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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지만, '진짜 한국영화' 만들어보고 싶었다"

  한국 부천에서 이달 초 열린 아시아 최대 장르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현장, 한국 판타스틱 장편영화 부문에 초청된 ‘어브로드’(ABROAD) 상영이 끝난 후 제작자들이 무대에 들어서자 현장이 술렁였다. 한국인 배우들이 출연한 한국 영화지만, 타민족 영화감독이 인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지오바니 푸무(Giovanni FUMU) 감독이다. 지난 25일 퀸즈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푸무 감독은 “한국인이 아니지만 가장 한국스러운, 진짜(Authentic) 한국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 장편영화 배우상, 관객상을 받은 ‘어브로드’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미국 북부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미네소타를 배경으로 외국인이 낯선 곳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방인의 느낌을 표현하려면 미국 중에서도 셰리프, 오로라 등 니치(Niche)적인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고, 마침 함께 작업한 제작자의 고향인 미네소타를 배경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캐릭터들의 대화가 ‘진짜 한국인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영어로 쓴 스크립트를 배우들을 위해 한국어로 번역하고, 제대로 표현됐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외국인의 생경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배우 선정에도 고심했다. 그는 “미국에 처음 발을 딛는 느낌, 낯선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꼬이는 느낌을 살리길 원했다”고 말했다.   푸무 감독은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보고 한국영화에 빠져들었다. 이후 체코 영화학교에서 현재 ‘어브로드’ 제작사 써티세븐스디그리(37th Degree) 총괄 프로듀서 겸 대표인 한인 킴보킴(KIMBO KIM)을 만났고, 여러 장르의 한국 콘텐트를 제작했다. 그의 단편 ‘굿 뉴스’(Good News·2016)는 베니스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서울과 뉴욕, 밀라노 등에 거점을 둔 써티세븐스디그리 킴보킴 대표는 “언어적 장벽을 극복한 한국영화에 대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언어, 문화적 경계를 벗어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킴보킴 대표는 “영화 속에는 미국 시골서 K팝을 좋아하는 소녀 캐릭터가 나오는 설정이 있는데, 최근 한국문화 붐으로 이런 설정도 더는 어색하지 않게 됐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어브로드’는 현재 일본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미국 프리미어도 타진 중이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제 ABROAD 장성범 지오바니푸무 조바니푸무 GiovanniFUMU 어브로드 킴보킴 KIMBO KIM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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