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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도 일본 여행수요 꾸준…발생 직후 소수만 취소 요청

사상 유례없는 엔저로 일본 여행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진과 태풍 등 악재에도 여행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한인여행사에 지진 발생 직후 수건의 일본 여행 취소 문의나 요청이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다수의 여행사가 향후 일본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대지진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면서 투어 문의가 다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투어 스티브 조 전무는 “일본 투어 예약자 중 현재까지 취소한 손님은 없다. 한국의 여러 여행사도 지진, 태풍에 일부만 취소하고 큰 요동은 없다고 한다. 일본 남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이라 인기 관광지 중 한 곳인 후쿠오카 지역은 영향이 있겠지만, 한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도쿄, 오사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성수기인 가을 시즌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9~10월 모국방문 예약 손님 500여명 중 200여명이 일본 투어에 나서는데 일본 정부가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기 전에 4명만 취소했을 뿐이다.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은 “지진 소식 직후 이달 출발 예정인 가족 3개 팀이 취소를 요청해 와 항공권을 제외한 일정을 처리해 줬다. 숙박의 경우 현지 호텔에서 특수 상황임을 고려해 페널티 없이 취소해 줬다. 9월 이후 출발 상품을 예약한 한인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들”이라고 말했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오는 10월 출발 예정 1건이 최근 취소를 요청해 왔을 뿐이다. 엔화가 반등해 엔저 효과가 약해졌지만, 추가 지진만 없으면 일본 여행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홀세일업체 다원투어의 윤기연 대표는 “이번 지진으로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에 대해 보험정책이나 환불 규정에 대한 문의들이 있었다. 여행업은 자연재해, 질병, 국제정세 등 다양한 이슈와 리스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진, 태풍으로 주춤하지만, 여전히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모국 방문길에 일본 투어에 나서려는 한인들 여행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인근 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후 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했던 일본 기상청이 지난 15일 오후 5시(현지시각) 주의보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으나 난카이 대지진이 향후 30년 내 70~8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소 지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지진 일본 여행 취소 태풍 일본여행 투어 여행 엔저 도쿄 오사카 여행사 삼호 아주 푸른 춘추 다원 모국방문 로스앤젤레스 가주 미국 OC LA CA US NAKI KoreaDaily

2024-08-15

[글로벌 아이] 100세 재일 광복군과 오사카 요양시설 ‘산보람’

#노병의 손은 따뜻했다. 한국에서 한번 찾아뵙겠단 말에 주름이 활짝 펴졌다. 열여섯살 어린 나이에 광복군에 합류했던 오성규 애국지사는 평생 일본에 머물다 백세가 되어서야 한국행을 택했다.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아버지의 바람. 머리가 희끗희끗한 아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지난 11일 도쿄 네리마구 한 임대주택. 오 지사의 아들은 푹 고개를 숙인 채 아버지를 한국으로 모시러 온 보훈부 장관의 대화를 들었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그가 알아듣진 못했겠지만, 그는 무릎을 꿇은채 30여분을 꼼짝하지 않았다.  이젠 한국에 가서야 만날 수 있는 아버지. 자식으로, 애달픈 일일 수 있었지만, 그는 “아버지가 원하는 일”이라며 애써 복잡한 감정을 감췄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니까요? 세상에,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선 거예요!” 수화기 너머로 흥분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재일동포 어르신을 위한 요양시설 ‘산보람’ 고경일 대표 얘기다. 휠체어가 없으면 거동이 어려운 재일동포 1세 어르신이 장구 반주에 나오는 우리 민요를 듣자 그만, 벌떡 일어났단 얘기다. 그는 “이게 민족의 피인가란 생각을 했다”고 했다.   고 대표가 소위 ‘자이니치’로 불리는 동포 어르신을 위해 요양시설을 만든 건 1990년대의 일. 일본 정부가 우리로 치면 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작 가난한 자이니치 어르신들이 갈 곳은 없었다. 일제강점기 때 여러 사연을 안고 일본으로 넘어와, 차별과 가난을 딛고 살다 고독사한 1세 이야기가 그를 움직였다. 마지막 순간만큼 살아온 보람이 있도록 모시고 싶은 마음에 ‘산보람’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 머무는 자이니치 어르신들은 45명. 이 중 절반이 자이니치 1세대로 초고령이다.  아리랑을 부르고, 김치를 담그는 이곳 운영은 쉽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여파에다 이용자들의 형편이 좋지 않아서다.   일본의 빠른 고령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우리는 일본 사회 속 비주류로, 일제강점기 때 끌려오듯 넘어와 한국어와 김치로 마지막을 맞고 싶어하는 자이니치 고령자들의 이야기는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일본에 있는 재외국민은 약 48만 명. 이 중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올해 기준 42명이다. 이들이 어떤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또 이들의 바람은 무엇인지 이젠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김현예 / 한국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글로벌 아이 요양시설 광복군 오사카 요양시설 재일동포 어르신 재일 광복군

2023-08-22

[열린광장] 반일 감정과 일본인의 친절

일본을 두번 여행해 본 경험이 있다. 1998년 초가을 미국인 친구 로버트와 3박 4일 일정으로 오사카를 관광했다. 첫째날은 호텔에서 투숙했지만 교토로 이동한 둘째날부터 고생이 시작되었다.  로버트가 경비를 아끼자며 싸구려 여관을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서 잠을 자야 했고 목욕탕은 공용이었다.     여독 탓에 일찍 잠을 청했는데 온 몸이 가려워 불을 켜보니 새까만 빈대떼가 다다미 속으로 숨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인을 불러 항의해도 영어를 못하는 주인은 알아 듣지 못하였다. 나 역시 일본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지라 하는 수 없이 백지에다 벌레를 그려 놓고 빈대에 물린 자국을 보여주었더니 “미안하다”면서 곰비임비 꾸벅이며 살충제를 뿌려주었다.     술 생각이 간절해 여관을 나와 돌아 다니다 간이 주점을 찾았다. 그 곳에는 노동차 차림의 6~7명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옆테이블의 일본인들이 시시덕거리고 있었는데 주인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그 테이블로 가 그들을 혼내며 나가라고 역정을 내었다. 분위기로 봐서는 그 일본인들이 “일본말 못하는 조센징”이라고 말하는 것을 주인이 들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주인은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을 부르더니 “아무것도 하지말고 이 손님 시중만들라”고 했다. 그 학생에게 팁을 후하게 주고 주점을 나왔는데 아뿔싸, 방향감각을 잃어 여관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당황스러웠다. 캄캄한 밤에 일본어도 못하는데… 국제 미아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닐까?     다행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고생을 만났다.  “파출소를 찾는다”고 도움을 청했더니 앞장섰다. 10분쯤 걸어가니 파출소가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여고생에게 “이제는 집에 가 보라”고 했더니 “경찰이 올 때까지 함께 기다리겠다”고 한다. 5분 정도가 지나자 경찰 두 명이 돌아왔다. 영어를 못하는 그들은 경시청에 까지 전화를 했고 잠시 후 영어가 유창한 직원이 내게 인적사항을 물었다. 잠시 후 내 숙소를 알아냈으니 “아무 걱정 말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파출소 직원은 나를 여관까지 데려다 주었다.     다음 날 교토 관광에 나섰는데 몸살기운으로 포기해야 했다. 로버트에게는 숙소에 가서 좀 쉬었다 먼저 오사카 공항에 가 있겠다고 했다. 짐을 챙겨 전철을 탔다. 열차안에서 여대생에게 “오사카 공항행 열차가 맞냐?”고 물었더니 “잘못탔다”고 한다. 그러더니 여대생의 일행 3명 모두 다음 역에서 나와 함께 내리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오사카 공항행 열차가 왔고 학생들은 “이 열차의 종점이 공항”이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많은 한국인이 반일 감정을 갖고 있다. 나 역시 그 중 한명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던가? 또 얼마나 많은 우리 국민을 학살했던가? 지금도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그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제국주의로의 회귀를 목표로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인 힘을 키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들한테 배워야 할 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은 낯선 사람이나 외국인에게 친절한 것 같다. 또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경제 대국 일본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일본 반일 오사카 공항행 반일 감정 인의 친절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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