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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선율과 낭만 가득한 동유럽

이 글의 목적지는 중세의 향기와 깊은 예술적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동유럽이다. 오스트리아에서부터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등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며 때로는 동화 속 마을로, 때로는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동유럽만의 매력이다.     먼저 모차르트가 태어나고 자란 잘츠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낭만적인 건물과 정원이 아름다운 미라벨 궁전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어디선가 마리아와 폰트랍 가족이 불쑥 나와 청아한 음색으로 도레미 송을 부를 것만 같다.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를 위해 1607년에 지은 이 성은 장미와 향기로운 꽃나무들뿐 아니라 분수와 연못, 대리석 조각 등 곳곳에 세심한 장식들도 압권이다. 또한 비엔나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를 비롯하여 하이든,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브람스, 말러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모두 거쳐간 도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성 슈테판 대성당은 모차르트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고, 시내 중심지에는 베토벤 하우스도 있다.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그가 쓰던 피아노와 편지, 조각상들이 전시돼 있으며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헤드폰까지 준비돼 있다.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음악가들은 죽어서도 한데 묻혔다. 교외에 중앙묘지가 있는데 입구에서 대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가면 32A 블록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음악가 묘지다. 천년이라는 긴 세월을 간직한 백탑의 도시 프라하와 동유럽의 진주로 불리는 부다페스트 역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프라하는 블타바 강을 경계로 두 지역으로 나뉜다. 강 서쪽으로는 그 자체가 예술품인 프라하 성이 중심이고, 강 동쪽에는 틴 성당이 있는 구시가지 광장이 중심이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카를교다. 다리 난간에는 30개의 석상이 세워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머리 뒤로 다섯 개의 별을 후광으로 두르고 있는 신부의 석상 앞에 유독 인파가 몰린다. 낮에도 충분히 근사한 두 도시는 야경이 백만 불짜리다.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황금빛 야경이 황홀하다. 어둠이 내리면 세치니 다리에 수천 개의 불이 켜지며 화려한 황금빛이 다뉴브강을 수놓게 된다. 또 프라하성 주변으로 하나둘 켜지는 불빛들은 죽기 전에 볼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블레드 호수는 슬로베니아의 에메랄드다. 알프스 만년설이 흘러내려 생긴 에메랄드빛 빙하호 한복판에는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섬이자 성모가 승천했다는 블레드 섬이 있다. 호수 안에 떠있는 이 섬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재임 때부터 23척의 플레타나라는 전통 나룻배만이 오갈 수 있다. 15세기에 지은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이 섬을 지키고 있다. 꼭대기에는 소원의 종이 있고,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동유럽 선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프라하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2023-06-22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스페인은 지금 피카소 물결

2023년, 단 한 곳으로의 해외여행이 허락된다면 고민할 것 없이 스페인을 가야 한다. 유럽 내 최고 인기 여행지로 통하는 스페인이 피카소 때문에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2023년은 스페인 태생의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서거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입체파 회화, 판화, 일러스트, 드로잉, 도예 등을 넘나드는 예술 전시 및 이벤트가 스페인 전역에서 진행된다. 작가의 고향인 말라가부터 마드리드, 그가 영감을 얻어 작품 활동을 했던 코루냐, 바르셀로나, 빌바오 등 여러 도시에서 피카소의 향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페인이 무려 47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볼거리가 다채롭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로 시작해 가우디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가 남긴 천재적인 창의력이 곳곳에 남아 도시를 빛내고 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초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레이알 광장, 카탈라냐 음악당, 구엘공원,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카사 비엔스, 사그라다 파밀리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산 파우 병원, 기암괴석 속에 세워진 카탈루냐의 성지 몬세라트 등 도시 전체가 '가우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의 쌍두마차 격인 마드리드는 세계 3대 미술관으로 통하는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 국왕의 공식 거처이자 왕실의 상징인 마드리드 왕궁, 활기찬 분위기의 마요르 광장과 솔 광장, 시민들의 휴식처인 레티로 공원 알깔라문 등을 품고 있다.   톨레도는 한때 로마제국의 도시였고 무어인들에 의해 이슬람 왕조가 들어서기도 했던 이색적인 도시다.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여러 종교유적이 공존하며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인근한 라만차 지방에는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하얀 밀가루 풍차를 볼 수 있는 콘수에그라도 있다.   또한 그라나다는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항복할 때까지 아랍문화의 중심이었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알함브라 궁전이다. 붉은 철이 함유된 흙으로 지어져 '붉은 성'을 뜻하는 알함브라는 알카사바 요새,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나스르 궁, 그라나다 왕의 여름 별궁이었던 헤네랄리페 정원, 카를로스 5세 궁전, 산타 마리아 성당,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을 모두 일컫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스페인의 속살을 드러내는 도시는 세비야라고 말하고 싶다.   카르멘과 돈주앙의 고향,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무대가 된 세비야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번창했으며,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무역의 기지인 항구도시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 중심은 세비야 대성당! 유럽을 여행할 때 흔히 마주하는 것이 성당이지만, 세비야 성당은 남다르다. 이슬람 사원 위에 지어진 성당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뿐만 아니라 세비야는 투우와 플라멩코의 본고장으로 밤에도 떠들썩하고 활기가 넘친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스페인 피카소 스페인 태생 스페인 전역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2023-05-25

[파시오네] 유네스코 세계유산

세계유산이란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오늘날 그 속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모두 다른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삶과 영감의 원천이다. (중략) 세계유산이라는 특별한 개념이 나타난 것은 이 유산들이 특정 소재지와 상관없이 모든 인류에게 속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소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그동안 일본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이던 니가타현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유네스코에 추천서를 내고 자문기관의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일본의 경우 추천서 일부가 미비한 것으로 판단되어 심사단계까지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일단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지만 2024년을 목표로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서 우리의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현듯 몇 년 전 기억이 떠오른다. 논리와 주장까지 너무나 똑같아서 연상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2015년 우리에게 군함도로 익숙한 하시마섬이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은 하시마섬을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으로 한정, 1940년대 약 800여 명의 조선인 강제 징용의 현장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했다.   이번 사도광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도 일본 에도시대(16~19세기) 전통적 방식으로 금을 채집한 산업유산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일제강점기 약 1000여 명의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현장이라는 사실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측에서는 한·일의 역사적 문제를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에 가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실제로 2015년 일본은 하시마섬의 유산등재가 확정되자마자 하루 만에 말을 바꿔 조선인 노역이 있었다는 사실이 강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망언으로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그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에 문을 연 정보센터를 통해 일본은 하시마섬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약속했던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보이며 유네스코 측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하였다. 사도광산과 하시마 탄광은 그들에게는 빛나는 산업혁명의 현장일지 모르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에는 수많은 피해자가 속출한 전쟁 피해 현장이다. 그들이 이 사실을 외면하는 한 이 장소의 의미 또한 끝나지 않은 역사의 가해 현장일 뿐, 인류 보편적 가치에 준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그 어디에도 없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은 2021년을 기준으로 약 1154점으로 조사되었다. 그 외 무형 문화유산이 498건(2020년 기준), 세계기록 유산이 432건(2017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문화재청 공모를 통해 세계유산 축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유산의 가치를 널리 홍보하려는 취지다. 올해에는 제주도와 경상북도, 수원 화성이 선정되었는데 세계유산으로서 자연과 문화를 융합한 복합 콘텐트를 개발해 유산축전 기간 동안 선보일 예정이다. 수원 화성은 역사적 기록에 담긴 ‘의궤’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트를 준비할 예정이며 경상북도는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를 맡은 주제관을 비롯한 안도 다다오의 기조강연으로 축전의 문을 연다. 제주도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통한 글로벌 연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인데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탐사에 성공한 김녕초등학교 학생들과 부종휴 선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부종휴와 꼬마탐험대’가 만장굴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제주 유산 축전 관계자는 제주 어린이들의 도전정신이 만장굴을 발견한 것처럼 우리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하며 실경공연으로서 관객의 직접 체험이 가능한 복합 콘텐트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네스코 측의 설명처럼 세계유산이란 우리의 삶과 영감의 원천이 되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을 뜻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은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통해 인류가 공동으로 지향해야 할 문화적·자연적 가치를 공고히 하며 그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8월 15일은 광복 77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범국가인 일본이 하시마섬과 사도광산을 통해 후대에 남겨야 할 유산은 산업혁명 유산이 아닌 역사 앞에 참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일 것이다. 강혜명 / 성악가·소프라노파시오네 일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유산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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