 약 23,000에이커를 태웠고, 결국 빅베어 핫샷팀 소속 소방관 찰스 모턴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파티를 연 부부는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며, 산불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형량 협상에 동의했다. AI 생성 기사소방관 젠더 소방관 찰스 이후 파티 엘도라도 산불

2025-03-11

베를린영화제 연기상이 그려낸 트랜스젠더 소년의 감동 성장기

스페인 출신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그녀의 감독 데뷔작. 2023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경쟁후보작으로, 10세의 아역배우 소피아 오테로가 최우수연기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수상, 이 부문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스페인 바스크의 조용한 마을. 조각가 아네가 여름방학 휴가차 세 자녀를 데리고 어머니 리타의 집에 도착한다. 딸의 혼란스러운 결혼, 예술 그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불만으로 모녀 관계는 냉냉하다.   8살짜리 막내 코코(오테로)는 선천적 트랜스젠더다. 코코는‘아이토르’라는 출생 시 주어진 남자 이름, 엄마가 입혀주는 남자아이 옷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이름이 싫어 코코라 부르는 수영장에 나가 놀지도 않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소년은 스스로에게 ‘루시아’라는 여자 이름을 지어주고 여성을 모방하며 혼돈기를 보낸다.     코코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른들을 피해 자신에게 관대한 이모할머니의 양봉장을 놀이터로 삼는다. 각기 다른 향을 내는 들판의 꽃들과 다른 모양의 꿀벌들을 관찰하며 벌들과 친해진다. 남들과 다른 자기의 난처한 처지에 대하여 이해하게 되고 점차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해 간다.   ‘아이토르’라는 남자아이로 태어나고 ‘코코’라는 중성적 별명으로 불리워지는 코코는 자신에게 주어진 남성성을 혐오한다. 자신을 남들에게서 숨기기만 했던 소년은, 2만 종 벌들의 무한한 젠더의 세계를 알게 된 후 자신감으로 세상을 맞는다. 이제 남은 건 코코의 존재를 불편해하던 식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그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영화 ‘2만 종의 벌’은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소녀로 살고픈 8세 소년 코코의 진화 과정을 다룬다. 솔라구렌은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2만 종 이상의 무한한 젠더가 존재하는 벌들의 세계에, 출생 시 이름과 성별이 주어지는 인간사의 허구를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렌구렌 감독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무시되어온 사회적 젠더의 다양성에 대한 이슈를, 코코의 혼돈과 방황을 통해 상기시키고 전근대적 가부장제에 의해 고착화된 인간의 이분법적 성별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남성에 의해 여성이 만들어지는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 왜곡에 반기를 든다.     영화는 조각가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들의 따뜻함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세밀히 포착해 내면서 성장드라마로서의 감동과 인간미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아역 배우 소피아 오테로의 놀랍도록 솔직한 감정 표현, 단편 영화적 색채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관객의 가슴을 따스하게 품어준다. 이분법적 젠더 구분의 한계에 도달한 오늘날, 시의적절하면서도 시대와 세대, 성별을 초월한 감동이 가득하다. 김정 영화평론가베를린영화제 트랜스젠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아역배우 소피아 사회적 젠더

2024-06-12

[시론] 한국 대선 휩쓴 ‘젠더 전쟁’

 민주주의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위기에 처해있다. 암울했던 한국의 대선 캠페인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 제도가 허위 정보·양극화·스캔들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선거가 여전히 중요하며 책임 있고 적법한 지도자를 뽑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 또한 상기시켰다. 후보들에 대한 불만 속에서도 나타난 높은 투표율, 패자의 빠르고 품위 있는 승복, 관대하면서도 적절했던 윤석열 당선인의 수락연설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12일자 사설에서 “35년 된 한국의 민주주의가 우수한 점수로 합격했다”고 언급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연계해 “미국 주도의 안보동맹이 한물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일깨워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우 필요한 시기의 대미 우호적 전환”이라며 윤석열 당선인이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해 한미동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을 촉구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양국 국민 모두 더 긴밀한 동맹관계를 향해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지난해 5월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토대로 모든 의제에 걸쳐 한·미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여러 국내·외 도전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물가 상승,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장악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길한 예측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윤 당선인은 격화되고 있는 강대국 간 패권경쟁은 물론 부동산·일자리·형평성 등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한국 대선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 된 데는 외교 정책의 시사점이나 한국이 글로벌 민주주의의 바로미터라는 점 외에도 또 있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와 선거전략 측면에서 젠더 정치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당수의 미국 매체들도 이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워싱턴포스트는 선거 결과를 환영하는 사설을 낸 같은 날 “한국의 ‘안티 페미니스트’ 선거가 어떻게 젠더 전쟁을 촉발했는가”라는 오피니언 칼럼을 실었다. 대선 일주일 전에는 “한국의 페미니스트들, 성차별주의자들의 반발에 맞서 싸우다” “한국 대선후보, 인터뷰 내용이 논란되자 세계 여성의 날에 ‘페미니스트’ 꼬리표 거부하다”라는 기사들을 싣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 미국 내 한국 관측통들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질문과 함께 한국 내 여성 지위와 페미니즘, 윤 당선인이 안티 페미니스트인지 여부, 한국의 남성인권 옹호자들의 활동이 유럽과 미국의 우익 남성우월주의 운동의 변형인지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요청을 받곤 한다.   나는 1975년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네 명의 여교사들과 함께 근무했던 시절부터 수십 년 동안 한국 여성들의 법적 권리·교육 기회·직업 선택 등에 나타난 엄청난 변화를 지켜봐왔다. 그러나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미국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내가 첫 서울 근무를 시작할 무렵 당시 주한 미국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인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정치과로 발령받았다. 우리 세대의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주한 미국대사를 포함해 수많은 외교 관련 직책에서 ‘최초의 여성’이었다. 다행히도 이제는 이 분야에서 ‘유일한 여성’은 아니다. 내가 1986년 서울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를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대학교수였다. 그때만 해도 그가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도 젠더 문제에 있어 성별 임금 형평성, 공중보건 및 보육 지원, 금은 갔지만 깨지진 않고 심지어 어떤 분야에서는 한국보다 더 높기까지 한 유리천장 등 나름의 심각한 결점을 갖고 있다.   때마침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코리아 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가 지난해부터 ‘한·미 관계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주제로 웹 세미나(웨비나) 시리즈를 시작했다. 젊은 시절에는 남성들 틈에서 비주류로 분류될 우려에 여성 특화 프로젝트를 기피했지만 이제는 이런 기회가 반갑다.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은 국민이다. 대선도 끝났으니 이제는 ‘젠더 전쟁’에서 세대·성별·정파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토론으로 나아가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두를 위한 기회를 확대하길 기대한다. 캐슬린 스티븐스 / 전 주한 미국대사·한미경제연구소장시론 한국 대선 한국 대선 젠더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2022-04-06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