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차림 난사…군중에 섞여 탈출
지난 4일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도중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본지 7월 5일자 A-1면〉과 관련, 용의자가 체포됐다. 용의자는 아마추어 래퍼로서 사건 발생 10개월 전 총기 난사로 인한 죽음 등의 내용을 담은 뮤직비디오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크카운티 셰리프국은 “22세의 로버트 E 크리모 3세를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다”며 “수사 결과 용의자는 몇 주 전부터 이번 사건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밝혔다. 레이크카운티 검찰은 이날 용의자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범행 당시 여장을 한 채 퍼레이드가 진행된 인근 건물 옥상에서 70여 발의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총을 난사한 뒤 총기를 미리 준비한 빨간 담요 등으로 싸서 건물 한편에 버리고 군중 속에 뒤섞여 범행 현장을 빠져나갔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가족 소유의 은색 혼다 핏 차를 타고 도주하다가 사건 발생 8시간 만에 시카고 북쪽 지역인 레이크 포리스트에서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범행을 위해 시카고 지역 한 총기 상에서 반자동소총(AR-15) 등 5정의 총기류 산 사실도 밝혀냈다. 레이크카운티 셰리프국 크리스토퍼 코벨리 공보관은 “크리모는 총기류를 합법적으로 구매했다. 총격 원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아직 인종적 동기나 증오 범죄에 의한 범행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과거에도 자살 시도 등으로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BC, NBC 등 언론들은 이날 “용의자인 크리모는 지난 2019년 4월 자살 시도를 해 정신 상담을 받았으며, 2019년 9월에는 크리모가 사람들을 죽일 것이라고 위협해 그의 가족이 신고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하이랜드파크 경찰국 루이스 조그맨 국장은 “당시 그 신고 내용만으로는 크리모를 체포할 수 없었다”며 “그가 실제 폭력을 가할 것이라는 징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용의자는 그동안 ‘어웨이크 더 래퍼(Awake the Rapper)’라는 예명을 통해 아마추어 래퍼로 활동해왔다. 스트리밍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1만6000명 이상의 청취자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은 크리모의 음악 등을 모두 삭제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 7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유죄가 선고될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하게 된다. 장열 기자여장 난사 총기 난사로 레이크카운티 셰리프국 유력 용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