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다 '변화' 통한 성장 전략 택한 듯
지난 11년 동안 CBB를 크게 성장시킨 조앤 김 행장 대신 제임스 홍 행장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20년 민 김 오픈뱅크 행장의 4년 연임부터 최근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의 5년 연장까지 남가주 한인은행 5곳이 모두 기존 행장과 재계약을 한 것과 다른 결과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표 참조〉 은행들은 대체로 ▶조직 안정화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 성장 모색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최대 실적을 올려서 분위기가 좋다는 점 ▶현 행장을 대체할만한 후임 행장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현 행장의 재신임 이유로 들었다. 한 은행 이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점과 팬데믹 위기에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았다”며 “다른 은행들도 유사한 결과를 냈다 할 수 있지만, 은행의 사령탑이 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교체해야 할 명분도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의 안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했고 조직의 중심이 행장(CEO)이기에 서둘러서 재계약 사실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상황과 분위기가 이런데도 유독 CBB만 김 행장의 연임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올해 한인 은행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행장은 지난 11년 동안 은행 규모를 4.5배나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스닥 상장을 대비해서 은행의 회계 및 전산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는 등 은행 상장 기반도 다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역대 2700만 달러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고 하와이 오하나퍼시픽 뱅크 인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은행 경영과 실적 면에서 딱히 흠잡을 게 없다는 게 한인 은행권의 평가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인 은행권은 재계약 기간과 조건 면에서 이사회와 김 행장의 의견 차이가 의외로 좁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재계약에 성공한 행장들의 재계약 기간이 3~5년이었는데 CBB 이사회는 이보다 짧은 기간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김 행장이 수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2014년과 2019년에 CBB 이사회와 각각 5년과 3년 임기 연장에 성공했던 김 행장으로서는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최소 3년을 기대했으나 이사회는 이보다 짧은 기간을 제시했을 것으로 은행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사회가 제시한 계약기간이 1년 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는 김 행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고 사실상 결별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통상 행장 임기 만료 3~4개월 전에 연임 여부 또는 행장인선위원회를 구성하는데 CBB는 3월 정기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애초부터 이사회가 김 행장과의 재계약 의지가 없었다는 의구심 마저 들게 한다는 게 한인 은행권이 전하는 말이다. 항간의 소문에는 김 행장과 박순한 이사장의 불화설도 거론된다. 비상장사인 CBB의 경우, 은행 지분의 12.30%를 보유한 박 이사장과의 불협화음은 행장 재계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김 행장이 3년 전 재계약 시점부터 이미 은퇴 이야기를 거론했다는 점을 들며 2선으로 물러날 계획을 이행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와 함께 은행 분위기 전환과 새로운 성장 목표 설정 등의 필요성으로 이사회가 새 행장 영입을 적극 추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성철 기자안정보 성장 한인 은행권 오픈뱅크 행장 남가주 한인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