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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

야구경기를 보려고 20불짜리 티켓을 미리 구입한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간다. 그런데 경기장에 도착해보니 오는 길에 티켓을 잃어버렸다. 이런 경우에 오직 46%만이 티켓을 다시 구입한다고 한다. 야구경기를 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백명 중에 절반이 넘는 54명이나 되는 것이다.     반면 야구장에 가서 티켓을 사려고 표 없이 야구장에 도착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지갑을 연 순간에 현금 20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런 경우에는 오직 12%만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88%는 표를 사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   무슨 차이일까? 첫번째 경우의 사람들은 먼저 야구티켓을 예매하는데 20불을 지출했다. 그래서 표를 재구매 한다면, 총 40불을 야구경기에 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야구경기 관람이 너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경우에는 잃어버린 20불을 아직 야구에 쓴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 관람을 위해서 기꺼이 20불짜리 티켓을 산다고 한다.   사람들은 마음 속에 일종에 장부를 가지고 있어서 돈이 들어 오면 수입별로 어느 정도 구분을 하고, 각각의 돈을 앞으로 어떤 목적에 쓰려고 하는지 지출도 나름대로 마음 속에 제각각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각자 마음 속의 장부를 기록하는 행위를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이 일해서 저축한 돈 만불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이 이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만불을 추가로 벌었다면 이제 2만불을 갖게 되었다. 이때 이 사람 입장에서 일을 해서 번 만불과 주식투자로 번 돈 만불을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 달쯤 후에 이 사람이 주식투자에 실패해서 만불을 잃어 버렸다. 이 사람은 다시 만불 밖에 없는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잃은 돈 만불이 처음에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식투자로 번 돈 만불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주식으로 번 돈을 다시 주식으로 잃었다고 생각하며 아쉽지만 스스로를 달랜다.     하지만 이후에 추가로 천불을 더 잃어서 이제는 전 재산이 9천불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번에는 비록 천불을 추가로 잃었지만 이 돈은 자신이 일을 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고, 본전인 만불보다도 적은 돈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결코 쉽게 잠을 자기가 어려울 것이다.   데이비드 그로스(David B. Gross)와 니콜라스 소울레스(Nicholas S. Souleles)라는 사람이 2002년에 미국의 평균 가정을 놓고 조사해 본 결과, 당시 미국 사람들은 평균 5천불 정도의 현금을 은행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균 이자가 18%가 넘는 신용카드 빚을 3천불 이상씩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을 사용한다면 높은 카드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이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금 5천불은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 속 장부에는 크레딧카드 부채 3천불과 서로 섞지 않고 각각 다른 곳에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절약을 위해서, 심적 회계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미리 세워둔 예산에 맞춰서 중요한 항목부터 지출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용도로 쓰기로 한 돈이 절약되었다고 해도, 다른 용도로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이나 이번 연도에 사용하지 않은 경비가 남았다고 해도 이를 다음 기간으로 넘기는 이월을 금지하거나 어렵게 해야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accounting 심적 심적 회계 야구경기 관람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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