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부담 늘었는데 실질소득은 감소
가구당 월 생활비가 3년전과 비교해서 평균 327달러나 늘면서 소비자의 생계 부담이 더 커졌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해 서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최근 주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개스값 및 식료품 급등으로 인해서 가구당 월평균 327달러, 연평균으로는 4000달러에 육박하는 3924달러의 추가 지출 부담이 생겼다. 이는 지난 1월 월평균 추가 부담액 250달러에 비해 77달러(31%)나 급등한 것이다. 1년이면 924달러가 더 필요한 셈이다. 생활비 급증을 야기한 두 축은 그로서리 비용과 유류를 포함한 에너지 비용이다. 특히 밀가루, 우유, 계란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음식 재료 가격이 두 자릿수로 급격히 올랐다. 이에 한인을 포함한 소비자들이 장보기가 무섭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연방노동통계국(BLS)에 의하면, 밀가루(14.2%), 우유(13.3%), 계란(11.2%), 베이컨(18.2%) 등이 10% 이상 상승했다. 과일과 채소도 각각 8.5%나 뛰었고 버터는 6%나 올랐다. 식료품 가격의 가파른 상승 원인은 다양하지만, 브라질의 가뭄에 커피, 콩, 밀 작황이 나빠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며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계란은 조류 독감 여파로 더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밀을 포함한 세계 곡물값이 일제히 오르자 세계 농산물 수출국들이 자국의 식량 안보를 이유로 곡물 수출을 막은 것도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활비 부담은 더 커졌는데 소득은 되레 줄었다는 점이다. BLS는 3월 시간당 평균 실질 임금(계절 조정치)이 전월 대비 0.8%, 전년보다는 2.7%가 줄었다고 최근 밝혔다. 시간당 임금은 늘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또한 상승한 게 평균 실질 임금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달에는 각각 0.6%, 2.5% 감소했다. 결국 소득은 감소하는데 생활 물가는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개스비 부담도 여전하다. 연방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6개월 동안 하루 100만 배럴씩 방출하면서 전국 개스값이 내림세에 있지만, 생활에 도움이 될 정도 수준은 아니다. 전국자동차클럽(AAA)과 유가정보서비스(OIS)의 13일 조사에 의하면, LA카운티 갤런당 평균 개솔린 가격은 전날보다 1.7센트 내린 5.832달러로 나타났다. 가격은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851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보름 연속 개스값이 내린 오렌지카운티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갤런당 평균 개스값은 전년 동월 대비 1.279달러를 웃도는 5.789달러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생활 물가와 개스값 고공행진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하게 돈을 관리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들이 제안한 방법은 ▶주간 예산을 세워서 소득과 지출을 점검하고 ▶사전 구매 계획을 통해서 충동구매를 막고 ▶상품 구입 시 항상 가격을 비교해서 더 저렴한 상품을 사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또한 크레딧카드 부채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생활비 부담에도 은퇴자금 적립을 멈추지 말라고 덧붙였다. 진성철 기자실직소득 생활비 생활비 급증 생활비 부담 생산량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