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제골'에도 이란과 1-1 무승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이란 원정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3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에게 동점골을 내줘 결국 적진에서 승점 1씩 나눠 가진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7일 시리아와 3차전 홈 경기(2-1 승)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2009년 치른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1-1 무)의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이란 원정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됐지만, 승리의 주인공까지 되지는 못했다. 한국은 2승 2무(승점 8)로 이란(3승 1무.승점 10)에 이은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란과 통산 상대 전적은 9승 10무 13패가 됐다. 47년 만의 이란 원정 첫 승 도전도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은 해발 1273의 고지대에 있는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0-2 패배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여덟 차례 맞붙어 3무 5패만 기록했다. 한국으로서는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 날 경기에서 최근 이란 원정 3연패에서 벗어나고 이란의 연승 행진을 멈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2위(한국 36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이란은 최종예선 3연승을 포함해 지난해 10월부터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벤투 감독은 유럽파 공격수 손흥민,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시리아전에 이어 다시 한번 동시에 선발로 내보냈다. 황의조를 최전방에 세우고 시리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을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카잔), 황희찬과 2선에 배치했다. 정우영(알 사드)이 중원을 책임지고 좌우 풀백 홍철(울산)과 이용(전북), 중앙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송민규(전북)가 빠지고 이재성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시리아전과 선발 명단과 같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상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전포고를 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공세를 펼쳤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황의조가 발을 제대로 갖다 대지 못한 뒤 이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딩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황인범이 전반 3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슛은 수비 맞고 굴절됐고, 손흥민이 전반 39분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왼발슛은 골대 위로 날아갔다. 이란은 오히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면서 유럽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과 메디 타레미(포르투)를 투톱에 세우고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43분에는 아즈문의 중거리슛과 타레미의 오버헤드킥에 이어 자한바흐시의 슈팅까지 거푸 나왔지만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한국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분 후방에서 이재성이 찔러준 공을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몰고 가다 상대 골키퍼가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에 꽂아 넣었다. 이란에는 최종예선 첫 실점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란 수비가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후반 8분 황인범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히고 후반 13분 손흥민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한국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만회골을 노린 이란의 거센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22분에는 사에이드 에자톨라히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결국 후반 31분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골 지역 오른쪽에서 아즈문이 올린 크로스를 자한바흐시가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균형을 맞췄다. 이란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후반 33분에는 타레미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다시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황의조 대신 투입된 나상호(서울)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몸을 날린 골키퍼 선방에 막혀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