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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의 세계 "불확실한 삶… 열정과 발품으로 극복"

한인 스턴트맨 하단테 씨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끈 AMC TV시리즈 <워킹데드>를 시작으로 최근에 영화 <엑스맨: 퍼스트클래스>와 MTV의 TV시리즈<틴울프 시즌1> 촬영을 마쳤다. 특히 틴울프에서는 주인공인 타일러 포지의 역할을 맡아 늑대인간으로 변신해 스릴 넘치는 액션연기를 펼쳤다. 스턴트맨으로 맹활약중인 하씨를 통해 화려한 액션을 연출하는 얼굴없는 배우, 스턴트맨의 세계를 살펴본다. #"나는 베이비 스턴트맨" 이 업계에서 자신을 '스턴트맨'이라고 스스로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은 수십 년 이상 경력의 배테랑급이다. 경력이 짧은 하씨가 자신을 스턴트맨으로 소개했다가는 '건방지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이 분야에서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15년 정도 경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 업계에서 나 정도는 스턴트 퍼포머, 그 것도 35세 이하의 '베이비 제너레이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스턴트맨으로 불릴 수 있는 부류는 35세 이상 50세 미만의 '키드 제너레이션'과 그 이상의 '올드 제너레이션'이다. 이중 올드 제너레이션은 영화나 TV쇼 제작 시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캐스팅부터 연기 지도까지 하는 베테랑이다. 업계에서 말하는 진짜 '스턴트맨'이 되기 위해서는 몸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인맥관리다. 그는 "워낙 바닥이 좁다 보니 캐스팅에도 인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스턴트맨이라고 하면 액션연기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 실제로 일해보니 성공의 80%는 인맥이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스턴트맨은 배우와 달리 에이전트 없이 일하는 1인 사업자나 다름없다. 때문에 스턴트 코디네이터 입장에서도 캐스팅을 할 때 주변의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한다. 하씨가 맡은 틴울프의 주인공 스턴트 역시 평소 친분이 있던 스턴트 코디네이터가 직접 일을 맡겼다. 그는 "연습하는 시간보다 네트워킹에 투자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2년간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난 것이 커리어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역 따려면 007작전도 불사 신인 스턴트맨은 대부분 촬영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배역을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이런 발품을 '허슬링'이라고 한다.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라 거절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운이 좋으면 작은 배역이지만 출연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하씨는 지난해 조지아주 잭킬 아일랜드에서 엑스맨 촬영일정이 잡혀있다는 소식에 75마일을 운전해 한달음에 달려갔다. 예상대로 경비는 삼엄했다. 영화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고, 신분증 검사도 철저하게 했지만 동트기 전 촬영장에 몰래 숨어들어간 그는 무작정 스턴트 코디네이터를 기다렸고, 결국 정부요원 역할을 배정받아 촬영을 마쳤다. "일에 대한 열정과 부지런함, 두둑한 배짱이 없다면 작은 역할 하나를 배정받기도 힘들만큼 문이 좁다"고 그는 말했다. 배역을 받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하씨같은 스턴트맨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바로 불규칙한 생활과 수입이다. 보통 하루 촬영하고 일당을 받지만 일이 규칙적이지 않고 수입도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몸만큼 머리 많이 쓰는 직업 하씨는 "많은 사람들이 스턴트맨이라고 하면 대부분 몸을 던져 일하는 무모하고 위험한 직업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몸 만큼이나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스턴트맨은 보통 촬영 시작 1시간30분전에 미리 도착해 그날 촬영할 장면을 미리 준비한다. 달려가다 넘어지는 장면 하나를 찍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어떤 동작으로 넘어질 지를 미리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 돌부리, 작은 자갈 하나까지도 미리 체크해야 한다. 또 직업의 성격상 화면에 얼굴이 나와서는 안되기 때문에 넘어질 때 카메라 방향이나 동선을 연구해 얼굴이 최대한 렌즈에 잡히지 않도록 연구한다. "스턴트맨이 한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씨는 요즘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지만 하씨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린다. "크레딧이 올라가면 영화속 스턴트 맨이 누구인지 확인하게 된다. 아는 사람이름이나 내 이름이 나오면 흥분되기도 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2011-05-13

한인 스턴트맨 하단테 씨 "배짱없이는 배역도 없다"

미국에서 스턴트맨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은? 이민 1세 스턴트맨으로 할리우드 영화와 TV쇼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하단테(30)씨는 '철면피'와 '두둑한 배짱'이라고 단언한다. 그의 경험이 그렇다. 스턴트맨은 영화에서 얼굴없는 역할이지만 정작 본인은 얼굴이 두꺼워야 한다. 진짜 스턴트맨이 되려면 숱한 거절에 상처받지 않을 만큼 마음에도 굳은 살이 배겨야 한다. 그는 2009년에서야 처음 일을 시작해 아직은 '스턴트맨'으로 자신을 소개하기도 쑥쓰럽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영화와 TV시리즈 12편을 촬영했다. 하씨처럼 데뷔 2년차 스턴트맨이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는 것은 이 분야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사교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그는 털어놨다. "운이 좋아 2년만에 비교적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지요. 그동안 연습과 함께 사람만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그런 인맥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유학을 결심, 센트럴미주리주립대학에서 영화와 연기를 전공했으며, TV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했다. 또 영화감독으로 단편영화를 출품하는 등 영화인으로 꿈을 키워왔다. "혼자 액션장면을 촬영하다가 미국에서 스턴트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촬영장을 찾아갔죠." 하씨같은 뉴 페이스(new face)는 촬영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역할을 달라고 설득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없이는 스턴트맨으로 성장할 수 없다. 다음달 초 개봉할 <엑스멘: 퍼스트 클래스>에 출연한 것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씨는 잭킬아일랜드 밤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 네이비실 요원으로 변신, 얼굴을 검게 칠하고 완전 무장을 한 채 고무보트에 타고 있다가 공격을 받고 보트가 뒤집어 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셀 수 없이 거절당했어요. 하지만 거절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죠.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문을 두드렸어요." 거절은 당했지만 인맥이 중요한 이 업계에서 스턴트 코디네이터에게 '단테'라는 이름을 알린 것만으로 위안을 삼았다. 인맥을 쌓기 위해 스턴트 연습을 하는 시간만큼이나 영화관계자에게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시간도 적지않다. 하씨는 "10년 후쯤에는 영화에 출연하는 스턴트맨을 직접 캐스팅하는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지 않을까"하고 앞날을 설계해본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는 감독에 버금가는 스턴트맨 최고의 자리이다. 김동그라미 기자

20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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