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양팔저울이 되어
양손에 시간과 공간을 잡고 산다 어깨추의 양쪽에 있을 때는 평행을 이루며 살지만 선택의 시간이 오면 저울질을 한다 그때마다 공간을 선택하고 그 안에 눈에 보이는 것들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만족에 빠진다 수억년 된 화석들과 수천년 된 문명의 유물들이 그 시간의 그 공간 속에 뒹굴고 있다 시간이 끝날 즈음에야 진정 중요한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 안에 쌓아두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 속에 있는 자는 공간을 채우고 하늘에 속한 자는 시간을 채운다 김은집 / 시인시 양팔저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