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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미·중 대립, ‘제로섬 게임’의 서막

지난 13일 양회 폐막 당일 중국 신화통신은 신임 지도부 인사 결정 과정을 담은 7000자 이상의 장문 기사를 실었다. 2022년 4월부터 6월까지 시진핑 주석과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300명 이상의 의견과 건의를 들었으며 시진핑 사상의 전면 관철과 정치 경력, 청렴도를 주요 항목으로 선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요 간부는 5년 이상 장관급 직책을 맡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도 포함돼 있었는데 예외가 친강 외교부장이었다. 그는 외교부장 취임 3개월 만에, 전임 왕이 부장과 비교해 5년 빨리 국무위원으로 선발됐다. 전임 주미대사였던 그에 대한 시 주석의 신임이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양회 기간 가장 주목됐던 건 친강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이었다. 현장에서 지켜보는 건 발언 내용 이상의 느낌이 있다. 표정과 어조, 제스처는 때로 말보다 많은 것을 암시한다. 그는 질문을 듣거나 말을 할 때 표정 변화는 없었다. 전임 왕이 부장이 다소 활기차게, 강조해야 할 대목에 강하게 제스처를 썼던 것과 비교해 시종일관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표현은 날이 서 있었고 특히 미국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친강 부장은 “미국이 말하는 ‘경쟁’은 전면적인 봉쇄와 진압이며 사활을 건 ‘제로섬 게임’”이라고 했다. “중국과 경쟁하지만 갈등 관계는 아니다”라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그가 신중하게 선택했을 ‘제로섬 게임’이란 표현은 승자독식 구도로 고착화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판단을 드러냈다.   그는 현 상황을 올림픽 경기에 빗대기도 했다. “미국은 올림픽 육상 경기에 나온 상대를 넘어뜨리고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시키려 한다. 이는 공정이 아니라 악의적인 반칙”이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다다른 결론.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로 폭주하면 충돌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결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이 계속 압박한다면 중국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백악관을 향한 경고였다.   회견 전날 시 주석의 발언 역시 중국이 더 이상 양국 관계 호전에 대한 환상을 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 주석은 정협 회의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국가들의 전면적인 봉쇄와 탄압이 중국의 발전에 유례없이 엄중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했다. 시 주석이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시진핑 3기 미·중관계가 더 혼란에 빠져들 조짐이다. 당장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달 말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지가 관건이다. 박성훈 / 베이징 특파원J네트워크 제로섬 대립 제로섬 게임 외교부장 취임 올림픽 경기

2023-03-19

[종교와 트렌드] '오징어 게임'의 씁쓸한 흥행

 오징어게임이 유례없는 히트를 치면서 전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NPR 뉴스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소개와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징어 게임의 모티브가 된 빚에 쫓겨서 낭떠러지 앞까지 쫓긴 한국인의 단면과 양극화 현상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한류 열풍으로 드라마 영화 음악등이 전 세계에 히트를 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사회에서는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눈에 안 보이게 점점 멍들어 가는  사회적 현실이 씁쓸하다.     출장 때문에 한국에 자주 간다. 갈 때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가 느껴진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 상승으로 인해 전국이 투기판이 되었다. 그 투기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만 거지가 되는 '벼락 거지' 현상은 모든 국민을 부동산 또는 주식 전문가로 만들고 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 나 대신 누군가 죽어야 내가 사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     한국의 높은 건물 만큼이나 맘몬을 섬기는 욕망의 높이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그 욕망은 기독교인들도 같다. 교회에서 어떻게 남을 돌보고 같이 나누는 것보다 수단은 어찌 되었든 부자가 되서 헌금을 많이 하면 인정되는 문화가 여전하다.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또 하나 씁쓸한 건 드라마 속에서 풍자되는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다. 기훈이 줄다리기를 할 때 같은 팀이 된 기독교인은 수시로 기도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나만 살 기를 바라는 기도다. 즉 남이 죽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지영이는 그 기도를 흉내 내면서 비아냥 거린다. 우리가 평소에 기복신앙으로 나만 또는 내 가족 내 교회만 구원받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신앙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기훈이 게임이 끝나고 차에서 버려질 때 '예수천국 불신지옥' 외치는 기독교인 옆에 내려진다. 그때 그 기독교인이 "예수를 믿어야 천국간다"고 말한다. 우리가 평소 보는 예수의 삶의 실천은 없고 그냥 립서비스만 하는 전도의 전형이며 강도 당한 자를 지나치는 제사장의 모습이다.   지영의 아버지는 목사였는데 엄마를 때리는 폭력 남편이면서 매일 죄를 사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이중 인격자이다. 비기독교인이 바라보는 한국 기독교인들에 대한  모습이 오징어게임에 나와서 들킨 것 같은 기분이다.   최근 한국에 다녀오면서 너무 잘 사는 모습 편리함 잘 꾸며진 문화적인 콘텐츠 먹거리가 많아 오감이 즐거운 경험을 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행복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기독교인들도 대안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비기독교인과 같은 게임판에서 악착같이 이기려고 경쟁한다.     오징어 게임의 전체적인 어두운 톤에서 그나마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은 기훈과 지영의 캐릭터와 그리고 마지막에 길가는 사람이 추운 겨울에 쓰러진 노숙자를 경찰에 신고해서 데려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찾는다. 기훈은 그래도 사회에서 낙오자로 나오지만 게임에서 서로 신뢰하고 윈윈할 생각을 하는 캐릭터다. 명문대를 나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자인 상우와는 대조된다. 지영도 자신이 죽으면서 같은 팀에 새벽이를 살리는 캐릭터다.   성경에도 악한 시기에 엘리야가 하나님께 의인이 누가 있느냐고 따지지만 그래도 아직 이 땅에는 눈에 안 보이는 의인들이 있다고 믿는다. 그 사람이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한국 기독교인들 제로섬 게임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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