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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비판적 인종이론’과 폭동 30주년

 최근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인 사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서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중고교에서 가르치면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학부모가 많다는 것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이미 대학에서는 보편화되어 가르치고 있다. 특히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UC리버사이드에서는 30여년 전부터 소수인종학이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현재 우리 대학의 모든 학생들은 비판적 인종이론을 배우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있다.   문제는 중고교에서 비판적 인종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서야 이 이론을 접할 수 있다.   비판적 인종이론의 핵심은 미국 역사, 특히 인종 관련 문제를 백인의 시각이 아닌 소수자의 시각으로 검증하고 재해석하는 것이다.     가령 예전에는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을 ‘발견’했다고 가르치면서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미국 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고 ‘도착’한 것이다. 이미 수 백만 명의 아메리칸 원주민(인디언)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에는 노예제도를 옹호하면서 백인 농장주들의 일기 등을 인용해 노예들이 만족하면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흑인 노예들은 고통스러운 삶에서 해방되기 위해 엄청난 저항을 했으며 조직적으로 북부로 탈출하기도 했다.     역사를 소수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미국 인종 문제의 오해와 진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비판적 사고 방식을 키우게 하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의 ‘악’인 인종차별 역사를 비판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백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학문적 이론에 대한 찬반이 있을 수 있다. 이론은 현상을 설명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거스르는 것이다.   필자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론을 가르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모든 고교생들이 소수인종학(ethnic studies)을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주 한인사 레슨 플랜도 7개나 포함시켰다. 이는 비판적 인종이론이 필수인 소수인종학의 중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한인 차세대들이 꼭 접하고 배워야 할 이론이다. 물론 반대 할 수는 있다.     올해는 4·29폭동 30주년이다. 한인 1세대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바로 이해해 차세대 교육에 활용해야 한다. 장태한 / UC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장시 론 인종이론 비판 비판적 인종이론 최근 비판적 비판적 사고

2022-04-10

[시론] ‘비판적 인종이론’과 폭동 30주년

최근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인 사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서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중고교에서 가르치면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학부모가 많다는 것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이미 대학에서는 보편화되어 가르치고 있다. 특히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UC리버사이드에서는 30여년 전부터 소수인종학이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현재 우리 대학의 모든 학생들은 비판적 인종이론을 배우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있다.   문제는 중고교에서 비판적 인종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서야 이 이론을 접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왜 중고교에서 이러한 이론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비판적 인종이론의 핵심은 미국 역사, 특히 인종 관련 문제를 백인의 시각이 아닌 소수자의 시각으로 검증하고 재해석하는 것이다.     가령 예전에는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을 ‘발견’했다고 가르치면서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미국 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고 ‘도착’한 것이다. 이미 수 백만 명의 아메리칸 원주민(인디언)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에는 노예제도를 옹호하면서 백인 농장주들의 일기 등을 인용해 노예들이 만족하면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흑인 노예들은 고통스러운 삶에서 해방되기 위해 엄청난 저항을 했으며 조직적으로 북부로 탈출하기도 했다.     역사를 소수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미국 인종 문제의 오해와 진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비판적 사고 방식을 키우게 하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의 ‘악’인 인종차별 역사를 비판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백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백인 모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학문적 이론에 대한 찬반이 있을 수 있다. 이론은 현상을 설명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거스르는 것이다.   필자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론을 가르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모든 고교생들이 소수인종학(ethnic studies)을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주 한인사 레슨 플랜도 7개나 포함시켰다. 이는 비판적 인종이론이 필수인 소수인종학의 중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한인 차세대들이 꼭 접하고 배워야 할 이론이다. 물론 반대 할 수는 있다.     올해는 4·29폭동 30주년이다. 한인 1세대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바로 이해해 차세대 교육에 활용해야 한다.  장태한 / UC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장시론 인종이론 비판 비판적 인종이론 최근 비판적 비판적 사고

2022-04-05

양당 주지사 후보 문학작품 놓고 설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토니 모리슨의 한 작품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소환됐다.   최근 보수적인 학부모들은 공립학교 내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금지를 목적으로, 모리슨의 1987년 소설 ‘빌러비드(Beloved)’ 퇴출운동을 벌여왔다.     글렌 영킨(공화) 후보는 테리 맥컬리프(민주) 후보가 이러한 캠페인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학부모들은 작품 속 주인공 여성이 노예주와 하수인의 억압을 피할 목적으로 두살짜리 아이를 죽이는 장면을 문제 삼았다.     소설 속에서 1856년 마가렛 가이너라는 흑인 여성 노예가 탈출했으나 곧 노예사냥꾼에게 체포될 위기에 놓인다.   마가렛은 자신의 아이들이 다시 노예생활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이들을 살해했다.   마가렛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붙잡혔다. 소설 속에는 강간 등 불편한 성애 장면도 나온다.     영킨 후보는 정치광고를 통해 페어팩스 카운티 학부모 로라 머피가 2013년 이 소설 퇴출운동을 벌이다가 실패한 사실을 공개했다.   2016년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던 공화당 주도로 이 소설을 포함해 노골적인 성애를 묘사하는 작품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학습거부권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2017년 당시 주지사였던 맥컬리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맥컬리프 후보는 영킨 후보의 비판을 비판하면서 “우리 공립학교와 아이들을 정치적 흥정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작품은 노예제도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트라우마를 면밀하게 묘사하고 노예제를 강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농장에서 탈출한 주인공들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통해 자아 정체성을 성립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목과는 달리 역설적으로 주인공들은 사랑받지 못한 자로, 저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주연으로 1998년 영화로 만들어졌다.     토니 모리슨은 오하이오주의 로레인 태생으로, 1953년 워싱턴D.C.에 위치한 하워드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흑인 여성 문학의 전통을 잇는 대표적인 작가로, 예술, 정치, 역사적으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비판적 인종이론 논란으로 자주소환돼 뜻하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문학작품 주지사 양당 주지사 버지니아 주지사 비판적 인종이론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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