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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목숨과 바꾼 자존심

사람이 명예나 지위, 자존심, 그리고 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죄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의 목숨은 이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다. 우리에게는 목숨이 하나밖에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무너진 자존심과 수치심 때문에 교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나중에 진상이 밝혀져 교사들의 무고함이 밝혀졌다니 이처럼 황당한 일이 어디 있겠나. 사후에 명예를 회복하고 표창장을 받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 남아있는 가족의 슬픔은 어찌하라고. 자존심이나 명예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근거 없는 비난쯤은 한쪽 귀로 흘리고, 조금만 더 인내하며 견뎠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터무니없는 비방으로 마지막 궁지까지 몰고 간 사람들에게도 큰 잘못이 있다.   옛날 중국의 한 고조 유방은 자존심을 버리고 항우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지만 끝내는 승자가 됐다.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실리를 택했고, 결국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학교 성적에 낙담하거나 친구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또 취업이나 결혼 문제로 인생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런 잘못된 선택은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에게는 차마 해서는 안 될 죄를 짓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세상에 사람의 목숨보다도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이 한평생 살다 보면 성공도 있지만 실패하는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무슨 큰일이 생길 때마다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길게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매 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살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무리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극단적 선택은 하지 말아야 한다.    김영훈독자 마당 자존심 목숨 지위 자존심 극단적 선택 친구 문제

2024-10-01

[등불 아래서] 마음도 주소가 있다

경제 지표들이 춤을 추는 세상이다. 내 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수님 역시 비유를 들어 같은 질문을 하셨다. 너의 보물을 어디에 두겠느냐. 어디도 중요했지만, 마음이 결론이었다.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   보물의 주소와 마음의 주소가 같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말한 보물의 주소는 땅이 아닌 하늘이다. 놓치지 말자. 보물은 같다. 그런데 주소가 다르다.     소중한 것은 같다. 재물, 생명, 부모, 자녀, 친구, 나 자신 그리고 신앙 모두가 소중한 것이다. 그렇다. 우리 인생 전체가 소중하다. 소중한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디에 있는가이다. 보물의 안전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땅에 이들을 담는다면, 땅의 가치를 넘을 수 없다. 우리의 최선은 우리의 능력이다. 혹은 운이라고 말하는 운명이다. 고통과 슬픔, 고뇌 그리고 죽음을 넘을 수 없다. 우리의 마음도 이곳에 주차했기에 열심히 사는 것, 지금을 즐기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모르니 '현재를 잡아라'가 최선이다.   안타까운 것은 신앙을 땅에 주차하는 경우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여전히 자신의 최선이 자신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의지하기에 하나님은 항상 보충 수업처럼 필요할 뿐이다. "하나님 제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라고 계속 구하지만, 실은 내 마음이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묻지 않는다.   작고한 팀 켈러 목사의 말처럼 내 마음이 내 행복과 안락을 구하고 있다면, 내 삶을 힘들게 하는 이에게 분노를 느낄 것이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라면 내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사람에게 분노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사람에게 예수님은 그리스도가 아니다. 그를 붙잡고 있는 행복과 안락, 인정과 성취, 자존심이 그의 구주이고 그리스도인 것이다.   구원을 얻을 때는 예수님을 붙잡고, 그 다음에는 다시 자신을 붙잡는 일은 많은 결심과 결단을 만들어 낼 수는 있으나, 신앙을 땅에 다시 주차하는 일이다. 하늘은 우리의 마지막 결산이 땅에 있지 않다고 알려준다. 결산하는 것도 우리가 아니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말 아시는 하나님께서 하신다.   하늘에 보물을 담는 이들은 미래를 알기에 현재를 즐거워한다. 우리의 마음은 영원에 주차한 것이다.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주차하고 있는가.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마음 주소 성취 자존심 안전과 가치 안락 인정

2023-06-12

[삶의 뜨락에서] 자격지심

누구나 자존심은 있습니다. 그리고 손상당한 자존심 때문에 화를 내고 우울해 하고 불행해 합니다.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자기의 일생을 망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존심은 내가 싸운다고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오만하게 군다고 지켜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래전 시카고에서 미팅이 있어 호텔에 며칠 묶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호텔에 내리니 아주 점잖게 생긴 분이 가방을 로비로 옮겨주었습니다. 나는 미팅이 끝나면 로비를 지나야 하는 일이 많아 그 사람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분이 이 호텔의 지배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퇴하고 호텔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사람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손님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위엄이 있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몇 달러를 집어 주어도 그냥 고맙다며 받았습니다. 나는 자존심은 저렇게 세우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맨해튼 식당의 여종업원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니 까다로운 사람도 많고 또 예의 없는 손님도 많이 겪게 됩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문제였습니다. 남편은 한국의 S 대학 졸업생인데 미국에 오니 영어도 안 되고 자기 눈높이의 직업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집에만 있게 되고 가사를 돌보아야 하고 애들을 돌봐야 하고 늦게 오는 부인에게 의처증만 생겼습니다. 결국은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전공의를 하고 외과 전문의로 외과 과장까지 하다가 미국으로 왔습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인턴을 했습니다. 먼저 미국에 온 후배들의 밑에서 일을 하면서 자존심을 상하는 일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욥기를 읽었습니다. 욥 같은 부자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돗자리에 앉아 깨진 기왓장으로 헌데를 긁고 있었다는데 내가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다. 작은 보따리를 매고 피난길에 오르던 그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하니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일을 열심히 하니 교수님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하이오에 한국 식품점을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친절하고 손님 대접을 잘하지만 남자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하기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기로 가지 않고 좀 멀기는 하지만 다른 집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끔 친구들이 골프를 치자고 합니다. 나는 골프를 좋아하지 않지만 연습장에 나가서 채를 휘두르는 연습을 하곤 합니다. 한번 친구들이 보고는 “야 너 그만하면 잘 친다. 이제 좀 자주 치자”라고 친구들이 끼워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골프 클럽의 그립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전 오다가다 간판을 보아둔 골프점에 골프채를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마침 부인이 진열장 정리를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여기서 골프채 그립을 바꿔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은 나를 보더니 무엇이 화가 났는지 “우리는 그런 거 안 해요” 하고는 돌아서 무어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 무안해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거는 안 해요’라면 골프상점에서 무얼 하나요. “내가 여기서 진열장을 정리하고 있으니 내가 이런 거나 하고 살 사람 같아요”하고 쏘아붙이는 것입니까. 그러면 손님은 그런 소리나 들으려 당신 가게에 오라는 것입니까.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자격지심 자존심 때문 한국 식품점 오래전 시카고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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