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반도의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해야
한·미와 북한 간 적대 관계로 2024년에도 계속해서 남북 사이에 우발적 무력충돌의 위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한국시각)에는 남북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수백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적대적 강대강 맞대응 양상을 3국 간 협력적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필자는 3국 정상에게 한반도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해 달라고 청원한다. 필자의 대안은 먼저 3국 간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한·미-북한 간 우발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6가지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남북미 3국이 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바란다. 따라서 3국은 향후 6개월간 상호 비방과 적대감 표출을 자제하고, 특히 6개월간 무력시위나 군사도발을 유예(모라토리엄)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남북미 3국은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대화와 외교적 협상을 통한 평화적 방식에서 찾을 용의가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한미는 북한에 조건 없이 대화에 나오라고만 하지 말고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대화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미가 공동으로 새로운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로드맵을 제시하길 바란다. 셋째, 3국은 인간의 오류, 상호 오해, 최첨단 전략무기 체계의 오작동 등으로 의도하지 않은 사고나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한반도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시점에서는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없어 한국 정부는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여 얼어붙은 남북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함이 바람직하다. 미국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비상시 통신선을 뉴욕 채널을 통해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3국 간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발과 무력시위를 자제해야 한다. 한미는 올해 8월 중순에 핵전쟁에 대비한 을지 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다. 따라서 3월 중순과 8월 중순에 예정된 군사 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가 본다. 김정은 위원장도 6 ·12 싱가포르 공동성명(2018)을 존중하고 7차 핵실험과 추가 ICBM 실험을 잠정중단할 것을 제안한다. 다섯째, 한국 정부가 ‘힘에 의한 국가안보’를 통해 전쟁 억제력을 유지한 것은 큰 성과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군사 안보와 병행하여 한반도 평화 전략도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 여섯째,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한반도 비핵화의 두 가지 전제조건은 (1)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와 (2) 북한 체제 보장이다. 그는 이 두 전제 조건이 충족되면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약속했다. 향후 국제법으로 다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로 북한 체제의 보장이 이뤄진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 따라서 2024년에는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한 ·미-북한 간의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핵심 요인은 우발적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다시 강조한다. 따라서 2024년 새해에 3국 정상은 강대강 맞대응 전략에 따른 우발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에 함께 노력해 주시길 촉구한다. 곽태환 / 전 통일연구원 원장기고 한반도 우발 우발적 무력충돌 한반도 위기 한반도 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