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처벌 원한다면 부동산전문변호사와 범죄 성립 여부 파악해야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 전세가 사기 온상이 되면서 신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인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전세사기 폭탄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구리시에선 20여명이 조직적으로 전세사기를 펼치며 5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를 낳았다. 피해액 또한 수백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전세사기는 어떻게 벌어질까? 전세사기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무자본 갭투기’·‘깡통전세’에 속하는 수법이다. 자기자본 없이 세입자를 끼고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무자본 갭투기라고 한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거나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를 거래해 이익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수원 법률사무소 강인 이규호 부동산전문변호사는 "무자본 갭투기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주인의 체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보증금 반환할 여력이 없다보니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계약 단계부터 이행의지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전국에서 전세사기 의심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인과 중개업자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이들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는지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형법상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로 인하여 피기망자(기망행위의 상대방)가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한다. 즉 무자본 갭투기를 한 임대인에게 사기죄를 적용하기 위해선 행위자의 기망행위, 피기망자의 착오와 그에 따른 처분행위, 그리고 행위자 등의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있고, 그 사이에 순차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사기죄가 성립할 경우 형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기로 편취한 금액, 범죄로 얻은 수익 금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처벌이 달라지기도 한다. 만약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라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이상인 때에는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단순히 경제적 사정으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아닌 단순 채무불이행 문제로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피해자로서는 입증자료를 통해 행위자가 어떤 거짓말을 하여 기망행위를 했는지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규호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법인이나 단체라면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 인과관계 등이 있었는지를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 또는 내부적인 권한 위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법인의 의사를 결정하고 처분을 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전세사기와 같은 재산범죄가 의심될 때에는 계약 주체의 법적 신분, 계약 당시 자금 사정, 피해의 규모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기는 아니나 임대인이 계약 기간이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해당소송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제기할 수 있다. 임차인의 승소 확률이 높은 소송이나 임대차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못 받은 상황에서 이사를 하게 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상실되므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부동산전문변호사들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원중 기자 ([email protected])부동산전문변호사 전세사기 대규모 전세사기 전세사기 의심 전세사기 피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