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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죽음의 계곡서 만난 소금밭 호수

데스밸리,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은 서부 개척자들이 뜨겁고 황량한 이곳을 지나오면서 죽도록 고생했다는 연유에서 붙여졌다.   알래스카를 제외하고는 미주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은 겉으로 보기에 무척 황량하다. 공원의 중심을 끝없이 달려보지만 지평선으로 회색의 산맥을 배경으로 광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그저 생소하고 삭막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형의 이면에는 어디에서도 보지못한 색다르고도 오묘한 풍경이 나타난다. 기기묘묘한 색감의 바위산을 보면서 놀라게 되고 푸근하면서 아늑한 공기에 매료된다.   데스밸리는 혹성의 한 장면 같은 거친 갈색의 바위산이 늘어선 가운데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언덕이 나타난다. 그리고 바다보다 낮은 해저 282피트의 장소가 있는가 하면 1만1000피트가 넘는 고산이 함께 공존한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광활함과 신비함이 국립공원이라는 명소로 재탄생된 곳이 데스밸리이다.   ▶여행준비   데스밸리 여행은 여느 곳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한다. 숙박과 편의시설이 적어 숙박장소, 주행거리, 방문장소들을 미리 정하고 자동차도 점검해 놓는 게 좋다.   '데스밸리를 제대로 보려면 며칠이나 걸리나요?'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방문하는 장소들에 따라 다를 것이다. 만약 데스밸리의 주요 장소를 잠깐씩 들러 본다면 이틀에도 가능하다.   ▶숙박장소   공원 안에 숙박 장소는 선택지가 많지않다. 호텔은 가장 큰 마을인 퍼니스 크릭과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있다.   관광을 위한 가장 좋은 중심지인 퍼니스 크릭에는 2개의 호텔이 있는데 Ranch at Death Valley가 약 300달러, Inn at Death Valley가 400달러 정도 한다. 좀 더 낮은 가격의 모텔은 네바다 쪽에 있는 Beaty란 마을인데 100달러 정도다.   캠핑장도 많다. 공용 캠핑장으로는 예약 가능한 퍼니스 크릭 캠핑장과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텍사스 스프링스과 선셋 캠핑장이있다. 겨울 성수기에는 대부분이 거의 만원이다.   하지만 거대한 주차장인 선셋 캠핑장은 항상 빈자리가있다. 테이블도 없는 곳이지만 수세식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아쉬운 데로 지낼만하다. 어느 캠핑장도 샤워 시설은 없다.   ▶음식 및 자동차 개스준비   공원안에는 편의 시설이 많지않기에 호텔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마켓이나 식당이 없다. 여행하는 동안 필요한 음식과 물을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개스도 항상 가득히 채우고 다녀야한다. 가는 목적지에 따라 100마일 이상 주유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방문 시기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메마른 곳으로 알려진 데스밸리는 여름철에는 살인적인 온도로 유명하다. 당연히 봄 가을 겨울에 여행을 하는 게 좋지만 데스밸리는 겨울철이 가장 방문하기에 좋다. 선선한 기후에 청명한 공기가 흐르는 겨울철은 LA의 가을 날씨와 같다.     ▶데스밸리 출입구   데스밸리에 들어가는 입구는 주로 5~6군데가 사용되는데 가장 남쪽의 15번 프리웨이 선상의 베이커에서 127번 국도를 따라 들어가는 길, 395번 선상에서 178번을 통해 릿지크레스트를 경유하여 가는 방법, 올란차나 론파인에서 190번 국도로 들어가는 길, 395번 선상의 빅 파인에서 데스밸리 북쪽 끝으로 들어가는 길, 그리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95번 혹은 160번 도로를  통해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2023년 현재 127번이 막혀있어 우회하여 테코파로 들어가야 한다.   LA에서 데스밸리 중심지인 퍼니스 크릭 까지는 5시간 정도 소요되며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봐야할 장소   데스밸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장소로 배드 워터 베이슨이있다. 북미에서 가장 낮은 해저 (-282피트)에 하얀 소금밭으로 덮여있다. 2023년에는 이곳에 물이 차서 신비한 모습의 호수가 형성되어있다.   다음으로는 아티스트 팔레트이다. 들어가는 길부터 우아하면서도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은 각양 각색의 광물질이 무지갯빛으로 드러난 곳이다. 멀리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만 잠시 걸어들어가 현란한 색상의 언덕을 걸어보는 멋이 좋다.   이후 자브리스키 포인트를 들러보자 밝은 갈색의 지형이 펼쳐진 이곳은 무척 인상적이다.  상어 지느러미 같은 형상의 언덕도 보이는데 일출을 보는 장소로 유명하다.   시간이 허락되면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골든 캐년까지 하이킹을 해보자 황금색으로 뒤덮은 계곡을 지나면서 흔히 보지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이곳은 해가 뜨는 일출 광경이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 단테스 뷰를 방문하자 아래편은 배드워터 베이슨인데 끝없이 펼쳐지는 소금밭이 보인다. 건너편으로 데스밸리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 픽이 속한 산맥이 펼쳐진다. 단테스 뷰는 석양이 지는 모습이 멋지다.   이외에 악마만이 골프를 칠 수 있는 장소라는 데블스 골프 코스를 둘러보고 퍼니스 크릭 리조트 안에 있는 보렉스 박물관을 들러보자. 이곳에는 보렉스를 채굴할 때 사용했던 구조물, 장비를 전시해 놓고 이를 운반하던 웨건과 기차도 함께 전시해 놓았다. 인근에 식당과 기념품점이 있다. 그리고 190번 도로를 올라가면서 1883년 보렉스를 채굴했던 하모니 보렉스 웤스(Harmony Borex Works)도 볼만하다.   데스밸리에는 몇 개의 모래언덕이 있다. 그중 가장 출입이 편한 곳이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 있는 메스큇 샌드 듄이다. 맨발로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위를 걸어보면 편하다. 이곳은 석양이 멋진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비경이 숨어있다. 만약 4륜 구동 자동차로 어드벤처 여행을 원한다면 타이투스 캐년, 레이스 트렉, 유레카 모래 언덕에 다녀 올 수 있다.   거칠고 메마른 땅 같지만 평온함과 영감을 주는 데스밸리는 가슴에 채우지 못할 많은 볼거리와 미스터리로 많은 방문객에게 잊지못할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단지 여유있는 여행 계획을 세워서 즐겁고도 안전한 여행을 하도록 하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소금밭 호수 데스밸리 여행 데스밸리 죽음 데스밸리 출입구

2023-11-30

[이 아침에] 마음이 소금밭

 마음이 소금밭이다. 우크라이나 수도로 향한 러시아의 총부리는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금방이라도 온 세계가 전쟁에 휘말릴 것 같은 불안함이 검은 곰팡이처럼 마음속에 피어난다.   뿐만 아니라 5년 동안 한국의 운명을 짊어질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의 선거판은 혼돈의 무덤 속에 갇힌 듯 답답하기만 하다. 70년대 산업화라는 우산 밑에서 인권이 짓밟혀도 그러려니 받아들였던 문맹에 가까운 무지가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개발붐을 타고 지어진 고층 아파트가 빈부의 격차를 넓힐 때 서민은 점점 더 빈곤 속으로 빠져들었던 70년대, 먹고 사는 것 이외에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없었던 몹시도 궁핍한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반공을 부르짖으며 산업화에 박차를 가했다. 초가지붕을 걷어내던 농촌운동은 새벽종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드는 젊은이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은 탈농촌화를 만들고 ‘영자의 전성시대’는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시대적 비극이었다.   버스 안내원을 하다 버스에서 떨어져 팔을 잃게 된 영자는 산업재해를 몸으로 떠안아야 했다. 장애가 된 영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목욕탕에서 때밀이를 하던 창수의 가난이 오히려 순수해 보이는 착시 현상까지 일으켰다.     영자와 창수가 살았던 그 시절, 부의 불균형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할 만한 그 누구도 없었다. 오직 그 소설을 발표했던 작가 조선작만이 밑바닥에서 살아가던 이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었다.   소설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경아도 마찬가지였다. 원치 않는 관계로 임신을 하게 된 그녀는 결국 눈밭에서 약을 먹고 목숨을 끊는 결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이만 낳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물질의 풍요를 만끽하는 안방 마나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불법 낙태 수술로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그녀가 정착할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별들의 고향’의 인기 때문에 호스티스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줄을 이어 상영됐다. 성매매를 하는 그녀들의 딱한 속사정이 사람들의 마음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감동이 아니라 절망이었다. 가난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은 늪처럼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과거에 무슨 직업을 지녔든 어두운 과거를 딛고 성장했다면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보복의 칼날을 준비하는 사람에게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서민을 위한 사회 구조를 바꿀 의지는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편법과 꼼수로 재물을 쌓아 올린 사람이 하루아침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을 읽는 재미라도 있었다. 지금은 감동의 틈마저도 없다. 비판의 감각을 잃어버린 시절에 문학도 제 역할을 잃었으니 산업의 역군이라고 불리면서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일터로 내몰렸던 서민들의 희망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소금밭 마음 소설가 최인호 사회 구조 버스 안내원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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