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할아버지가 암투병 싱글맘에 전한 위로
94세 애틀랜타 한인이 홀로 아들 4명을 키우던 중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캘리포니아주 LA의 한인 여성에게 온정을 전했다. 로렌스빌에 사는 박상수 씨는 지난달 중순 본지 사무실을 방문해 체크를 전달했다. 전이상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은 한인 민채(35)씨의 사연을 접한 후다. 〈본지 10월 2일자 5면〉 박 씨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강한 마음을 갖고 밀어붙이면 어려운 일도 다 지나가고, 극복할 수 있으니 조금 더 힘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지는 온라인 모금에 익숙지 않은 박씨를 대신해 체크를 민씨에게 우편으로 배송했다. 23일 체크를 받은 민채(35)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도와주시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혜로운 말씀 잘 붙들고 힘내서 버티겠다"고 전했다. 민씨는 슬하에 조사야(10), 일라이자(8), 제레마야(7), 제카라야(5) 등 아들 4명을 두고 있다. 2019년 8월 유방암 2기를 진단받은 뒤 꾸준한 치료로 완치의 꿈을 꾸던 그는 지난 9월 암이 전이됐다는 걸 알게 됐다. 민씨는 "담당의가 정확하게 설명을 안 해 줘서 너무 답답했다"면서 "재검 결과를 듣고 충격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병원을 원망하고 속상해하는 데 시간 낭비하기 싫고 아이들과 최대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좋은 병원으로 옮기고 치료에 집중하며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의 응원 덕분에 지금은 감사할 일들이 더 많고, 힘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씨는 머리와 척추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다음 달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뇌 수술을 2회 받은 그를 위해 친구들이 아이들을 챙기고 재정 관리도 돕고 있다.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 고펀드미 계정도 민씨의 '베프(베스트 프렌드)'인 모니카 김 씨와 크리스틴 추 씨가 발 벗고 나서서 시작한 일이다. 26일 오전 현재 566명의 기부자가 총 5만9388달러를 기부했다. 민씨는 "혼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크리스천으로 살면서도 언젠가부터 하나님보다 돈을 우선에 두고 살고 있었다"면서 "돈 걱정보다는 나 자신을 챙기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양육하라고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민씨에 대해 "자기는 못 먹어도 항상 다른 사람들을 챙긴 친구"라며 "이제는 자신을 먼저 챙기고, 그다음에 다른 사람들을 챙겨도 된다"고 당부하지만 민씨는 여전히 남을 먼저 생각했다. 민씨의 꿈은 힘든 상황에 처한 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유방암 4기면 암을 고친다기보다는, 앞으로 암과 같이 사는 거래요. 지금은 (의술이 발달한) 21세기잖아요. 뼈까지 전이 되었는데 30년을 더 산 사람도 있어요. 삶을 놓지 않고 희망을 가질 거예요. 암 환자기 때문에 암 환자를 더 위로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벅찬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 사랑을 주위에 전하고 싶어요. 멀리 사는 저에게까지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민채 씨 고펀드미 웹사이트= https://www.gofundme.com/f/help-min-and-her-4-boys-beat-cancer-the-2nd-time 배은나 기자암투병 한인 한인 아들 암투병 엄마 한인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