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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이민자 애환 서린 스왑밋이 저문다

‘스왑밋(swapmeet)’은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니다. 그곳은 생계를 유지하려고 치열하게 살았던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역사가 녹아있다.   스왑밋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지난 수년 사이 유니언 스왑밋(LA), 알파인 스왑밋(토런스), 사우구스 스왑밋(샌타클라리타), 피에스타 스왑밋(사우스 LA), 서니사이드 스왑밋(프레즈노) 등 유명 재래시장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LA타임스는 40년 가까이 운영된 LA지역 유명 스왑밋인 슬라우슨 수퍼몰의 한인 업주들에게 마지막 챕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스왑밋의 많은 업주가 은퇴를 앞두고 있고 고객층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스왑밋도 쇠퇴하고 있다”며 “업주들은 그동안 스왑밋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자녀의 학비 등을 마련했지만, 자녀 세대는 그 자리를 이어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도 8일 이 스왑밋을 찾아가 업주들을 만나봤다. 스왑밋은 80년대 한인 이민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슬라우슨 스왑밋은 지난 1985년에 개장했다.   1988년부터 이곳에서 신발 등을 포함한 가죽 제품 등을 판매해온 크리스틴 나 사장은 올해로 65세가 됐다. 나 사장은 “이곳에서 돈을 벌어 집도 사고 애들도 잘 키웠다"며 “예전보다 스왑밋 상황이 많이 안 좋아져서 2~3년 후에 은퇴하려고 생각 중인데 나에게는 이민 생활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약 120개의 업소가 있다. 이중 한인 업주들이 운영하는 곳은 80여개다. 이곳에는 각종 한식을 파는 작은 한식당도 있다. 그만큼 한인 이민자들의 일상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곳이다.   슬라우슨 스왑밋의 업주들은 4.29 폭동(1992년)의 역사도 거쳐 갔다. 당시 한인 이민자 중심으로 운영됐던 이 스왑밋을 함께 지켰던 건 흑인들이었다.   나 사장은 “그때 이곳도 3주 가까이 문을 닫았었다”며 “한인 업주들과 흑인 경비원 10여명이 스왑밋에 남아 지켜줬는데 폭동은 너무나 큰 아픔이지만 그들 때문에 이곳을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인 업주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이민자의 삶이 생생하게 스며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티모시 정(75) 사장은 “공항에서 누가 마중을 나오느냐에 따라 이민 생활이 정해진다는 말이 맞다”고 했다.   정 사장은 “1983년에 미국으로 왔는데 당시 공항에 픽업하러 나온 친구로 인해 스왑밋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며 “그동안 쉬는 날 없이 일만 했는데 아들 둘은 약사와 바이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가게를 물려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슬라우슨 스왑밋도 한때 전성기가 있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차할 곳이 모자라 고객들이 인근 교회 주차장을 이용할 만큼 북적였다.   다른 스왑밋에 비하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그래도 상황은 낫지만 예전만 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젊은 층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개발 붐으로 인한 건물 철거 등으로 스왑밋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민자에게 스왑밋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한 고된 삶의 현장이었다. 이민생활의 희로애락이 배어있다.   지금은 철거된 유니언 스왑밋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이해진씨는 “한인과 라틴계 등 수많은 이들이 스왑밋에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며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며 “스왑밋이 쇠퇴하는 것을 보니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왑밋에는 한인들의 이민사가 있다. 치열했던 그들의 이민 생활은 이제 추억으로 저물고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스왑밋 슬라우슨 스왑밋 이민 생활 이민자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아메리칸 드림 한인 슬라우슨 수퍼몰 80년대

2024-03-10

IL 수도업체들, 수 억불 요금 인상 추진

일리노이 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도 서비스 업체 2곳이 총 수 억 달러에 이르는 요금 인상안을 내놓았다.     시카고 북서부와 서부 서버브에 수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리노이 아메리칸 워터’는 지난 14일 일리노이 주 상업위원회(ICC)에 총 1억5200만 달러의 요금 인상안을 제출했다. 일리노이 주의 또 다른 대형 수도 서비스 업체 ‘아쿠아 일리노이’도 총 1900만 달러의 요금 인상을 요청했다.     시민 유틸리티 위원회(Citizen Utility Board)는 이와 관련 “이번 요금 인상 내용은 과도하고 심각하다”며 “ICC가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주민들은 매달 수도 요금이 30달러 이상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리노이 아메리칸 워터는 이번 요금 인상을 통해 향후 5억5000만 달러를 들여 파이프라인, 저장 탱크, 우물, 펌프장, 소화전 등의 인프라 개선에 사용하고, 소득 기반 할인 프로그램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 유틸리티 위원회는 “일리노이 아메리칸 워터는 지난 2016년과 2022년에도 이미 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며 “상수도 인프라의 업데이트는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는, 책임감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CC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틸리티 요금 인상의 최종 결정까지는 11개월 정도가 소요돼 최소 2025년 초까지는 요금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evin Rho 기자수도업체 요금 요금 인상안 유틸리티 요금 일리노이 아메리칸

2024-02-15

아메리칸 드림에 340만불 필요…일반 근로자 평생 소득의 2배

‘아메리칸 드림’ 성취 비용이 일반인들의 평생 소득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전문 웹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부터 은퇴 저축까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데 평생 약 340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CBS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이는 주택을 소유하고 두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 등 전통적으로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된 성취 비용을 집계한 것으로 조지타운대학의 연구 자료에서 나타난 미국 일반 근로자의 평균 평생 소득 170만 달러의 두배에 달한다.   USA투데이가 조사한 또 다른 분석에서는 4인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13만 달러로 나왔는데 센서스국 자료에서는 중간 가구소득이 7만4450달러로 나와 역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베스토피디아의 분석은 맞벌이 부모가 분담할 수 있는 대학 학비 및 가족 의료비 등 일부 비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육아, 주택 구입과 같은 비용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많은 가정이 중산층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재정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타운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박사 학위 또는 MBA와 같은 전문 학위를 소지자의 소득은 각각 330만 달러와 360만 달러로 중산층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베스토피디아가 추산한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된 몇 가지 특징을 성취하기 위해 한 가족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살펴보면 병원 출산으로 건강보험을 가진 사람들의 평균 부담금 5708달러를 비롯해 결혼 및 결혼반지에 3만5800달러가 필요하다.   2명의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57만6896달러가 소요되며 이들의 1년치 대학 학비는 4만2080달러에 달한다.   또한 평생 10대의 차량 구매 비용 27만1330달러를 비롯해 평생 모기지를 포함한 주택 구매비용 79만6998달러, 애완동물 사육비는 6만7935달러 추산됐다.   26세부터 65세 사이에 드는 건강보험비용은 93만4752달러로 다른 비용에 비해 가장 높았으며 은퇴비용 71만5958달러, 장례비 7848달러 등도 필요하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1년 이상 지불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를 더 적게 사는 가정도 있는 등 추산 비용은 가족의 목표 수준에 따라 더 낮거나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아메리칸 근로자 아메리칸 드림 주택 구매비용 중간 가구소득

2023-12-13

LA·OC 인구 30만명 줄었다…아메리칸 커뮤니티 조사 발표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LA카운티와 오렌지카카운티(OC)의 전체 인구가 3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스국이 최근 발표한 아메리칸 커뮤니티 조사(ACS) 2022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7월 사이 LA카운티와 OC의 인구가 3%, 1%씩 줄면서 약 30만 명이 감소했다. 반면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각각 2%, 0.5%의 증가를 기록했다.   카운티별 인구수는 LA가 1001만400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OC 318만6989명, 리버사이드 241만8185명, 샌버나디노 218만1654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LA카운티에서만 외국출생인구가 22만 여명이 감소해 다른 3개 카운티의 외국출생인구 총증가분을 상회했다. 하지만 LA와 OC 거주민 3명 중 1명,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거주민 5명 중 1명일 정도로 외국출생인구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 참고로 전국 인구 대비 외국출생인구 비율은 13.9%로 7명 중 1명꼴이다.   4개 카운티의 외국출생인구로는 멕시코계가 가장 많았으며 2010년부터 유입이 증가한 중국계, 한국계를 포함해 베트남, 필리핀계도 로컬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카운티별 중간 가구소득의 경우 OC가 10만6209달러로 가장 높았으며 리버사이드 8만6748달러, LA 8만2516달러, 샌버나디노 7만9091달러 순이었다.   대졸 이상 학력자 비율은 OC가 43.7%로 가장 높았으며 LA 35.6%, 리버사이드 25%, 샌버나디노 23% 순으로 나타났다.   영어와 스패니시 이외에 카운티별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보면 LA의 경우 중국어(36만9000명)가 1위를 차지했으며 타갈로그(필리핀 20만5000명) 아르메니안(17만3000명), 한국어(16만5000명) 순을 기록했다.   OC는 베트남어(19만4000명), 중국어(9만5700명), 한국어(7만3200명), 타갈로그(5만2300명)순이었다.   재택근무 비율은 OC와 LA가 17.8%, 17%인데 비해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는 각각 11.7%, 11%에 그쳤다. 평균 통근시간은 리버사이드가 33.1분으로 가장 오래 걸렸으며 샌버나디노 32.1분, LA 30.1분, OC 26.7분 순으로 나타났다.     빈곤율은 4개 카운티에서 지난 2018년보다 개선됐지만 65세 이상 인구 빈곤율은 카운티별로 0.8%~1.3% 악화했다.   건강보험 미보유자 비율은 LA 8.2%, 샌버나디노 8.1%, 리버사이드 7.4%, OC 6.3% 순이었다. 박낙희 기자아메리칸 커뮤니티 외국출생인구 비율 카운티별 인구수 센서스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 ACS 한국어 인구 소득 학력 재택 통근

2023-12-10

“아메리칸드림 이젠 없다”

이민사회 희망이었던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믿음이 옅어졌다. 이민자·빈곤 가정 출신은 평생 비슷한 삶을 살 것이라는 냉소주의가 팽배해졌다. 경제·사회적 불안감이 증가한 결과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시카고대여론조사센터(NORC)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아메리칸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53%)과 2016년(48%) 조사보다 긍정적인 시각이 크게 줄었다.   WSJ가 작년에 진행한 비슷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가 “열심히 일한다면 미국 사회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답했는데, 1년 새 부정적 시각이 급증한 것이다.   WSJ는 “경제·사회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삶이 더 나아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권자들의 시각이 변한 이유로는 최근까지 이어진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응답자의 50%가 미국 생활이 50년 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경제·정치 시스템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답한 사람도 절반에 달했다.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존 래셔(78)는 “아메리칸드림은 과거”라며 “예전엔 출근하고 일을 해내면 보상을 받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그저 추락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됐다”고 말했다.   WSJ는 “인플레이션은 2년 연속 근로자 임금상승률을 앞질렀고, 모기지 금리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남성보단 여성이, 시니어보단 젊은 층이 냉소적이었다.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하다는 남성은 46%에 달했지만, 여성은 2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65세 이상 응답자의 48%가 동의했지만, 50세 미만은 28%에 불과했다.   켄터키주 바인그로브에 거주하는 크리스틴 시몬스(54)는 “아메리칸드림은 언제나 중산층 이상에만 가능했다”며 “유색인종이거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평생토록 불리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사회적 차별·편견에 대해 인종 별로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아시안에 대한 차별이 주요 문제라는 응답은 27%에 그쳤는데, 흑인(46%)이나 히스패닉(32%)에는 주요 문제라는 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등록 유권자 1163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9~24일 진행됐다. 이하은 기자아메리칸 인플레이션 이상 응답자 결과 응답자 사회적 차별

2023-11-24

[뉴스 포커스] ‘네포 베이비’와 ‘아메리칸 드림’

한국에 ‘금수저’가 있다면 미국에는 ‘네포 베이비(nepo baby)’들이 있다. 부유층이나 명문가에서 태어나 부모덕에 유명세를 얻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부모가 유명하다고 자녀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들의 출발선이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다.       요즘 주목받는 ‘네포 베이비’들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자녀다.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탈세 혐의와 총기 불법 구매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연방하원 감독위원회 출석까지 통보받았다.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이유다.       트럼프의 자녀들은 이달 초 법정에 섰다. 트럼프 그룹의 자산가치 조작 관련 민사 소송 증언을 위해서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피고인, 장녀 이방카는 증인 신분이었다. 이들은 트럼프 그룹에서 부사장 등 고위직을 맡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자녀들의 이런 모습은 미국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더구나 내년 대통령 선거가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더 주목된다. 미국이 유지하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의 특성을 대변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아메리칸 드림’이다. 이 말에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는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고,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도 달라지고 있다. 계층 고착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수성가의 사례가 줄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도 점차 부서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마 ‘네포 베이비’들의 증가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아메리칸 드림’을 지키려는 노력도 있다. ‘공평한 기회’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다.        프로농구팀(NBA) 댈러스 매버릭스를 소유하고 있는 마크 큐반은 괴짜 구단주로 통한다. 늘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타나는 그는 점잖은 모습 대신 열정적이다. 종종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벌금을 부과받기도 한다. 그는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하고 은행원 생활을 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를 창업해 성공을 거뒀다. 이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자산 규모가 50억 달러가 넘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는 인색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누구의 아들, 딸’로 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게 불리는 순간 ‘얼간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는 10대와 20대인 자녀 3명이 있다. 당연히 이들은 어려서부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벌어 해결했다고 한다. 큐반은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내가 체크를 써 주거나 크레딧카드를 만들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로렌 파월 잡스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이다. 잡스가 숨지면서 그녀는 엄청난 자산을 물려받았다. 블룸버그의 추산에 따르면 그녀의 자산 규모는 217억 달러나 된다. 그런데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천수를 다하게 되면, 나의 재산도 나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녀는 “남편도 생전에 자녀들에게 부를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사회가 올바로 유지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모든 재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명문대학의 ‘레거시 입학’을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상원에서 발의됐다.‘레거시 입학’은 동문이나 거액 기부자의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부유층에 유리한 입학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포 베이비’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혜택인 셈이다. 그러나 민주·공양 양당 의원들의 공동 발의에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특권층의 특혜 한 가지를 없애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아메리칸 베이비 아메리칸 드림 트럼프 그룹 장남 트럼프

2023-11-16

콜로라도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정착한 주

 지난 2022년 한해동안 콜로라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주는 텍사스고 반대로 가장 많이 이주해 온 주는 캘리포니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센서스국이 실시하는 연례 ‘아메리칸 지역사회 설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ACS)의 새로운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해동안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타주민수는 26만4천여명인 반면, 타주로 이주해 나간 콜로라도 주민들은 23만9천여명으로 추산됐다. 콜로라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주는 텍사스로 2만4,500여명에 달했고 이어 플로리다가 2만1천여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캘리포니아가 약 2만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3개주에서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주민수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주민수는 3만3,200명에 달했으며 텍사스로부터는 2만5,500명, 플로리다에서는 1만1,100명이 각각 이주해왔다. 콜로라도를 떠난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웃한 주들에 정착했다. 애리조나가 1만2,200여명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뉴멕시코 7,846명, 오클라호마 5,902명, 캔자스 7,359명, 네브래스카 6,422명, 와이오밍 5,076명, 유타 5,327명 등의 순이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정착 한해동안 콜로라도 콜로라도 주민들 아메리칸 지역사회

2023-11-10

[중앙칼럼] ‘코리안 아메리칸’ 정체성의 시작은 한국어

미국은 다민족·다문화 사회다. 저마다의 역사와 서로 다른 민족 정체성에 바탕을 둔 원주민과 이민자가 어우러져 산다. 영국발 후손들이 바다를 건너와 식민지를 건설하고 독립국가를 세웠다. 백인계 이민자의 개척정신은 15세기 당시 약 500만 명이었던 미국 원주민 인구를 20세기 초 25만 명으로 급감시킨 비극을 낳았다. 이런 연유로 지난 4세기 동안 미국은 백인 인구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소위 백인 중심의 ‘주류문화’가 영원할 것 같지는 않다. 연방 인구조사국(censu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백인계 인구는 1억91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7.8%를 차지했다. 2010년 1억96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3.7%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비율이 낮아졌다. 인구조사국은 건국 직후인 1790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시행한 이후, 백인계 인구 비율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시아계 인구는 2400만 명(전체 인구의 6%), 히스패닉계 인구는 6210만 명(전체 인구의 18.7%), 아프리카계 인구는 4110만 명(전체 인구의 12.4%)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 아시아계 인구는 33%, 히스패닉계 인구는 25%나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인구조사국 측은 “2020년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은 어느 때보다 다민족·다문화 사회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20년 후 미국은 어떤 모습이 될까. 인구조사국은 예측 자료를 통해 2045년 백인계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49.73%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인구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 인종이 사라지는 셈이다.     한인사회에서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주류사회’다. 여기서 주류사회란 다민족·다문화인 미국사회를 표현하는 의미가 아닐 때가 많다. 주류사회라는 말에는 은연중 백인 중심 문화로 구축된 기득권을 인정하고, 우리는 소수계이자 변방이라는 수동적 자세가 배어 있다.   소수계이자 변방이라는 인식은 한인사회에 부작용도 낳았다. 공동체 차원의 정체성 퇴색이다. 고유의 이름과 언어를 지켜가는 노력이 중국계나 히스패닉계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영어 이름을 지어도 백인 문화권 작명 일색이다. 자녀교육 때 영어만 중시하다 보니 2세대의 문화적 특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세대 이민자에서 시민권자로 태어난 차세대 사이 정체성 보존과 계승 노력이 부족한 셈이다.   최근 들어 1~1.5세대 한인 부모는 자녀의 한국어 교육을 중시한다. 2세대 역시 한국어 배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한 모임에서 만난 8살 아이는 “우리 엄마 아빠가 토종 한국인”이라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한국에 가본 적 없다는 아이가 유창한 한국어 어휘를 구사하는 모습에는 당당함이 충만했다.   다민족·다문화 사회에서 ‘뿌리’를 지키려는 움직임은 반갑다. 미국사회에서 고유한 민족 정체성을 지키는 삶은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자신의 뿌리를 아는 정체성 함양은 당당한 미국사회의 일원으로 살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미국은 본격적인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 한인사회도 변방의 소수계라는 소극적 자세는 지양할 때다. 정체성을 자부심으로 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어 교육은 정체성 함양, 뿌리교육의 시작이다. 얼마 전 출범한 재외동포청도 차세대 정체성 함양을 위한 첫 번째 지원사업으로 한국어 교육을 꼽고 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체득할 수 있어서다. 남가주 등 한인사회가 있는 곳에는 이미 주말 한국학교들이 있는 곳이 많아 기본적인 정체성 교육 환경도 구축했다. 참여와 독려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아메리칸 코리안 인구조사국 측은 백인계 인구 한국어 교육

2023-10-29

제인 김 KYC 초대 관장 “코리안 아메리칸 긍지 심는 이민 역사박물관 개관 기대”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은 거의 50여년을 이어온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비영리 봉사단체다. 한인 청소년 문제를 돕기 위해 시작했지만, 현재는 한인사회를 넘어 인근 지역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오늘날 KYCC는 1975년 설립된 한인청소년회관(Korean Youth Center·KYC)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초 일본·중국 커뮤니티에서 2, 3세들의 마약 문제가 불거지자 약물중독방지를 위해 비영리기관인 ‘아시안 아메리칸 약물방지 프로그램(AADAP)’을 시작했다. 청소년 문제를 겪은 AADAP는 새 이민 커뮤니티인 한인 사회의 청소년의 문제를 미리 방지하고자 한인사회에 아웃리치 센터를 만들었다.     1975년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크랜셔 블러버드에 AADAP의 한인 사회 아웃리치 센터로 한인청소년회관(KYC)이 문을 열었다. 이것이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의 시작이었다.     KYC 초창기에는 천방욱 목사가 이끌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열어 청소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대화를 나눴다. 김인환씨가 카운슬러로 들어오고 1977년 제인 김씨가 UCLA를 졸업하고 합류했다.   김씨는 1968년 14세에 목사님인 아버지를 따라 이민 온 1.5세였다. 이민 1세대 한국 부모님을 둔 틴에이저로서 학교에 가면 다른 세상을 봤다.     그는 “보수적인 한국교회 문화 속에서 자랐지만, 문화와 성장 배경,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 미국 친구들을 보며 방황했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에서 이민 와 생계에 바쁜 1세대 부모와 청소년 자녀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목도하며 김 씨는 1.5세로서 겪은 경험을 살려 한인 청소년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사회학 전공에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 자산을 살려 KYC 카운슬러 포지션에 지원해 1977년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크리스천이 가지고 있는 사명과 자산에 대해 고민했다”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에 KYC에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AADAP가 뒤에서 지원하면서 KYC는 1983년 독립해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게 된다. KYC의 초대관장은 UCLA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김씨가 맡았다.   김씨는 “여성이 이끄는 한인 단체가 드물었던 당시 리더를 맡는 것은 부담이었다”며 “AADAP에서 한인 사회 여성 리더십이 필요하고 자라나는 여자 학생들에게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설득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초대 관장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마약, 갱 등 문제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학교 카운슬러와 공조했다. 한국 학생들의 마약, 갱 문제 등으로 청소년 프로그램도 필요했지만, 가정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이에 부모 세미나, 학생 카운셀링, 이중언어 상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농구 프로그램, 튜터링, 부모 서포트 그룹 등 다른 방향의 아웃 리치 프로그램을 펼쳤다. 또 고용 및 취업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KYC를 커뮤니티 서비스 단체로 성장시켰다.   이 당시 청소년 회관 이사진으로 천방운 목사, 민병수 변호사, 김인환 관장, 헨리 황 박사 등의 활동으로 KYC 기초가 다져졌다.   1988년에 김 관장 후임으로 김봉환 씨를 새 관장으로 맞이했다. 제인 김 관장 시절 회관건립위원회가 구입한 윌셔와 윌튼 인근 주거지(986 Ingraham St.)를 청소년 회관 시설이 들어서는 복합건물로 개발하기 시작해 1994년 완공했다.   1998년 9월 김 관장의 뒤를 이어 송정호씨가 관장으로 취임하며 한인에서 모든 인종을 아우르는 단체로 거듭났다.     제인 김씨는 “청소년과 부모 관련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개발되기를 바란다”며 “차세대가 이민 역사를 배우고 코리언 아메리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코리언 아메리칸 박물관 같은 장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역사박물관 아메리칸 한인 청소년들 한인타운 청소년회관 초대 관장

2023-09-21

[기획 르포: 라파예트 광장을 가다] '시위 로비' 현장된 백악관 앞길

특정 인종에 대한 증오나 혐오는 ‘나와 달라서 잘 알지 못함’에서 시작되며 그로 인한 두려움과 저항이 표출되는 방식이라고 사회학은 규정한다. 정치 사상적인 경계와 대립도 있지만 인종적 뿌리가 다름으로 인해 오해하고, 결국 서로 잘 알아갈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대결과 폭력의 극한은 예고된다고 봐야 한다. 그런 예들은 매우 많았다. 미국은 이민 문호가 열려있고 초현대식 대의 민주주의를 품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여전히 토착 원주민을 몰아내고 학대한 이력이 있으며, 흑인 노예를 끌어다 막대한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민 정책은 정권이 달라질 때마다 기류가 달라졌고 최근 3년 동안의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종간의 괴리가 심해진 상태다. 본지는 연방행정부가 위치한 수도 DC에서 아시안 증오의 현주소를 찾고 3회에 걸쳐 관련 보도를 이어간다. 〈관계기사 3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초입부터 북소리와 쇠붙이 굉음이 들려왔다. 백악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인근 건물의 공사장 장비 소리가 뒤섞이는 전형적인 도시 공원 ‘라파예트 스퀘어(Lafayette Square)’ 북쪽 출입구에 들어서자 ‘펠티에르를 석방하라(Free Leonard Peltier)’ 구호가 울려펴졌다.   8500평(약 7 에이커)에 달하는 아름다운 이 공원은 100년 넘게 미국인들의 외침이 채워진 곳이다. 여기저기 각종 구호와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과 피켓이 눈에 띠고 눈길을 끌기 위한 타악기와 메가폰이 동원된다.   펠티에르는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민권 활동가로 지난 75년 사우스다코타 소재 원주민 독립 구역에서 대치하다 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재판에서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는 현재 플로리다에서 46년째 복역중이다. 국제사면위와 여러 해외 인권단체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클린턴, 오바마를 포함한 모든 대통령들은 그의 사면을 승인하지 않았다.   집회 참석자 랜디 베이커(버지니아)는 “직접 총을 쐈다는 증거도 없고 원주민 옹호 조직의 수장도 아닌 그에게 이렇게 가혹한 이유는 바로 정부 기관의 뿌리깊은 증오라고 본다”며 “백악관의 대답이 없지만 계속 그의 석방을 외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날(9월 12일)은 그의 79세 생일이었다.   증오와 폭력의 대명사가 된 9.11테러 22주기 다음날 미국 행정부 수반의 집무실 길건너 풍경이다. 미국은 기본권 보장을 위해 핵심 국가 지도자의 가정과 집무실이 인접한 이곳에서도 시위를 허용한다. 공간의 관리는 공원서비스국(US Park Service)가 한다. 하지만 이날 시위는 200여 명이 넘게 참가하고 참가자들의 성향이 공격적일 수 있어 백악관 담장 앞길에 비밀 경호대 중대 병력이 포함된 저지선이 형성됐고 팽팽한 긴장감도 돌았다.   라파예트 스퀘어에는 앤드류 잭슨 등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 있으며 노예를 사고팔던 ‘데카트루 하우스’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역사의 긴 페이지를 상징한다. 동쪽으로는 요인 경호에 가장 전문이라는 재무부 건물이 있어 삼엄함을 더한다.   연방 의회 의사당으로 연결되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는 수많은 기업, 로비단체, 민간단체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시위도 로비의 한 종류인 셈일까. 이곳에서 25인 이상의 시위를 하려면 공원서비스국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가장 가까이서 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링컨 기념관이나 의회의사당보다 더 인기가 있다. 이러다 보니 미국 내 모든 소수계가 라파예트 스퀘어를 찾는다. 50년대 유색인종 민권 운동, 60년대 여권 신장 운동, 70년대 베트남 전쟁 반대, 2000년대 동성애자 권리 주장, 2020년대 아시안 차별과 증오 반대 시위까지 균등과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있다.   공원서비스국의 자료에 따르면 사전 신고한 시위는 2016~2019년 매년 120~140여 건이었으며,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에 주춤했다가 2021년 다시 194건, 2022년에 207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작거나 인도에서 진행되는 시위행렬은 신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사실상 매일 시위가 있으며 주말에는 시간을 정해 3~6개 팀이 순환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한인들은 2021년 애틀란타 스파 총격 사건에 분노해 이 곳을 찾아 ‘더이상 미워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기획 르포: 라파예트 광장을 가다 백악관 시위 라파예트 스퀘어 아시안 증오 아메리칸 원주민들

2023-09-19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LA는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

2022년 연방센서스국 자료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인종구성은 백인 44.9% 라틴계 48.4%, 아프리칸 아메리칸 8.6%, 네이티브  아메리칸 0.9%, 아시안 11.7 %, 퍼시픽 아일랜더 0.2%, 기타 28.1 %다. 이 통계는 단순히 피부색으로 구분한 통계다. 그리고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224가지에 이른다. LA는 1840년대 중반 골드 러시때 황금을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며 형성됐다. 정작 도시를 이루고 나서 황금이 사라지면서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서 발명된 활동사진 덕분에 회생했다. 당시 세계 영화 산업의 80%가 LA에 집중됐을 정도였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지금 LA의 모습이 형성됐다. 이후 한국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카리브해연안으로부터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민자들은 다양한 문화적 융합을 이루며 LA만의 독특한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LA를 건설해오고 있다.  사진은 펜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LA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식에서 선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합법적으로 미국에 정착한 사람들도 있을 테고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LA 그 자체다.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도시 정작 도시 아프리칸 아메리칸 네이티브 아메리칸

2023-09-01

[노트북을 열며] 김정은과 오펜하이머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며 떠오른 사진 한 장. 2016년 3월 9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진이다. 자신만만한 표정의 김정은 위원장이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건 동그란 공 모양 물체. 북한의 주장이 맞는다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해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작고 가벼운 내폭형 핵 기폭장치다. ‘오펜하이머’에서 맨해튼 프로젝트의 물리학자들이 오각형과 육각형의 고폭렌즈를 끼워 구(球) 모양으로 조립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자랑한 내폭장치의 선배 격이다.   ‘오펜하이머’의 과학자들이 고폭렌즈 32개를 조립해 만든 핵폭탄의 이름은 ‘팻맨(fat man)’. 일본 나가사키(長崎)를 초토화했다. 2016년 북한이 공개한 내폭장치는, 그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약 72개의 고폭렌즈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펜하이머’를 누구보다도 달뜬 마음으로 보지 않았을까.   ‘오펜하이머’는 적어도 한반도 38선 이남에 태어나 살아가는 우리에겐 단순한 블록버스터 영화일 수 없다. 미국의 핵으로 1945년의 광복은 앞당겨졌지만,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게 2023년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현실이 무섭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더 무섭다.   2016년 이후, 분명히 늘어난 건 북한의 핵물질과 핵능력밖엔 없지 않을까. 한국은 일관된 대북 정책 없이 정권에 따라 진자 운동과 정쟁만을 되풀이해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심각하지만, 정작 북핵 위협과 북한 인권 문제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들이 상당수다. 그사이 김정은은 열 살로 추정되는 딸 주애의 손을 잡고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나타나고, 사실상 미사일을 ‘군사정찰 위성’이라며 정상국가 코스프레중이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는 원폭 실험에 성공한 뒤,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다음 구절을 되뇌며 자책했다고 한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 21세기의 파괴자를 꿈꾸며 독재 정권의 수명 연장을 꿈꾸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오펜하이머가 했다는 다음 말을 전한다. “(핵폭탄을) 갖게되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고 평화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635쪽). 북핵 문제는 이미 요단강과 삼도천을 건넌 듯한 절망의 영역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평양의 프로메테우스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할 터다. 전수진 / 한국 투데이·피플팀장노트북을 열며 김정은 오펜하이머 북핵 문제 로버트 오펜하이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08-23

타운 저소득 거주용 호텔들 불법영업

저소득층이 장기투숙하는 거주용도로 지정된 ‘레지덴셜 호텔(Residential hotel)’들이 규정을 어기고 관광 호텔로 불법 운영되고 있어 LA시가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단속 조항은 전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LA시는 지난 2008년 저소득층의 거주지 확보를 위해 레지덴셜 호텔의 용도 변경을 제한하는 시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후 LA시가 거주지로 지정한 레지덴셜 호텔들은 일반 호텔처럼 단기 임대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레지덴셜 호텔들이 이러한 규정을 어기고 일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단기 임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0일 비영리언론매체인 프로퍼블리카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총 21개에 달하는 레지덴셜 호텔들이 시 규정을 어기고 여행 웹사이트에 에어비애비처럼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준다는 광고를 실어왔다.   뒤늦게 레지덴셜 호텔들의 불법 행위를 발견한 LA시 주택국은 해당 호텔들에 규정을 지키고 단기 임대를 중단하라는 경고 통지서를 발송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호텔은 여전히 단기 임대 광고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 정부의 단속 통지서를 받고도 단기 임대 마케팅을 계속 벌이고 있는 곳은 LA다운타운 아트디스트릭트에 있는 아메리칸 호텔, LA 한인타운에 있는 H 호텔(사진) 등이다.   하지만 주택국이 이들을 규제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아메리카 호텔 측은 10일 프로퍼블리카에 “아메리카 호텔이 시 정부가 지정한 레지덴셜 호텔인 줄 몰랐다”면서 “우리는 호텔이다.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괜찮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H 호텔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레지덴셜 호텔은 대부분 1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입주자들은 저소득층 노인이나 장애인이다. 이들은 레시던스 호텔에 월 500~600달러를 내고 방을 장기 임대해 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LA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LA 올림픽 등 굵직한 이벤트 등을 앞두면서 호텔 방 부족이 예상되자 레지덴셜 호텔들이 일반 호텔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반 호텔로 운영할 경우 방 한 개 투숙비로 하룻밤에 200달러 이상 내야 한다.   한편 이같은 불법 운영에 LA시의회는 10일 주택국에 레지덴셜 호텔 법 시행에 대해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강력하게 단속할 수 있도록 조례안을 개정하기로 했다. 장연화 기자불법영업 저소득 레지덴셜 호텔들 아메리카 호텔 아메리칸 호텔

2023-08-11

"아메리칸드림, 내집 마련보다 행복감"…소상공인 대상 설문조사

소상공인들이 ‘아메리칸드림’ 달성을 판단하는 요인으로 ‘주택 보유’보다 ‘행복감을’을 꼽은 경우가 많았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업체 ‘고대디’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달 국내 소상공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아메리칸드림 달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충분한 돈을 벌어 ‘편안한 생활방식’을 영위하는 것을 꼽은 경우가 56%로 가장 많은 등 경제적 요인이 여전히 주요 동기였지만, 행복감(54%)이나 열정을 따를 자유(49%)를 꼽은 응답이 4위 주택 보유(45%)를 앞섰다.   CNBC 메이크잇은 역사적으로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성공의 표시로 인식되어왔다면서, 그동안 경제적 성취와 동일시되었던 아메리칸드림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부채 등의 여파로 과거보다 부자라고 느끼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소상인들이 성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파라 하워드는 “(집값 상승 등) 경제 여건상 주택을 보유할 가능성이 작아졌고 Z세대에게서 특히 그렇다”면서 또 코로나19와 대규모 퇴직 흐름 속에 독립성·자유·편안함·유연성 등에 가치를 두는 경우가 늘었다고 봤다.   해당 조사에서 ‘주택 보유’를 아메리칸드림 달성 요소로 본 견해는 베이비 부머(55세 이상·50%), X세대(40∼54세·49%), 밀레니얼 세대(25∼39세·44%), Z세대(18∼24세·40%) 등 나이가 적을수록 낮았다.   부동산 사이트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최근 조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 24.7%가 주택 보유에 따른 과도한 비용을 이유로 평생 임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2010년 13%의 2배에 가깝다고 CNBC 메이크잇은 덧붙였다.아메리칸 소상공인 소상공인 대상 주택 보유 내집 마련

2023-07-06

한국 다큐, 미국 3대 아시안 영화제 진출

한국 감독이 연출한 환경 다큐멘터리가 미국 3대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주인공은 김동현 감독(사진)으로 그의 신작 ‘제로웨이스트'는 지난 4일 개막해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제39회 LA 아시안퍼시픽 영화제(LAAPFF) 경쟁부문에 올랐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플라스틱 감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6명 '체인지메이커'들의 창의적인 업사이클링과 쓰레기 감소 방안에 대해 보여준다. 김 감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체감한 뒤 한국을 2년 동안 돌아다니며 다양한 친환경 활동가, 전문가, 학생 및 예술인들을 취재했다. 영화는 시스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개인의 작은 변화가 힘을 모으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그 파급효과가 진정한 자원순환 경제와 사회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감독은 “플라스틱 오염에 맞서 싸우는 6명의 환경실천가를 만나 창의적인 해법을 보고 배우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제로웨이스트는 하반기 한국 극장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LAAPFF는 1983년 1회 개회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 뉴욕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와 함께 미국 3대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아시안퍼시픽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la 아시안퍼시픽

2023-05-11

코리안 벨가든 완공기념 축제 열린다

      한미문화재단(Korean American Cultural Committee, 대표 이정화)의 코리안 벨가든 완공 기념 및 한국문화축제가 오는 20일(토) 오전 11시, 비엔나 소재 매도우락 보테니컬 가든에서 열린다.   재단측은 지난 5일 한강식당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한미수교 141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이자 벨가든 완공 1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올해의 축제에 대해 소개했다.     이정화 대표는 “한미수교 122주년에 시작한 사업이 올해 141주년을 맞고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에 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미국 사회에 한국의 전통 문화를 잊지 않고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리안 벨가든의 지속적인 한국문화유산 계승을 위한 한국정부의 긴밀한 협조 당부를 위해 올해 말 한국방문 계획을 갖고 있다고도 전했다.    폴 길버트 북버지니아 공원관리국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는 “워싱턴 지역에 일본식 정원은 있지만 한국식 정원은 이 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독보적인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명소가 됐다"면서 "이정화 대표와 더욱 긴밀하게 협조하며 더 좋은 한국식 정원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리는 주요행사로는 워싱턴 글로리아 하프단, 신사임당/장한 부모님상, 태권도, 한식체험, 한국 민속 공연, 왕과 왕비 행렬, 혼례복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이날 참석한 우태창 고문은 “한국문화원이 자체 행사만 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에 도움되는 지역 한인사회 행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희균 고문은 “웇놀이 등 노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민속놀이와 푸짐한 상품도 준비돼 있다”며 어르신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코리안 벨가든은 버지니아 비엔나의 메도우락 보태니컬 가든 공원 내에 위치하며 페어팩스카운티 정부가 제공한 4.5 에이커(5500 평) 부지에 워싱턴 지역 한인들이 기금을 모아 2012년 5월 19일 완공됐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완공기념 코리안 코리안 벨가든 벨가든 완공 코리안 아메리칸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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