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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화제] '자일랜 신화' 주인공 스티브 김의 새로운 도전…"이번엔 리조트 사업가"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벤처기업가 스티브 김(72) 회장이 골프장에 이어 호텔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1990년대 자일랜사를 프랑스 기업에 매각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던 김 회장이 샌타클라리타 지역의 36홀 골프장을 인수한 것은 2017년이다. 함께 투자했던 공동 투자자들이 물러나면서 홀로 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당시 물부족으로 골프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은 떠났지만 김 회장은 우물을 파고 36홀에서 9개홀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영에 나섰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아이디어맨을 만났다.   “그런데 어떤 친구가 없애버린 9홀에 호텔을 짓는 것은 어떠냐는 겁니다.”   이런 질문은 벤처기업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스티브 김 회장에게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됐다.   호텔을 짓는 것도 벤처기업 만들듯이 시작했다. 우선 휴양지의 명소로 벤투라카운티 오하이(Ojai)와 랜초팔로스버디스의 테라니아를 떠올리고 두 곳을 방문했다. 일단 사업가가 아닌 손님으로 수차례 방문하여 감을 잡았다.   김 회장은 호텔 건축을 벤처기업처럼 시작했다. 우선 건축설계를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지금 윌셔에 있는 '원스톱디자인'이라는 자체 사무실을 꾸렸다. 컴퓨터 디자인에 능한 고수를 영입해 '명소 만들기' 작업에 나섰던 것. 김 회장 스스로가 한국과 미국에서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기에 남들과는 다른 설계가 이뤄졌다. 그가 의사결정에 직접 나서 복도의 높이, 문짝의 길이와 모양, 온갖 가구들을 정했고 이는 3D그림으로 화면을 가득채웠다.   “남가주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지만 가까운 곳에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땅한 리조트가 없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김 회장이 계획한 호텔은 380개의 객실과 이중 50~60개는 빌라를 갖춘 곳이다. 호텔방이지만 카지노를 위한 라스베이거스식의 한 칸짜리 방이 아니다. 가족 휴식이 가능한, 리조트에 맞는 450스퀘어피트 정도 되는 규모다.   하지만 알려졌다시피 샌타클라리타 시정부가 김 회장의 호텔 계획안을 거부했다.   적법한 절차를 밟았는데도 막고 있다. 자기 땅에 정식 허가를 내서 제대로 짓겠다는데 시정부가 막아선 것이다.   최근 시정부를 상대로 2억5000만 달러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벤처기업스타일로 시작했지만 큰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 벤처기업가인 스티브 김 회장은 달랐다.     김 회장이 벤처기업가로 많은 칭송을 받았던 이유는 첫번째 벤처와 두번째 벤처를 경영하면서 총 15년 60분기 동안 항상 이익을 냈다는 점이다.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접거나 바닥에 주저 앉아서 우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김 회장은 달랐다. 팀원들과 미팅에서 나온 아이디어, 즉, 기존 설계를 바탕으로 다른 곳에 짓는 것을 고민했다.     마침 와이너리로 유명한 테미큘라 지역에 좋은 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 거기도 유명한 관광지로 자리잡고 싶었지만 작은 규모의 모텔 20개가 있을 뿐이지 마땅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곳이 없었습니다. 땅을 알아봤죠.”   버스로 손님을 내렸놨다가 바로 싣고 가는 곳이라 관광산업의 돌파구가 필요한 곳이다.   마침 3에이커의 땅이 있었다. 정부와 접촉해 그들이 원하는 사양을 기존 계획에 맞췄다. 1호점은 소송까지 가고 있지만 2호점은 내년 초에 삽을 뜰 계획이다. 늦어도 2024년 초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세상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샌타클라리타에 짓기로 한 것도 포기하지 않고 잘 설득해서 이뤄낼 겁니다.”   원래 벤처기업들이 기존의 법제와 관습, 관행을 뚫고 극복해서 이뤄내는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뼈속까지 벤처기업가인 스티브 김 회장은 이뤄낼 것을 다짐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골프장 9홀 땅에 호텔을 쉽게 짓고 말았다면 그냥 그런 리조트  건축 스토리가 될 뻔했다”면서 “하지만 장애물을 만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뛰어넘고 이겨내려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텔 건축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든 자신의 ‘원스톱 디자인’도 자생력을 갖춘 기업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파이버먹스, 자일랜 성공에 이은 ‘연쇄 창업자’로서의 면모를 세울 수 있게 됐다.     김 회장은 “인생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골프장을 계기로 도전 대상을 바꿨고 리조트 사업기회를 발견했으며 이제는 테미큘라라는 금광을 발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장병희 기자사설 설계 건축 벤처기업가 스티브 장병희 기자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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